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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Sep 25. 2019

의미 있는 경험을 찾아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3기] 6주차 의미 있는 경험과 관련된 책 소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6주 차 주제인 의미 있는 경험과 관련된 책 네 권을 소개한다. 앞의 두 권은 경험에 기반한 책이라면 뒤의 두 권은 저자의 경험이 글쓰기에 도움이 된다.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마흔에게》 기시미 이치로,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카피책》 정철 


1. 《죽음의 수용소에서》 빅터 프랭클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죽음조차 희망으로 승화시킨 인간 존엄성의 승리를 보여준 프랭클 박사의 자전적 체험 수기. 가장 비참한 상황에서도 삶은 잠재적인 의미가 있다.


강제수용소에서는 모든 상황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상실하도록 만든다. 평범한 삶에서는 당연했던 모든 인간적인 목표들이 여기서는 철저히 박탈당한다. 남은 것이라고는 오로지 '인간이 가지고 있는 자유 중에서 가장 마지막 자유' 인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의 태도를 취할 수 있는' 자유뿐이다. 과거 스토아 학파는 물론 현대의 실존주의자들도 인정하고 있는 이 기본적인 자유가 프랭클 박사의 이야기에서는 아주 생생한 의미를 갖는다. 수용소에 갇힌 사람들은 그저 평범한 보통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그 중에 적어도 자신의 시련을 가치 있는 것'으로 만듦으로써 외형적인 운명을 초월하는 인간의 능력을 보여준 사람들도 있었다.

 - 《죽음의 수용소에서》 중에서



2. 《마흔에게》 기시미 이치로


《마흔에게》는 《미움받을 용기》의 공저자 중 한 명인 기시미 이치로가 큰 수술을 겪으며 느낀 삶의 통찰을 쓴 책이다. 아들러 심리학에 행복과 나이 듦을 더하여 저자의 경험과 지혜로 풀어나간다《미움받을 용기》로 도움을 받았던 사람은 이 책을 읽기를 권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키네시스 (Kinesis, 시작과 끝이 있으며 불가역적으로 종점으로 향하는 움직임) 인생과 에네르게이아 (Energenia, '이루고 있는 것'이 전부이며 그것이 그대로 '이룬 것'이 되는 움직임) 인생을 비교하면서 "인생은 마라톤이 아니라 춤이다"라고 저자는 말한다.




3. 《글쓰기의 최전선》 은유


저자의 글쓰기 강좌를 찾는 수강생들은 몇 달간 함께 책을 읽고, 시를 낭독하고, 합평하면서 글쓰기 전과 후의 자아가 달라지는 경험을 한다. 4년간 글쓰기 수업에서 배우는 것과 변화 과정을 책으로 간접 경험해보자.


고통 그 자체, 여행 그 자체, 불륜 그 자체는 글이 될 수 없다. 모든 풍경이 사진이 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어떤 각도에서 어떤 문제를 다루는가, 고유의 관점과 해석 능력이 중요하다. 그래서 작가는 뛰어난 관찰자여야 한다.

사실은 없다 해석된 사실만이 존재한다. 내가 만약 어떤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면 괴롭히는 대상이 없어져서가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나의 태도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작가는 보편적 관점을 변화시키고, 알고 있는 것의 지평을 변화시키고, 약간 옆으로 비켜서 보는 사람이어야 한다. 어떤 경험을 했을 때 다른 시각으로 생각하고 내 진짜 느낌에 집중하려는 노력이 글을 참신하게 한다. 어떤 글이 읽힌다면, 독자의 눈길을 붙들었다면 그것은 진부하지 않다는 뜻이다.

- 《글쓰기의 최전선》중에서



4. 《카피책》 정철 


30년 카피라이터의 경험 글에서 글쓰기 방법도 배우고 내 안에 의미 있는 경험도 대화하듯 써보자.


나는 카피라이터가 될 건 아닌데 이 책 읽을 필요가 있을까? 묻는 사람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 카피든 에세이든 연애편지든 사람 마음을 열고 싶어 한다는 점에서 모든 글은 같다고 생각합니다. 카피라이터가 아닌 사람은 짧은 글로 사람 마음을 얻는 방법이라는 관점 하나만 붙들고 읽어주시면 됩니다. 

대중에게 이야기하지 말고 한 사람에게 이야기하십시오. 주장하지 말고 대화하십시오. 강요하지 말고 공감을 찾아 던지십시오. 공감을 무기로 설득하십시오. 이야기는 당신이 하지만 오히려 당신이 그 사람 이야기를 들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게 하십시오. 

