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부스터 3종 세트
글감을 준비했다. 이제 글을 쓰려 한다. 어떤 환경에서 글이 잘 써질까? 글쓰기 모임 오프 미팅에서 14인을 대상으로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도구, 환경, 리추얼, 부스터가 무엇인지 조사했다. 1위로 나온 결과는 의외였다. 바로 마감의 압박이었다. 스타일의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작가는 억지로 마감을 만들어 글을 쓴다. 글쓰기 모임에 참여하여 마감의 압박으로 글을 쓰거나 스스로 원칙을 정해서 마감 시간의 힘으로 글을 완성한다.
나는 대낮처럼 환한 방안 책상에서 주로 글을 썼다. 우연히 동료 작가가 방을 어둡게 하고 스탠드를 밝히면 집중이 잘 된다고 알려주었다. 스탠드는 책상 위를 더 밝히는 용도로만 사용했지, 스탠드만 켜서 작업해 본 적은 없다. 그 말을 듣고 방 조명을 껐다. 어두운 방 안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책상. 분위기 있다. 글은 무대 위의 주인공처럼 씩씩하게 행진한다.
글쓰기에 빠질 수 없는 분위기 메이커, 바로 음악이다. 중독성 있는 음악은 집중을 방해한다.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게 된다. 절대 따라부를 수 없는 음악, 클래식이나 재즈가 잔잔하게 흘러야 한다. 따뜻한 눈빛으로 다가와 손을 내밀고, 때로는 가슴 저리는 멜로디로 눈물샘을 자극하는 음악이 키보드 타이핑 속도를 재촉한다. 빨리 글을 마치고 감성에 빠지고 싶은 마음이다.
가장 중요한 나만의 부스터는 사진이다. 예전에는 오로지 글에만 집중했다. 워드 파일을 열고 글을 썼으니까. SNS에서 글을 쓸때는 독자에게 보여줄 이미지나 음악, 영상이 중요하다. 특히 브런치에 글을 쓸때 대문 이미지가 필요하다. 한때는 무료 이미지 제공 사이트를 몰라서 직접 사진을 찍었다. 언제 쓰일지 몰라서 꽃 사진이나 풍경 사진을 모았다. 픽사베이 사이트를 알고 나서는 사진찍기를 멈추었다. 브런치의 작가의 서랍에 글을 쓰면서 제목을 먼저 입력하고 픽사베이 사이트에 간다. 글감과 관련된 이미지를 검색한다. 이미지를 대문에 넣어보고 바꾸는 동안 이미 머릿속은 글쓰기를 시작한다. 이미지가 상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14인의 예비작가는 마감 시간 다음으로 아이패드나 핸드폰 같은 첨단 장비를 두 번째 부스터로 꼽았고, 세 번째는 커피를 선택했다. 커피 향이 손가락을 자극한다. 여러분만의 글쓰기 부스터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