승부욕, 식탐, 일 욕심, 과하면 모자란만 못하겠죠
#1
이번 주는 회사 전 직원 팀빌딩(Team Building) 워크숍이 있었습니다. 각기 다양한 부서의 사람으로 구성한 새로운 팀끼리 간단한 운동을 했습니다. 협동과 팀빌딩을 위한 운동으로 앉아서 배드민턴을 치거나, 구멍이 난 관에 물을 부어 재빨리 탁구공을 함께 꺼내고, 구성원 모두가 줄을 이용하여 나무 블록을 이동하여 쌓는 게임을 했습니다. 그런데 숨겨져 있던 제 욕심이 겉으로 드러났습니다. 승부욕에 불탔던 것입니다. 가끔 심판이 재미로 편파적인 판정을 내리면 제가 큰 소리로 정당하게 판정해 달라고 요구한다거나, 각 게임의 에이스로 열심히 참여하여 대부분의 게임에서 우리 팀이 이겼습니다. 평소 사람을 배려하고 친절한 제 모습과 다른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이 한마디씩 했습니다.
"일과삶님, 승부욕 장난 아니네요."
"일과삶님, 영업하셔야 하는 거 아니어요?"
회사 행사에 열심히 참여하는 건 좋은데 너무 경쟁적이지 않았나 후회가 되었어요. 서로 협력을 다지기 위한 시간이었는데 전 승부에 집중했으니까요. 저도 모르게 나온 본능이었나 봐요. 더 큰 부작용은 그 뒷날 나타났습니다. 평소 안 하던 운동을 했더니 팔다리가 쑤셔서 걸을 수도 없을 지경이었죠. 너무 욕심내었나 봅니다. 왜 그랬나 후회가 되었어요.
#2
친구들과 매월 5만 원씩 회비를 걷어 언젠가 여행을 가자고 했는데 일상이 바빠 차일피일 미루었어요. 회비는 거의 삼백만 원이 넘었지만, 특별히 돈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기다리다 지친 친구들이 당장 여행을 못 갈 거면 맛난 음식이라도 먹자고 해서 개인당 10만 원에 상당하는 뷔페를 갔습니다. 절대 가지 말아야 할 곳에 갔어요. 뷔페는 일단 가면 세 접시 이상 먹어야 본전을 찾는다는 생각에 과식합니다. 더군다나 해산물 뷔페다 보니 더 욕심을 내었어요. 목까지 음식이 찰 만큼 먹었으니 말이죠.
살면서 가장 욕심내지 말아야 할 게 음식 욕심 같아요. 예전엔 과음을 후회하며 술을 끊었는데, 과식하면 음식을 끊어야 할까요? 식탐을 부리지 말아야지 늘 생각하면서도 그 유혹을 떨쳐버리기 어렵습니다. 평소엔 제법 잘 조정을 하거든요. 동료가 달콤한 간식을 권해도 살찐다는 이유로 잘 먹지 않아요. 점심도 늘 반공기만 먹지요. 커피도 아메리카노 2잔으로 충분합니다. 그런데 어제는 커피마저 라테 포함 4잔이나 마시고, 점심엔 빵과 간식도 먹었어요. 결정적으로 저녁에 먹은 랍스터만 3마리였죠. 새벽 1시가 넘도록 잠을 못 이루며 후회했죠. 금방 후회할 일을 왜 저지르는지 부끄러웠습니다.
#3
글쓰기가 좋아서 책 출간을 세권 계약하고 아직 마무리를 못 하고 있어요. 번역서는 93% 이상 완료했는데 막판에 속도를 내지 못해서 좀 부끄럽기도 합니다. 그 와중에 자꾸 다른 일을 벌이고 있어요. 마인드맵을 활용한 ‘나의 행복한 순간’ 글쓰기 원데이 특강도 개강을 확정했고, 다른 기관에서 개최하는 책쓰기 공모전에도 원고를 제출했어요. 교수님이 주도하는 전공 서적 저술에도 손을 들어 여러 제자와 함께 책을 내려고 하죠.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수업도 계속 진행하면서 유튜브에 과정 소개 비디오를 제작해서 올리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당장 못하고 있어요.
평소 회사에서 일 욕심이 넘치는데 이젠 개인적인 삶 욕심이 넘치고 있어요. 제가 감당할 수 있는 것 이상으로 벌이는 건 아닌가 의구심도 들어요. 게임의 승부욕처럼, 음식의 식탐처럼 그 유혹을 떨쳐버리기 쉽지 않아요. 곧바로 후회하는 일이 과연 생길까요? 하는 일을 마무리하기도 전에, 다음에 하고 싶은 일 목록을 만들고 있어요. 살짝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까요? 과하면 모자란만 못하겠죠. 안 하던 운동을 해서 근육이 땅기듯, 과하게 먹어 살이 갑자기 찌듯 부작용이 생기겠죠. 후회할 일을 만들지 않도록 욕심을 내려놔야겠습니다. 지금 저에게 필요한 말입니다.
"워~ 워~ 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