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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May 20. 2018

당신은 주는 사람인가 받는 사람인가?

기브앤테이크


때로는 책보다 TED가 더 강력한 경우가 있다. TED를 보고 공감이 되어 발표자의 책을 사서 읽어보았으나 실망하는 경우가 있고, TED 강연 내용이 마음에 들어서 책을 사보면 책이 훨씬 더 좋은 경우도 있다. 오늘의 TED추천은 어쩌면 여러분의 도서 지출비를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TED강연이 훨씬 깔끔하고 내용 정리가 잘되었지만 이 발표자의 저서 기브 앤 테이크》는 번역의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난해한 케이스다. 자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Adam Grant (애덤 그랜트, 조직 심리학자)의 Are you a giver or a take? (당신은 주는 사람인가 받는 사람인가?)로 직장에서의 성공과 생산성의 다이나믹스에 대한 연구 중 강력하고 종종 간과되는 모티베이터 (동기부여자)를 발견하였다. 바로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이고 '어떻게 하면 이런 문화를 확산할 수 있을까' 의견을 제시한다.




조직 심리학자인 발표자는 직장에서 과대망상 환자를 많이 보았다. 이들은 받는 사람(Taker)에 의해 생겨나는데 항상 "당신은 나를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나요?"라고 스스로 묻고, 그 반대는 주는 사람(Giver)인데 "내가 당신을 위해 무엇을 해드릴까요?"라는 질문으로 사람들에게 접근한다. 우리는 모두 주고받는 순간을 가진다. 여러분의 스타일은 대부분의 시간, 대부분의 사람에게 어떻게 대하는가에 달려있다. 전 세계 다양한 문화와 업종에 걸쳐 30,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 본 결과 대부분의 사람은 중간 사람이었다. 


주는 사람(Giver) 25%, 받는 사람(Taker) 19%, 중간 사람(Matcher) 56%


여기서 중간 사람은 주고받은 것의 조화를 유지하려는 사람이다. 주는 만큼 받으려 하는 사람(quid pro quo)으로 '당신이 나를 위해 뭔가를 해주면 내가 당신을 위해 무언가를 하겠다'라는 사람이다. 이런 중간 사람이 인생을 사는 데 있어 안전하게 보인다. 하지만 이게 삶을 가장 효과적으로 생산성 있게 사는 것일까? 답은 명백하다. 의대생 성적, 영업의 매출, 공학자의 성과를 보았을 때 놀랍게도 저성과자는 주는 사람이었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의 일을 많이 도와주다 보니 시간과 에너지의 부족으로 자신을 일을 완수하지 못했다. 이들은 "나는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영업의 경우 "저는 고객에게 신경을 많이 쓰고 있어서 안 좋은 우리 제품을 고객에서 팔 수가 없어요."라고 말한다. 여기에 반전이 있다. 


주는 사람은 종종 자신을 희생하지만 조직을 성장시킨다. 


조직에서 사람들이 서로 돕고, 지식을 공유하고, 멘토링을 제공할수록 조직은 이익, 고객 만족도, 직원 유지율, 운영비 절감 등 어떤 지표로 측정하더라도 성장한다. 주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돕고 팀을 향상하느라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만 불행히도 이들은 고통스럽다. 발표자는 주는 사람이 실제로 성공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주는 사람이 저성과자라면 누가 고성과자일까? 다행히도 받는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대부분의 일에서 빨리 앞서 나가지만 빨리 뒤떨어지기도 한다. 중간 사람은 "눈에는 눈( An eye for an eye)"을 믿는다. 받는 사람을 만나면 이런 사람을 벌주어야겠다는 인생의 과업을 느껴 정의가 실현된다. 대부분의 사람이 중간 사람이므로 만약 당신이 받는 사람이라면 결국 여러분은 중간 사람에게 걸리게 된다. 논리적으로 따지자면 중간 사람이 고성과자가 되어야 한다. 


발표자가 연구한 어떤 일, 직장에서든 주는 사람이 고성과자였다.  


