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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Mar 03. 2020

가족회의를 진행하는 6단계 방법

건강하고 긍정적인 가정환경 만들기

회사 모임에서 근황 이야기를 나누다가 동료 중 한 명이 가족회의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어떤 식으로 진행하냐고 물었더니 주로 가족끼리 의논해야 할 사항을 아이들과 함께 공유하는 차원이란다. 《바쁜 부모를 위한 긍정의 훈육》을 읽고 번역한 나로서는 '가족회의'가 관심사였기에 핵심 질문을 던졌다.


"아이도 가족회의의 회장을 맡나요?"

"회의가 끝난 후 간식을 먹나요?"

"주기적으로 가족회의를 가지나요?"


순간 내가 수년 전에 어리바리하게 시도했던 가족회의가 생각났다. 아이들이 어릴 때 어디선가 가족회의를 하면 좋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학교에서도 학급 회의를 하니 가정에서도 민주적으로 가족회의를 하면 좋겠지? 그런데 어디서부터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연말에 새해 목표를 세우는 가족회의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쑥스러워했다. 컴퓨터를 뒤져 자료를 찾았보니 2005년 말, 아이들이 초등학교 4학년, 2학년이 될 때다. 생애 첫 가족회의를 시작하고 단 한 번으로 영원히 끝났다. 구체적인 방법을 알았더라면 더 재미있고 꾸준하게 운영하지 않았을까? 


아이들의 목표는 구체적이진 않지만 사랑이 넘친다. 지금 보니 내가 강요한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책에서 제시하는 6단계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칭찬으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조성한다.

2. 비난하지 않고 지난 회의에서 정했던 해결책을 평가한다.

3. 가족 구성원이 제시한 주제를 토의한다.

   1) 감정을 공유한다.

   2) 주제 파악을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3) 해결책을 위한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4. 다가올 일정을 확인한다.

5. 주간 식사 계획을 세운다.

6. 재미있는 활동을 하고 후식을 먹는다.

- 《바쁜 부모를 위한 긍정의 훈육》 3부 5장 자녀의 성장 돕기 중에서 (p235-237)


위에서 동료에게 던진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첫째, 아이도 가족회의의 회장을 맡나요?


가족회의라고 하면 보통 부모가 회장을 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고정관념이다. 아이도 충분히 잘 할 수 있다. 어디서도 해보지 않은 회장을 안전한 환경인 가정에서 연습할 수 있다. 아이에게 회장을 맡기면 주인의식을 가지고 더 즐겁게 참여한다. 가족회의를 지속할 수 있는 비결이다. 아이가 회장을 맡아서 제대로 진행되지 않으면 어떤가? 그래 봐야 가족회의다. 놀이처럼 할 수도 있다. 즐겁게 운영하고 모두가 참여하는 게 더 중요하다. 가족이 번갈아 가며 회장을 맡으면 아이는 부모가 진행하는 모습을 보고 배울 수도 있다. 



둘째, 회의가 끝난 후 간식을 먹나요?


부모가 종종 간과하기 쉬운데 아이가 어릴 때는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게 없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이나 피자, 햄버거 등 평소에는 허락하지 않던 음식을 가족회의 후 함께 즐겁게 먹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결국 건강하고 긍정적인 가족 분위기를 위해 회의를 하는 건데 회사처럼 엄숙하고 딱딱하게 할 이유가 없다. 가족이 함께 음식을 먹는데 의의가 있다.



셋째, 주기적으로 가족회의를 가지나요?


2005년 연말 우리 가족의 생애 첫 가족회의는 즐거움보다는 쑥스러움으로, 자신감보다는 망설임으로, 편안함보다는 불편함으로 끝났다. 처음부터 잘하지 않아도 되는데 욕심이 컸다. 내가 꿈꾼 가족회의의 훈훈한 모습이 아니었다. 처음에 칭찬으로 시작해서 분위기를 편하게 만들고, 다가올 일정을 확인하고, 주간 식사 계획 등을 세웠다면 어땠을까? 주기적으로 운영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도록 유쾌하게 진행했더라면 어땠을까?


가족회의를 고려하는 부모가 있다면 욕심을 버리고 위 가이드대로 시도해 보길 권한다. 회사 동료에게도 이 책을 권했는데 이 부분을 읽었을지 모르겠다. 가정에서의 칭찬 아이스브레이킹, 해결책을 위한 브레인스토밍, 다음 단계 확인은 실제 회사에서 사용하는 삶의 기술이다. 어릴 때부터 회의기법을 자연스럽게 익혀나간다면 성장해서 회의도 잘 이끌고 문제도 원만하게 풀어나가지 않을까? 이제 여러분의 차례다. 가족회의를 시작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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