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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May 01. 2021

과거 글을 공개적으로 비판합니다

나를 찾아가는 대화법 비폭력대화(NVC1)를 수강하고

지난주 토요일 글에서 하루 9시간 줌에 참여했다는 글에 모두 화들짝 놀라며 도대체 무슨 특강을 그리 많이 들었는지, 좋은 정보가 있으면 알려달라고 댓글을 다셨어요. 사실 평소 겹치기 참여를 해도 특강 2개면 3시간에서 4시간이면 충분한데 말이죠. 제가 드디어 비폭력대화 강의를 수강했거든요. 오프라인으로 18시간 제공하는 교육을 온라인으로 21시간 진행하더군요. 금요일 저녁, 토요일 오전, 일요일 오전 각각 3-4시간으로 나눠 2주 동안 참여했습니다. 그날은 4시간 비폭력대화 수강, 1시간 30분 특강 2개 참여, 2시간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 수업을 했더니 9시간이 훌쩍 지나갔어요. 


비폭력대화를 수강하고 2019년 11월에 《비폭력대화》를 읽고 쓴 서평을 수정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책을 읽고 충분히 잘 이해했다는 판단하에 쓴 글인데요. 제 무지함과 잘못된 예시 사용을 마음속 깊이 반성합니다. 그러므로 책을 읽으신 분은 꼭 기회가 된다면 수강을 권해드립니다. 오늘 저는 예전 서평에서 잘못된 부분을 고치려 합니다. 책에서 어떤 부분을 잘못 이해했는지 공개적으로 비판합니다. 아래 파란색 글은 이전 서평에서 가져온 내용입니다.


책의 핵심은 제대로 정리했습니다. 비폭력대화의 4단계를 잘 제시했죠. 


《비폭력대화》에서 핵심은 NVC모델 네 단계다. 

첫째,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 행동을 관찰한다.

둘째, 그 관찰에 대한 느낌을 표현한다.

셋째, 그러한 느낌을 일으키는 욕구, 가치관 원하는 것을 찾아낸다.

넷째,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을 부탁한다.

 

이 네 가지 요소로 솔직하게 상대에게 말하고, 상대의 말도 그렇게 듣는다. 상대가 어떤 말을 하든 관찰하고 느끼고 필요로하고 부탁하는 거에만 귀를 기울인다. 또한 스스로에게도 연결해서 사용한다. 이 네 가지 요소를 말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할 때(관찰), 나는 ~를 느낀다(느낌). 왜냐하면 나는 ~이 필요하기 때문이다(욕구). 그래서 나는 지금 ~을 했으면 한다(부탁).'

비폭력대화의 4단계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이 내가 잘하는 것에서 못하는 순서다. 나는 상황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편이다. 평가를 가급적 하지 않으려 한다. 한 번의 행동을 보고 어떻게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가? 특히나 말다툼할 때도 그 순간의 행동에 대해 이야기를 하지 지나간 잘못을 지적하지는 않는다. 아들과 집안일로 불평을 쏟아낼 때도 지난 잘못된 행동이 수만 가지 떠올라도 꾹 참고 바로 그 순간 아들이 제대로 하지 않은 것만 언급한다. 


느낌을 꾹 참는 것부터가 잘못되었어요. 수업에서 우리는 느낌 카드와 욕구 카드를 활용하며 우리의 느낌과 욕구를 최대한 많이 찾으려 노력했습니다. 스스로 찾기도 하고 상황을 설명하면 다른 사람이 찾아주기도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진정한 공감을 맛보았습니다. 자신의 느낌을 알아차리고 그 느낌의 근원적인 욕구를 탐색했어야 해요.


"사흘 전부터 일반 쓰레기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밖에 나갈 때 내어놓으라고 말했는데 그대로네." 

(절대하지 말아야 할 말: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한번 말하면 바로 들어 준 적이 손에 꼽을 만큼이야.)