즉, 저성과자와 고성과자 양단에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일과삶 의견] 학습의 차원에서 주는 사람은 같은 학생 입장이지만 자신이 아는 것을 공유하고 친구가 모르는 것을 가르쳐주는 사람이다. 비록 공유는 하지만 실제로 작성한 사람이 그 내용을 가장 잘 알고, 배움의 절정은 가르침이다. 가르쳐 주면서 더 많은 생각이 정리되고 자기 것이 된다. 일 역시 다른 사람을 도와주다 보면 결국 도와준 사람에게 가장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 다양한 경험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함께 일 하면서 좋은 결과도 나오기 때문이다. 일에서도 공유는 다시 채울 기회를 가지기 때문에 이 역시 고성과로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이런 주는 사람이 더 성과를 내도록 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까? 이는 비즈니스에서만 아니라 비영리단체, 학교, 정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첫째, 주는 사람을 번아웃에서 보호한다 (Protect givers from burnout).


주는 사람을 가장 소중한 사람으로 주의할 점은 이들이 번아웃 되지 않게 해야 한다. Adam Rifkin이라는 사람은 매우 성공한 기업가인데 다른 사람들을 돕는데 매우 많은 시간을 보낸다. 그의 비밀 무기는 "5분 호의(five-minute favors)"이다. Adam이 말하길 "주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마더 데레사나 간디가 될 필요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의 삶에 큰 가치를 더하는 작은 방법만 찾으면 됩니다. 그런 것은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사람 소개하여주기, 아는 지식 공유하기, 작은 피드백 주기, 인정받지 못한 일을 인정해주기 같은 것일 수 있습니다." 5분 호의는 주는 사람에게 경계를 설정하고 스스로를 보호한다.  



둘째, 도움 요청을 장려한다 (Encourage help-seeking).


주는 사람이 성공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면 도움 요청하는 게 일반적인 문화가 되어야 한다. 성공적인 주는 사람을 보면 때로는 받는 사람이 되는 것을 편하게 받아들인다.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도움 요청의 결과로 성공하거나 주는 사람의 행복을 위해 중요한 것만은 아니다. 더 많은 사람이 주는 사람처럼 행동하도록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조직의 75-90%가 요청으로 시작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 실력이 없어 보일까봐 요청하지 않고, 어디서 바꾸어야 할지 모르고, 다른 사람에게 부담 주길 원하지 않는다. 아무도 도움을 요청하지 않는다면 조직에 있는 나서서 기여하기 좋아하는 많은 주는 사람이 좌절하게 된다.

[일과삶 의견] 즉, 주는 사람이 편하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라는 것이다. 도와주고 싶어도 받는 사람이 부담스러울 것 같아 도움을 못 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도움이 필요할 때는 도움을 요청하는 게 필요하고 이런 문화가 조성되어야 편하게 요청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도움이 필요하면 '깜빡이'를 켜야, 주는 사람이 편하게 도와줄 수 있다. 이러한 주장은  Edgar H. Schein의 《Helping》과 유사한 내용이다. 이 책에서는 Giver와 Client라는 표현을 사용하였다. 저자는 신뢰 형성, 협력, 협업, 팀워크, 리더십과 변화관리와 같은 사회적 프로세스를 “도움주기”의 변형으로 재구조화하려고 했다. 그래서 저자는 도움을 주는 것이 모든 사회적 삶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았다. 효과적으로 주는 사람이 된다면 우리 모두의 삶이 증진될 것으로 보고,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도움의 기본원칙 제시하고 있다.

 

셋째. 버스에 올바른 사람을 태워라 (Get the right people on the bus).


성공적인 주는 사람의 문화를 만들길 원하면 누구를 팀에 포함시켜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주는 사람을 많이 채용해야 할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연구 결과, 이는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받는 사람이 조직 문화에 주는 나쁜 영향은 주는 사람이 제공하는 긍정적인 영향의 2-3배였다. 상자 속 썩은 사과를 생각해보라. 양질의 계란 하나가 계란 한 판을 만들지는 않는다. 팀에 받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주는 사람은 도움주기를 멈출 것이다. 주변에 뱀과 상어가 가득한데 왜 도움을 줘야 하냐고 할 것이다. 반면 팀에 주는 사람이 한 명 있다면 관용이 퍼지지 않고 다른 사람들은 '그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할 것이다.


효과적인 채용, 선발, 팀 빌딩은 주는 사람을 데려오는 게 아니라 받는 사람을 없애는 것이다. 즉, 잘못된 사람을 버스에서 내리게 하는 것이다 (Keep the wrong people off the bus.)
[일과삶 의견] 이러한 주장은 <에너지 버스>의 행복한 인생을 위한 10가지 ‘에너지 버스’ 룰 내용과 유사하다. 이 책에서는 받는 사람을 '에너지 뱀파이어'로 묘사하고 있다.
4. 당신의 버스에 사람들을 초대하라, 그리고 목적지를 향한 당신의 비전을 공유하라.
5. 버스에 타지 않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낭비하지 마라.
6. 당신의 버스에 ‘에너지 뱀파이어 탑승 금지’ 표지판을 붙여라.


