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출산을 고민하는 동료들에게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좋아하는 호칭은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을 받으면서 그게 무엇일까 잠시 고민했다. 대리, 과장, 차장, 부장, PM, 선생님, 교수님? 가장 심쿵하게 하는 호칭이 있다면 그건 바로 "엄마"라고 말했다. 지금도 성인이 된 아들은 가끔 거실에서 나에게 "엄마, 엄마" 큰소리로 외친다. 가끔 귀찮고 짜증 날 때도 있지만 그 순간만큼 '그래 나는 이 아이의 엄마다.'라는 자부심으로 가슴 뭉클해진다.
아들이 속 썩이고, 내가 기대한 만큼 미치지 못하고, 아들 조차 인생의 참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던 사춘기의 순간이 있었다. 그때 나는 '책임지지도 못할 아이를 왜 낳아서 이 아이의 인생을 이렇게까지 밖에 이끌지 못했을까...'하는 후회를 짧게 한 적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이의 엄마라는 것이 자랑스럽다.
요즘은 비혼도 많고, 결혼해도 아이 없이 부부에게 서로 집중하는 경우도 많다. 가끔 '정말 결혼을 해야 할지?", '아이를 가져야 할지 아니면 아이 없이 살아야 할지?'로 고민하는 동료들이 종종 있다. 나는 개인의 인생과 의견을 존중하지만 두 아이를 성인으로까지 키운 엄마로서 감히 아이를 가지길 권한다. 아이를 남부럽지 않게 잘 키운 것도 아니고, 넉넉하게 키우지도 못했다. 하지만 나름 친구처럼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존재 그 자체를 사랑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키우고 있다. 공부는 부족해도, 건강하고, 대인관계 좋고, 타인을 배려하고, 남들에게 사랑받고 다른 사람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 그런 든든한 젊은 친구가 내 곁에 있음에 감사하다.
그러한 과정 속에 많은 갈등과 인내가 있었고 그 덕분에 부모의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했고 배웠고 성장했다. 아이들 키우며 가장 크게 깨닫고 배운 것은 "인내"이다. 짧은 인생에 우리가 모든 것을 경험할 순 없지만, 가급적 부딪혀서 경험하고, 느끼고, 배울 수 있다면 도전해보길 권한다. 그래서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꼭 "부모"라는 타이틀을 가져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우리는 어른으로 성장해 나간다. 아이가 "엄마" 혹은 "아빠"라고 부르며 찾을 때 이 세상에 나는 나 혼자가 아니고 나를 애타게 찾고 바라는 존재가 있음에 감사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