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과삶 Jul 29. 2018

[시드니] MCA 쑨쉰(Sun Xun) 전 도슨트 투어

시드니 현대 미술관

시드니 현대 미술관에서 11시에 있는 쑨쉰 전 도슨트 투어를 했다. 10시에 도착해서 혼자 둘러보았을 때와 도슨트 투어로 설명을 들으면서 보는 것은 확연히 달랐다. 수잔이라는 연세가 지긋하신 도슨트는 아주 친절하고 열정적으로 설명을 해주었다.

쑨쉰(Sun Xun)은 1980년 생이고 중국 푸신(Fuxin) 출신이다. 젊은 나이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예술가가 되었는데, 그는 중국 예술가라고 불리길 원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만큼 글로벌한 예술가이다. 그의 글로벌함을 보여주는 작품은 신문에 그림을 그린 작품이다. 여행을 하면서 각지의 신문을 모아 그 신문에 그림을 그렸다. 우리나라 신문도 있었는데 2017년 6월 1일 자였다. 그때쯤 한국을 방문한 것을 알 수 있다. 나도 출장을 자주 하는 편인데 각 국의 신문을 모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아래 작품은 미술관 입구 천장에 매달려 있는 물고기들이다. 물고기 하나하나 비늘, 지느러미, 수염 등 모두가 입체적이다. 작가는 주로 하늘을 나는 동물을 대상으로 작품을 많이 제작하였다. 물속의 생물도 이렇게 하늘을 나는 것처럼 연출하였다.

(좌) 1층에서 위를 보고 찍은 작품 (우) 2층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고 찍은 작품

작가는 개인전을 할 때마다 해당 미술관에 일주일 정도 머물면서 그 나라의 특징을 살려 작품을 하는 것 같다. 그는 MCA에 머물면서 그가 성장하면서 느낀 중국의 문화와 호주의 상징물을 접목하여 그림으로 표현하였다.  틀을 벗어나 그림을 그린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림 설명에 최근 그의 관심이 'Frames of Reference'에 대한 의문이고 다른 틀을 추구하면서 다른 역사를 만들고자 한다고 했다. 그가 2017년 한국에 왔을 때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거주하며 그린 작품도 이런 방식이고 역시 틀을 벗어난 그림이다.

무제 (MCA 거주 작품), 2018

그는 비판적인 예술가이다. 그림뿐 아니라 애니메이션의 감독으로 여러 애니메이션 작품이 방영되고 있었다. 그중 한 애니메이션에서 자유의 여신상과 몇 가지 동상이 보이고, 파괴되고 난 후 이런 문장을 보여 주었다. 짧게 본 영상인데 아주 강렬한 메시지였다. 플라톤의 동굴의 우상이 생각났다.

"We must build on an idol to resist fear. (우리는 두려움을 피하기 위해 우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는 모기, 여우, 음악가를 거짓말을 퍼트리는 상징으로 그림에서 표현하였다. 모기와 여우는 일상에서도 나쁘게 묘사되기에 이해가 되지만 음악가를 포함했다는 점에서 같은 예술가를 거짓말의 상징에 포함시켰다는 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 그의 그림에 모기, 여우, 음악가가 자주 나오는데 그런 의미이다. 

Time Spy (2016), woodcut painting

Time Spy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목판화 그림은 10,000개 이상을 직접 목판화로 제작하여 최종 3D 필름으로 만든 것이다. 스위스의 시계 장인을 보고 영감을 얻어 일일이 수작업으로 작업을 했다고 한다. 그림의 내용은 풍자적이다. 몸은 새이지만 날아다니며 사람들을 선동하는 카메라가 그 얼굴이다.

Mythological Time 09 2016

신화의 시대 정도라고 번역할 수 있을까? 이 그림의 손은 중국 공산당 주석 마오쩌둥의 손으로 그림은 Mythological Time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것이다. 여기 있는 동물들은 신화에서 나오는 것들인데 애니메이션 마지막 장면에서 모두 날아간다고 한다. 어쩌면 자유를 찾아 떠나는 게 아닐까?

호주에서 중국 출신의 예술가 작품을 본다는 게 독특했다. 작품에 대해 잘 모르는지만 도슨트의 설명을 통해 이해하고 작가의 의도나 생각에 조금이라도 다가갈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동양화적인 중국 고유의 그림과 호주의 상징인 게를 접목한 병풍
작가의 이전글 [시드니] 시드니 현대 미술관 MCA 카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