받는 사람을 없애면 주는 사람과 중간 사람이 남을 것이다. 주는 사람은 관대할 것이고 중간 사람은 평균을 따라가므로 주는 사람의 문화가 형성된다. 너무 늦지 않게 받는 사람을 어떻게 알아챌 것인가? 누가 받는 사람인지 첫인상으로 알기는 어렵다. 문화에 걸친 주요한 성격 영역 중 하나인 우호적(agreeableness) 성격 특성이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준다. 우호적인 사람은 따뜻하고, 친근하고, 착하고, 친절하다. 비우호적인 사람들은 비판적이고, 회의적이고, 도전적이다. 발표자는 우호적인 사람들이 주는 사람이고 비우호적인 사람들이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료를 통해 이들 간에 상관관계가 없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 우호적이거나 비우호적인 것은 얼마나 기쁜지에 대한 겉모습에 불과하지만, 주는 것과 받는 것은 가치나 의도와 같은 내면 동기에 가깝다.



우호적인 주는 사람은 모든 것에 동의하며 눈에 잘 띈다. 비우호적인 받는 사람 역시 빨리 인식된다. 우리는 다른 두 조합(비우호적인 주는 사람, 우호적인 받는 사람)을 잊고 있다. 조직에서 가장 저평가된 비우호적인 주는 사람은 겉으로는 거칠지만 내면에는 마음으로 큰 관심을 가진다. 이들은 아무도 듣고 싶지 않지만 모두가 들을 필요가 있는 결정적인 피드백을 주는 사람이다. 이들의 가치를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우호적인 받는 사람은 척하는 사람(Faker)이라고도 알려져 있다. 앞에서는 친절한 척하지만 뒤통수를 친다. 등에 칼 꽂을 사람이다(will stab you right in the back). 


면접을 통해 알아내는 방법은 "당신의 커리어를 근본적으로 향상시켜 준 사람 4명의 이름을 알려주시겠어요?"라고 질문하는 것이다. 


받는 사람이 말하는 4명은 그들보다 더 영향력 있는 사람일 것이다. 받는 사람은 아부와 하대에 강하기 때문이다(takers are great at kissing up and then kicking down). 주는 사람은 자신보다 위계 상 낮은, 힘없는, 그들에게 도움도 안 되는 사람들 이름을 댈 것이다. 레스토랑 서버 혹은 우버 운전자에게 어떻게 대하는가를 보면 그 사람의 성격을 알 수 있다. 


우리가 받는 사람을 조직에서 잘 걸러내면, 도움을 요청하기가 쉬워지면, 주는 사람이 번아웃 되지 않도록 잘 보호하여 다른 사람을 도울 뿐 아니라 그들의 목적을 달성하게 한다면, 우리는 성공의 정의를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기여하는 것이라고 바꿀 수 있다. 

가장 의미 있는 성공 방법은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도와주는 것이다. 


그러한 신념을 확산한다면 과대망상(Paranoia)이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의 행복을 모의한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지는 프로노니아(Pronoia)가 될 수 있다. 주는 문화의 위대한 점은 망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주는 사람이 성공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다. 





방대한 내용이다. 발표자의 말도 엄청나게 빠르다. 그의 연구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다른 반전(twist)이 있다. 주기만 하면 손해일 것 같은데 주는 사람이 고성과자이기도 하다는 점, 올바른 사람을 태우기보다 잘못된 사람을 내리게 해야 한다는 점, 우호적인 것과 주고받는 것은 다르다는 점이다. 중간 사람의 기브 앤 테이크가 많지만, 주는 사람이 더 편하게 도울 수 있고, 인정을 받는다면 문화적으로 성숙해질 것이다. 모두가 나서서 도와주고 기여하는 문화가 형성되면 조직은 성장할 것이다. 


참고도서: 기브앤테이크(2013) 애덤 그랜트, 생각연구소 

참고도서: Helping: How to offer, give, and receive help(2009) Edgar H. Schein

참고도서: 에너지 버스(2007) 존 고든, 쌤앤파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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