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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Apr 16. 2020

나를 찾고 '우리'라는 관계 만들기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5기] 나를 발견하고 함께 나누다


교육학자 놀즈(Knowles)는 성인 학습자의 특징을 다음의 여섯 가지로 가정했다. 성인은 자기 주도적인 존재다. 이들은 경험을 축적하며, 그 경험을 충분한 학습자원으로 활용한다. 사회적 역할에 부합하는 발달과업에 따라 이들의 학습 준비도는 달라진다. 성인은 학습할 때 주제보다는 문제에 집중한다. 이들에게 학습 동기는 자기 안에서 생겨난다. 성인이 무언가를 배울 때는 왜 배워야 하는지 알아야만 한다.


가끔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수업에 중고등 학생이 참여해도 되냐는 문의를 받지만 거절한다. 그 이유는 성인 학습자의 특성 때문이다. 이들은 자기 주도적으로 수업을 선택하고 글을 쓴다. '경험'이라는 풍부한 학습자원을 가진다. 모든 것은 나로부터 출발하니 이미 학습 준비도가 높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마지막 질문에 집중해서 7주 동안의 커리큘럼을 거친다. 함께하기에 낙오도 적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집할 때 참여 동기를 묻기에 왜 참여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M님은 '나는 누구인가?'라는 마지막 주제를 쓰면서 참여 동기를 살펴보는 초심을 잃지 않았다. 자신을 재발견하고 타인에게 도움을 줄 가치 제안의 글로 마무리했다.

'마지막으로 본인 소개 및 참여 동기를 500자 이내로 써 주세요’ 

1월에 신청했던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신청서에 마지막 질문 — 나는 나의 존재와 경험이 세상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항상 믿고 있다. 그것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나라는 존재와 경험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치에 대해 잘 파악해서 알고 있어야 하고, 또 그 가치를 타인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소통의 기술이 필요하기에 나찾글 수업에 참여하고 싶다는 요지의 출사표를 던지고 도전을 시작했다. 이렇게 시작한 8주간의 과정 동안 썼던 일곱 개의 글, 그 글을 쓰기 위해 수많은 고민과 생각, 글을 읽고 문우님과 주고받았던 대화 속에서 발견한 나는 현실적, 가치 중심적, 성장 지향적인 사람이었다. 

-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5기 M님


이미 자기 주도적인 삶을 누리며, 자신을 잘 아는 사람이 수업에 참여한다. 자신의 경험을 글로 남기며 다른 사람과 나눈다. 그 과정에서 위로와 공감을 얻고 자존감도 키운다. 10년 동안 부단히 힘들고 어려운 방법만 선택해온 D님, 여전하지만 그게 바로 자신임을 안다.


그동안 써온 글로 나를 정리해보면 나는 소소한 행복을 바라는데도 기어이 가장 힘들고 어려운 방법을 선택하는 미련한 사람인 것 같다. 나는 요즘 가끔 새벽 5시부터 눈을 뜬다. 여전히 적응하지 못한 아침형 습관이 버겁지만, 무거운 몸을 일으켜 독서실로 내몰아낸다. (중략) 지금만 버티면 괜찮아질 거라던 나는 10년 이후 똑같은 행보를 걷고 있다. 지구가 자전하듯 나는 여전히 간신히 아침을 견디고 따스한 오후를 기다린다.

난 참... 여전하다. 

-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5기 D님


일주일에 3번 1년을 꼬박 혼자 쓰고도, 아침마다 20분 동안 글로 하루는 여는 S님. 그녀에게 호모 비블로스(homo biblos, 기록의 인간)라는 별칭을 붙여주고 싶다. 혼자 글쓰기를 즐기던 그녀는 함께 누리고 싶어서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에 참여했다.


쓰다 보니 더 잘 쓰고 싶다. 누군가 이미 써놓은 책을 읽는다. 호기심을 가지고 읽으면 내가 구하던 메시지를 보물찾기처럼 딱 찾는다. 재미있는 순간이다. 제대로 쓰고 싶어서 이렇게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같은 강좌도 신청했다. 누군가와 함께 써보고 내 글을 평가받는 일은 처음이다. 글동무가 생겨 좋았다. 이제 이 여정의 마무리에 서 있다. 등불을 든 자에게는 새로운 길이 끊임없이 보이고 자연스럽게 연결되리라 믿는다. 

당신에게도 그 등불을 권해본다. 하루 세 줄이라도 쓰다 보면 작은 불씨가 삶을 오롯이 밝혀주는 횃불이 되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한 손가락 움직여 댓글로 땔감 팍팍 넣어줄 테니 말이다. 주변에 많은 글동무가 생기면 좋겠다. 세상이 좀 더 환해지도록.

-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5기 S님


우리는 혼자 살 수 없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75년간 진행한 성인발달 연구에 의하면 좋은 관계가 우리를 건강하고 행복하게 만든다고 한다(어떻게 하면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 행복 연구가 주는 교훈, what makes a good life? lessons from the longest study on happiness). 글쓰기 수업에서 나라는 큰 퍼즐을 찾았고, 이제는 나머지 퍼즐 조각을 다른 사람과 함께 채워나가겠다는 C님의 글처럼 문우는 글쓰기 수업으로 나를 찾고 '우리'라는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6주 차까지 수많은 사람을 만나고, 7주 차 때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그리고 40대의 나에게 편지를 썼다. 40대에 안정을 찾은 나는 그냥 완성된 게 아니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울고 웃으며, 그 안에서 배우며 완성되었다. 나는 나로서 존재한다. 그렇게 존재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기적과도 같은 여러분들을 만났기 때문이다. 정체성 없이 희미한 나를, 여러분들을 만나고, 추억을 만들며, 색깔이 하나씩 칠해졌다. 그렇게 겹겹이 쌓인 색깔은 나라는 유일무이한 사람을 만들었다.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를 

글쓰기 수업을 통해서 나라는 존재에 대한 큰 퍼즐 조각을 찾았다. 이제 나머지 퍼즐 조각도 앞으로 만나는 인연 속에서 찾게 될 것이다. 기대된다, 내 인생. 

-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5기 C님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5기 S님글 전문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5기 C님글 전문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6기 모집 중입니다 (4/13-5/3)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소개 영상: KBS 1TV 열린채널 2020년 3월 27일 방영분 중 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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