- 《카피책》중에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3기 회원의 의미 있는 경험 글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T님

"고생했어." 이제서야 한시름 놓은 것 같은 와이프를 보며 나직하게 얘기했다. 그저 손을 꼭 잡아주며 토닥거렸다. 아기를 안은 그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엄마의 기운 때문이었을까, 한창 연애 때 화장하고 이쁘게 꾸미고 나왔던 어느 때보다도 그때가 훨씬 이뻤다. 지금은 집안을 난리법석으로 만드는 장난꾸러기가 된 콩콩이 덕에 남자는 회사 퇴근과 동시에 집으로 출근하는 투잡스족이 되었다. 


O님

내가 포기했던 '나 자신'의 가능성을 끄집어주셨고 항상 긍정의 언어로 위로해 주셨다. 덕분에 나는 취업에 성공적인 첫 단추를 끼울 수 있었다. 진로 상담을 위해 찾아갔던 멘토님의 회사에 사원증을 찍고 방문하게 되었으며 사내 톡으로 첫 안부를 물었을 때 그 기분은 정말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좋았다. 이 만남을 생각하면 늘 놀랍고 행복하고 감사하다. 인생에서 가족이 아닌 성숙한 타인에게 안겨 위로받고 성장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가 누리고 있는 특별한 축복이자 의미 있는 경험이 아닐까! 


L님

잠시 바닷가에 잠시 발도 담그고 오며 나에게는 여행이지만 그에게는 일상인 시간이었다. 그 순간 여유를 모른 채 바쁘게만 살아갔던 우리 가족이 생각이 났다. "삶이란 무엇인가"란 근본적인 질문이 뇌리에 꽂혔다. 삶이란 게 결국 주변 사람과 행복한 여유를 즐기기 위해 사는 것인데 무슨 욕심에 나는 그렇게 바쁘게 허덕거리며 달려왔는지 허무감이 들었다.


M님

새로운 풍선껌이 나오면 나도 한번 사서 먹어볼까? 앗 나에겐 아직 그 풍선껌을 살 돈이 없네... 한 켠에 '꼭! 먹어봐야지!'하며 돈을 모으는 과정이 의미 있는 것일까? 풍선껌을 사서 씹고 버리는 과정들을 이어온 것들이 나에게 의미있는 일일까? 분명 껌은 내가 씹는데. 그 경험은 남에게 보여줄 풍선껌의 풍선이었다니...


S님

'예술의 섬 나오시마'에 가 본 적이 있는가? 3년 전, 아내와 함께 말로만 듣던 그곳에 갔다. 지금은 쓸모없는 옛 군수품 조달 공장 또는 젊은이들이 떠난 시골 섬마을을 한 독지가와 예술가들이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시켜, 이제는 세계적인 예술 마을의 본보기가 되어있는 곳이다. 나오시마의 '이에 프로젝트' 중 하나였던, 암흑 속에서 보고 느꼈던 작품과 테시마 섬의 '테시마 미술관'을 방문했을 때의 예술적 충격은 한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도록 하였는데, 분명 보이지 않는 손길이 엄청난 힘으로 나를 압도하고 있었다.


D님

내가 의미가 없는 해프닝 그 자체라고 얘기한 과거의 ‘그 일’을 나에게 ‘의미’가 있는 일로 만들고 싶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싶다. ‘그 일’은 생각이 곧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또 삶을 살아가면서 부딪치는 문제는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고 도움을 청하여 해결하는 삶이 나에게 이로운 삶임을 깨달았다. 인생은 얼마든지 다시 써 내려갈 수 있다는 점을 알게 해줬다. 늦은 때는 있으나 영원히 늦은 때란 없다는 것을 알게 해줬다. 일단 어떤 일을 시작했다면 그건 늦게 시작한 일이 아닌, 내가 하는 일이 된다. 


E님

오랜만에 마음속 기억의 궁전에 들어가 보았다. 발소리가 울리는 일자형의 복도를 터덜터덜 걸어가 끝에 다다르니 머리 위로 높게 솟은 회색 문이 보인다. 열까 말까 여러 번 고민하며 주변을 두리번거리던 것도 잠시, 크게 숨을 쉬고 굳게 닫힌 문을 잡아당기자 끼익하고 거친 소리를 내며 문은 열렸고 나는 잠시 눈을 질끈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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