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집중하며 커피 마시는 방법
명상 특강에 참여했어요. 명상에 특별히 관심이 있다기보다는 들어두면 도움이 될 것 같아 별 기대 없이 참여했어요. 명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된다고 해요. 첫째는 집중하는 것, 둘째는 집중하지 않는 내 마음을 알아차리는 것. 약 2분 동안 명상을 하면서 집중해 보라고 했지만 제 머릿속은 이런저런 생각으로 가득했어요. 마음챙김이 생각보다는 쉽지 않았죠. 일부 집중에 성공한 동료는 자신의 행동에 집중하거나 혹은 호흡에 집중했더니 다른 생각이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좋은 팁이죠.
가장 기억에 남은 건 감각체험이었어요. 눈을 감고 차례대로 감각을 경험했는데 처음엔 사진을 보며 시각을 체험하고, 향을 맡으며 후각을 체험했어요. 큰 종소리로 청각을 체험하고, 몸을 하나씩 천천히 내려놓으며 생각을 없애고 신체감각에 집중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한 5분쯤 지났을 거라 생각했는데 12분이나 지났다고 하더군요. 그 만큼 집중해서 짧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어요.
항상 감각보다 생각이 앞서죠. 지금 글을 쓰면서도 글에 집중하기보다는 '다음 문장은 어떻게 전개할까?'를 생각합니다. 밥을 먹으면서도 밥을 음미하기보다는 '오늘 저녁엔 뭘할까?', '내일은 무슨 반찬을 준비할까?' 이런 생각을 하죠. 온전히 '지금, 여기'에 집중하기란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만, 실천은 늘 쉽지 않죠. 여러분도 이 글을 읽으며 다른 생각을 하겠죠?
그런데 강사님이 너무나 적절하고 와닿는 방법을 알려주셨어요. 바로 '광고를 찍듯이, 감각에 집중하는 것'입니다. 커피를 마신다고 상상해보죠. 여러분은 커피 광고를 찍는 광고 모델입니다.
▶ 시각: 우아하게 커피잔을 쳐다봅니다. 커피잔이 어떤 모양인가요? 투박한 머그잔인가요? 잘록한 허리를 드러내는 커플 잔인가요?
▶ 후각 : 커피 향을 음미합니다. 어떤 향이 느껴지나요? 갓 볶은 원두의 고소한 향이 느껴지나요? 산뜻한 원두의 향이 느껴지나요?
▶ 미각: 한 모금 마셔봅니다. 쌉싸름한 커피 맛이 입안에 퍼지나요? 산미가 강한 새콤한 맛이 퍼지나요?
▶ 촉각: 커피가 내 몸속에 퍼져 나갑니다. 커피 한 방울, 한 방울이 식도를 거쳐 천천히 내장기관에 흘러갑니다. 마치 더치커피 내리듯 말이죠. 그 순간을 느껴보세요.
▶ 청각: 은은하게 들려오는 음악 소리에 귀 기울입니다. 눈을 감고 커피잔, 향, 맛, 넘어가는 순간을 느끼며 음악 소리에 묻힙니다. 우리는 그렇게 커피가 되고 음악이 됩니다.
생각이 감각을 차지하는 비중보다 감각이 생각을 더 많이 차지하도록 순간에 집중해 보려 합니다. 오롯이 그 순간을 즐기는 연습을 커피 마시기로 시작해봐요.
참고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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