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rbour Bridge Climbing
어떤 사람들에게는 버킷리스트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는 하버 브리지 오르기(Harbour Bridge Climbing)을 했다. 1시간 정도 옷 갈아 입고, 장비 챙기고, 교육을 듣고, 다리 위에서 사진 찍을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실제 오르는 시간만은 1시간이 정도인 것 같다. 여러 가지 안전 등을 고려하여 일체로 된 바람막이 옷으로 갈아입고 렌튼, 잠버, 모자, 무전기를 주렁주렁 달로 올라가야 한다.
BridgeClimb(3.5시간), BridgeClimb Express(2.25시간), BridgeClimb Sampler(1.5시간)의 세 가지 옵션이 있는데, 상품과 시간대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Day, Twilight, Night의 시간대 선택 중 나는 3.5시간의 BridgeClimb Twilight 상품으로 3시 25분 시작을 선택하였다. 3시 25분부터 옷 갈아 입고 설명을 듣고 실제 오르기는 5시에 시작한 것 같다. 중간 정도 갔을 때 해가 져서 낮 시간과 일몰을 같이 사진으로 남길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다리 오르기의 여정이 모두 끝나고 건물에서 나오면 7시 정도여서 정말 3시간 30분이 다 소요된다.
예전에 시드니에 갔을 때 하버 브리지 건너기 상품이 있다고 들었을 때 왜 사서 고생하나 했다. 하지만 그룹으로 함께 올라가서 좋은 경치를 본다는 것을 일생에 잊지 못할 추억이다. 처음 90도 경사의 4개 계단을 연속으로 오르는 것만 두려울 뿐 그다음은 평지를 걷는 것 처험 편안하고 안전하다. 가이드가 계속 인솔하면서 재미있게 이야기도 해주고 사진도 찍어준다. 다들 사진을 찍기 위해 추운 다리 위에서 기다리고 떨어야 하는 점은 좀 아쉬웠웠다. 한 그룹이 12명 정도 되니 각각 사진 찍고 그룹 사진 찍고 하다 보면 사진 찍는 것만 한 시간이 소요된다. 3-4 군데 포인트에서 사진과 비디오를 찍고 나중에 선택하여 인화 혹은 USB로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누구는 평생 해볼까 말까 전전긍긍하며 버킷리스트에 올려 둔 것을 나는 쉽게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음에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했다. 일생에 한 번은 시도해 볼 만한 체험이다. 다리 위에서 오페라하우스를 보는 것과 일몰을 보는 것, 다리 위를 지나가는 차를 보는 것 언제 해 볼 수 있겠는가?
내가 가진 것에 비해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음에 감사하다. 이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자격이 있는지 늘 부끄럽지만, 이 순간 나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다. 모자와 USB에는 하버 브리지 그림이 로고처럼 사용되었는데
멋진 다리 하나를 지어 이렇게 전 세계 사람들을 열광하게 하는 관광상품을 만들었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페라하우스도 마찬가지다. 7월 말의 시드니는 겨울인데 날씨도 그렇게 많이 춥지 않았고, 낮과 밤을 함께 다리 위에서 천천히 걸으면서, 아찔한 순간을 즐길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일생에 한 번은 꼭 체험해 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