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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Aug 05. 2018

[시드니] MCA 컬렉션 도슨트 투어

시드니 현대 미술관

시드니 현대 미술관 1층에서 쑨쉰 특별전을 했고, 2층에서는 기존에 있는 컬렉션 전시를 하고 있었다. 오후 1시부터 시작하는 도슨트 투어에서는 2층의 컬렉션 작품을 중심으로 설명하였다. 이번 도슨트는 작품의 모태가 되거나 영감을 준 작품들을 함께 보여주며 설명해 주셨다.

Barayuwa Mununggurr: Manbuynga 2015

Manbuynga는 조각 벽화로 자신의 엄마 씨족인 아넘랜드(호주 북부의 지역)에 있는 국가 Yarrinya의 그림에 기초하여 제작되었다. 고래인지 물고기인지 바닷속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 같다.

Ricky Swallow, <Caravan>  2008

풍선은 하늘에 떠다녀야 하는데 땅에 붇어 있는 작품으로 제작하여 상반된 느낌을 주고 있다. Caravan은 이동주택으로 사람들이 밖에서 임시로 거주할 때 아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풍선은 순식간에 만들어지고 여러 구조물이나 상자 등에 부착될 수 있다. 여기에 있는 풍선은 분리를 의미한다. 떠있지 않고 바닥에 붙어 있고 금속으로 변형되어 따개비(barnacle, 바위나 배 밑에 들러붙는, 작은 조개같이 생긴 것)까지 표면에 서식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가는 무엇이 실제이고 무엇이 아닌지를 묻고 있다. 딱딱한 것/부드러운 것, 영원한 것/임시의 것, 가벼운 것/무거운 것의 대비를 보여준다. 가벼워야 할 풍선이 무겁게 제작되고 따개비 같은 게 붙어 자라는 것을 표현했다는 점에서 일상을 벗어난다 볼 수 있다.

James Angus <Bycycles> 2008

'미술관에 웬 자전거?' 이런 생각을 했는데 제목이 Bicycle이 아니라 Bicycles인 점을 도슨트께서 말씀 주셨다. '왜 제목을 Bicycles라고 했을까?'라고 질문하셨다. '분명 자전거 한 대인데 왜?' 자세히 보면 안장도 세 겹, 바퀴도 세 겹, 핸들도 세 겹, 페달도 세 겹이다. 즉, 자전거라를 물체는 한 대 이지만 각 요소는 세 겹으로 구성되었다. 그래서 제목이 Bicycles이다. 결국 세 대의 자전거를 의미한다. 독특한 사고다.

Callum Morton <Monument #28: Vortex> 2011

제목상으로는 '기념물 28호: 소용돌이'이다. 가게 안에 지구 내부를 보여주는 지구 핵이 있다. 상업화에 대한 풍자 작품이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배치를 미술관 창문 앞에 두었는데, 가게 안을 통해 보이는 반대편 창밖은 서큘러키 쪽이다. 그 창을 통해 보이는 아파트가 호주에서 가장 비싼 아파트 중의 하나라고 한다. 작가는 상업화를 상징하기 위해 가게로 지구 핵을 포장하고, 그 창을 통해 또 다른 상업화의 상징인 실제 호주의 부동산을 보여주고 있다.

Imants Tillers <Kangaroo Blank> 1988

78개 캔버스 보드로 구성된 것으로 George Stubb의 <The Kongouro from New Holland> 1772년 그림이 모태가 된다. George는 한 번도 캥거루를 본 적이 없는데 상상으로 그려서 논란이 된 것 같다. 그래서 호주의 상징인 캥거루가 다른 이미지로 상징되는 것을 반대하여 Imants는 캥거루를 지운 그림으로 재탄생시켰다. 아래 그림이 캥거루가 있는 모태가 된 그림이다.

George Stubb <The Kongouro from New Holland> 1772 -Wikipedia에서 가져옴

현대미술은 독특한 창의성, 풍자, 작가 자신만의 주장이 작품에 담겨져 있어서 재미있다. 창의성을 가장 잘 발현할 수 있는 분야가 미술이 아닌가 싶다. 미술관 방문을 통해 좋은 작품을 보고 마음을 정화하고 눈을 호강시키는 점도 있지만, 때로는 이런 풍자적이고 창의적인 작품을 통해 '이 작가는 이런 생각을 하였구나!' '이런 것을 보여주고 싶었구나!'와 같은 공감을 하게 된다. 레오 톨스토이는 창작자가 의도한 것이 무엇이든 간에 다른 편에 있는 사람이 경험하는 것이라고 했다. 미술작가는 우리 일반 대중에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그대로이든 혹은 우리 나름대로이든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데 있어 직접적이고 또한 우리 가까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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