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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Jul 25. 2020

내 삶을 위한 영어공부

영어를 대하는 나의 태도

패러데이에서 알게 된 국제회의통역사 이소희님의 페이스북에서  <함께 공부하는 내 삶을 위한 영어> 수다방이라는 흥미로운 초대장을 발견했다. 《단단한 영어공부》의 저자인 김성우 박사의 발표가 인상적이고 공감되었기에 핵심 메시지를 요약했다. 그의 주장과 함께 영어를 대하는 나의 태도를 돌아봤다.


1. 우리는 무엇을 욕망하는가: '원어민 중심주의' 다시 생각하기


"원어민처럼 영어를 해야 한다는 생각을 사회(광고, 미디어, 학교, 사교육)가 심어준다. 어떤 힘이 '안녕한 영어'와 '안녕하지 못한 영어'를 가르는가? 왜 우리 중 대부분은 스스로를 '안녕하지 못한 구사자'로 인식하게 되었나? 우리 안에 '네이티브가 되지 못한 좌절과 설움'을 심어준 건 누구인가?"


한때 내 영어공부의 목표는 원어민처럼 영어를 구사하는 것이었다. 목표는 높으나 공들인 시간과 노력에 비해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물론 어학공부처럼 정직한 것은 없다고 보는 사람이기는 하다. 꾸준히 노력하면 느리긴 하지만 계단을 조금씩 오르기 때문이다. 계단을 오르는 속도는 정해져 있는데 마음은 정상에 가 있으니 그 좌절과 괴리감은 누가 어루만져 줄까?


나름 가성비 높은 프로그램을 선택하여 주 1회 화상영어를 수강한 지 2년이 넘었다. 맞춤 수업이 가능하기에 원하는 수업방식을 아래와 같이 기입했다. 


When I answer please ask me with follow up questions with your idea. Please correct me if I'm wrong and paraphrase or summarize my expression. If you think my expression is awkward, please advise me honestly. I prefer constructive advice and right solution to compliment of encouragement.


'원어민처럼 말하고 싶은데 그게 안 되니 어색하면 교정해 달라'는 의미다. 영어 욕심을 많이 내려놓았다지만 여전히 나는 허황된 목표를 향해 달린다.  



2. 인풋 만능주의: 인풋 중심의 영어가 잊은 것들


"과도한 인풋에 매달려 학생의 인권을 해치는 것은 아닌지, 인풋에 집착함으로써 의미 있는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을 흘러버리고 있지 않은지, 한국어 발달을 희생하면서 영어에 매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공부의 양이 아니라 경험의 깊이가 말을 알게 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Listen & Repeat가 아니라 Experience & Create가 되어야 한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최근 나는 원어민처럼 발음하고 싶어서 발음 클리닉까지 수강했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매일 15분씩 영어 원서를 읽는데, 독서라는 취미에 저자의 의도 파악이라는 취향을 더했다. 장기적으로는 원어민처럼 자연스럽게 문장을 읽고 싶은 마음이 있기도 하다. 아무래도 번역서보다는 원서가 내용 면에서 가깝게 와닿는다. 하루 15분이 그리 부담스러운 시간은 아니니까. 애써 경험하고 있다고 우기고 싶다.



3. 타인의 언어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넘어 나의 삶을 위한 영어공부


"우리의 목표는 '네이티브 되기'가 아니라 '하루하루 더 나은 나로 성장하기'여야 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을 키워가는 일 말이다. 결국 삶의 의미, 사회적 관계, 학습자이자 언어구사자로서의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으로 연결된다. 우리는 어떤 인간이 되어야 할까? 이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이 곧 언어학습의 과정이다."


아직까지 영어공부를 내려놓을 수 없다. 일의 현장에 영어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잘하지도 못하지만 영어로 전화하고, 메일을 주고받고, 회의도 한다. 때로는 설득을 하고 정보도 제공한다. 적어도 목적 없이 영어를 배우지는 않는다. 내 일을 더 잘하고, 협업하기 위해 최소한의 시간을 투자한다. 


꾸준함과 성장, 정체성은 나의 강점이다. 다른 사람의 습관 쌓기와 성장을 일과 삶에서 돕고 있고, 정체성 전문가로 다른 사람이 자신을 찾아가도록 도와준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원어민이 되려는 욕심 버리기, 불완전한 영어를 사용할 용기 가지기. 


오늘 영어로 고민하는 동료에게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나에게 하는 말일지도 모른다.


"목표를 원어민처럼 말하는 것으로 삼지 마시고, 어떻게 하면 내 생각을 영어로 잘 전달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세요. 발음 좀 엉성하면 어때요. 내용이 더 중요하죠. 기죽지 말고 내 주장을 펼치는 것을 목표로 삼아보세요."


김성우박사가 버클리 대학교수 Claire Kramsch의 말을 자신의 방식으로 바꿔 쓴 글 (강의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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