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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코칭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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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Jun 13. 2018

뜻밖의 감사

안팎이 투명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량진역에서 지하철 9호선에서 급행열차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어떤 아주머니께서 다가와 물어보셨어요.

"저 뭐 하나 여쭈어도 될까요? 강남터미널 가려면 여기서 타면 되나요?"

"고속터미널이요? 그럼 여기서 타심 돼요." 


저는 건조하게 대답했습니다. 그런데 그분은 너무 큰 감사로 답했습니다.

"아 네. 감사합니다."


그렇게 친절하게 대답하지도 않았고, 얼굴에 미소도 띠지 않았는데 뜻밖의 감사를 받으니 민망하고 부끄러웠습니다. 그분은 흑석역에서 또다시 저에게 물어보셨습니다.

"여기가 고속터미널인가요?"


순간 안내 화면을 보고 다음 역에서 내리면 된다고 말씀드렸는데 역시나 또 감사를 표하셨습니다. 

'물어보시길래 대답한 것인데. 그렇게 감사할 것은 아닌데...'


다음 역 고속터미널에서 내리면서 다시금 감사하다고 말하며 내렸습니다. 그제야 정신이 확 들었습니다. 처음엔 무심했어도, 두 번째엔 좀 더 친절하게, 적어도 웃으며 대답했어야 했는데 말이죠. 


스스로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가끔 무심한 저의 모습을 보며 놀랍니다. 사람들에게 저의 미션은 늘 다른 사람이 성장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말하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누군가가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도움을 요청했을 때 살짝 짜증 내는 저를 바라보기도 합니다. 


마스터풀 코칭에서는 '헌신을 말로 선언할 때 진정한 코치가 될 수 있다.'라고 하지만 저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말로 선언하면 그렇지 않 것보다 효과가 있겠지만, 진심으, 무의식중에라도, 행동으로 헌신을 나타낼 때 진정한 코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친절한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좀 더 투명해지고 싶습니다. 스스로 친절하다고 생각하면 친절한 행동이 일상이어야 합니다. 스스로 남을 돕겠다고 선언했다면 기꺼이 진심으로 도와야 합니다. 저의 행동으로 볼 때 아직 저는 덜 친절한 사람이고, 아직 남을 기꺼이 돕는 사람은 아닌 것 같습니다. 자기 인식을 시작했으니 이제 개선해 나갈 일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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