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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May 18. 2018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

커피, 점심식사 그리고 회식 이야기

오늘 아침 비 때문에 약간 쌀쌀함도 느껴지고, 우중충한 날씨 때문에 빨리 사무실에 가고 싶었다. 얼른 가서 머그잔에 따뜻한 커피가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누군가가 나에게 왜 회사를 다니는지 묻는다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모닝커피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일찍 사무실 가서 여유 있게 마시는 커피 한잔 때문에 나는 회사를 다닌다. 사무실에 일찍 가면 여러 가지 좋은 점이 있다. 일단 텅 빈 사무실을 보며 내가 가장 먼저 왔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노트북을 켜고, 커피를 마시면서 하루를 준비할 수 있는 여유가 즐겁다. 

여유 있게 시작한 아침은 여유 있는 하루로 연결된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커피를 제공하지 않던 시절도 있었다. 시간이 흘러 어느 회사라도 인스턴트커피 정도는 기본적으로 제공하게 되었다. 그때 당시 내가 회사를 다니는 이유는 아침에 마시는 "맥심 커피 두 봉지" 때문이었다. 너무나도 맛난 커피를 한 잔만 마시면 아쉬워서 한 번에 두 봉지를 타 먹었다. 그리고는 내가 나중에 책을 쓰면 책 제목을  "맥심 커피 두 봉지"라고 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을 만큼 커피를 사랑했고 커피는 나에게 회사를 다니는 동기였다. 인스턴트커피를 쉽게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감사한데, 더 좋은 회사로 옮기면서 원두커피도 마시게 되었고, 지금 회사에서는 캡슐커피까지 마실 수 있다. 그러니 아침에 회사가 너무나 가고 싶다. '커피'라는 기호식품을 누가 만들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그분께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신다. 커피 없는 내 삶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내가 회사를 다니는 다른 이유 중의 하나는 점심시간 때문이다. 근무 시간에는 엄숙하게 일에 집중하다 보니 동료들과 농담조차 건네기가 쉽지 않다. 유일하게 마음 편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은 점심시간이다. 그래서 점심시간을 활용하여 가급적 많은 동료들을 만나고 대화를 나눈다. 물론 요즘 혼밥이 유행이니 혼밥도 하려면 할 수 있다. 주변에는 시간을 아끼기 위해 점심시간에 혼밥하고 일하는 동료도 있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까지 회사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물론 내 일을 열심히 해서 회사에 기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나는 점심시간 동료와의 대화와 교류를 통해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고, 더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고, 새로운 배움을 얻기도 한다. 또한 나의 긍정적인 에너지와 열정을 전파시켜 동료들에게 힘을 주기도 하고 동기부여를 시키기도 한다. 그래서 점심시간은 나에게 매우 소중하다. 

내가 회사를 다니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회식이다. 요즘은 회식을 다들 많이 싫어한다지만 회식 없는 회사를 다니는 것이 나는 가장 힘들었다. 회식을 통해 근무시간에 나누지 못한 소소한 일상을 나누기도 하고, 서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된다. 서로에 대해 더 잘 할게 되면 더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각자의 삶에 대해 대화를 하다 보면 또 다른 새로운 배움의 순간이 있기도 하다.

커피, 점심식사, 회식 모두 먹는 것을 거론했지만, 내가 회사를 다니는 진짜 이유는 함께 일하는 동료가 있고 이러한 동료를 통해 배우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이러한 사람을 통해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직장인이 딱 맞는 직업이다. 내가 원하는 만큼 사람들을 사귈 수 있고, 일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으니 열심히 일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내가 원하는 것을 다 하면서 돈까지 받을 수 있으니 너무나 감사하다. 나는 규칙적인 삶이 너무나 좋다. 

아침에 눈뜨면 회사에 가고, 열심히 일하고, 퇴근하고 나서 나의 개인적인 일상이 연결되는 평일의 규칙!
평일의 나의 노력에 대해 보상하는 일요일의 꿀 같은 휴식!

사실 아침에 눈 떴을 때 내가 출근할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 내가 기여할 수 있는 영역이 있다는 것만으로, 나의 도움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오늘 아침도 빨리 회사로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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