여기까지는 좋다. 그다음이 문제다. 내 느낌을 표현해야 하는데 서툴다. 초코파이 CM송이 내 삶의 주제가다.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어리석다는 것을 알면서도 어렵다. 늘 간접적으로 표현해야 했다. 대놓고 표현해 본 적도 없지만 그렇게 하면 되바라졌다고 주변에서 비난할 분위기였다. 그러다 보니 감정표현이 어렵다. 좋아도 좋고 불쾌해도 좋다. 지금은 세상이 바뀌어 자기표현을 다들 잘하지만, 아직도 나에겐 쉽지 않은 영역이다.   


분명 제 감정은 힘든 것만 있지 않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제 느낌을 느낌 카드에서 찾아볼까요? "암담한, 막막한, 난처한, 섭섭한, 서운한, 허탈한, 맥 빠진, 실망스러운, 좌절한, 당혹스런, 화나는, 억울한, 짜증나는" 등 여러 가지 느낌이 올라옵니다. 이번 강의에서 느낌과 감정을 차이를 알게 되었는데요. 감정이 마음의 반응이라면 느낌은 몸의 반응을 포함한다고 해요. 몸과 마음의 반응이 바로 느낌입니다.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느낌은 몸의 반응으로 설명해도 되는 거죠.


침묵 → "내가 혼자 집안일을 다하려니 많이 힘들어."


느낌을 좀 더 추가해서 말해 보겠습니다.

"난 섭섭하기도 하고 맥이 빠지네. 내가 혼자 집안일을 다하려니 많이 힘들어."


감히 어떻게 욕구를 말하는가? 원하는 것을 누군가가 줘도 덥석 받으면 예의에 어긋난다고 배웠다. 적어도 한번은 거절해야 한다. 물론 가족은 그나마 다른 사람보다 편하게 욕구를 말할 수 있지만, 가족이 아닌 타인에게 나의 욕구를 정확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NVC모델 네 단계를 보면서 상호 간에 욕구를 정확하게 말한다면 오해가 없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욕구가 있는 사람이 표현하고 상대가 들어준다면 그때 진정한 대화가 오고 갈 것이다. 때로 우리는 오해와 착각으로 상처받고 멀어진다.


그렇습니다. 욕구를 제대로 표현하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가 있는데요. 욕구 그 자체로는 갈등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사실 욕구 카드를 보면 욕구의 종류는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방법을 주장하는 데서 갈등이 일어납니다. 한가지 수단이나 방법만 옳다고 주장하며 집착하기 때문에 문제가 됩니다.


침묵 → "나는 네가 작은 거라도 도와주면 훨씬 수월할 것 같아. 쓰레기봉투가 집안에서 오래 머물면 기분도 상쾌하지 않으니 내가 부탁했을 때 바로 버려주면 기분이 좋겠는데."


위 예시는 욕구의 예시가 아닙니다. 부탁처럼 보이기도 한데 부탁도 아닙니다. 이는 강요입니다. 강요와 부탁의 차이는 상대가 거절했을 때 내가 화가 나면 강요입니다. 부탁처럼 포장해서 말한다고 강요가 부탁이 되는 게 아닙니다. 대안이 없는 경우 때로는 강요도 필요합니다.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서가 아니라 스스로를 인식하고 선택해야 합니다. 


일단 저는 욕구를 언급해야 하므로 욕구 카드에서 제 욕구를 찾아봤습니다. "배려, 존중, 상호성, 지지, 협력, 도움, 공동체, 기여, 평등, 조화"의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 제가 위의 느낌이 들었던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렇게 말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나는 가족끼리도 배려와 존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거든."


단점이 뭐냐고 물어보면 항상 '부탁을 못 한다, 거절을 못 한다'는 말을 했다. 내가 해버리고 말지 다른 사람을 이래라저래라하는 게 어렵다. 상대의 눈치를 본다고 해야 할까? 부탁했는데 거절당할까 두렵고, 거절했다가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볼까 봐 두려웠다. 긍정적이고 구체적으로 목적을 인식시키며 주의 깊게 부탁해야 할 것이다. 부탁은 어디까지나 부탁이다. 상대가 거절할 권한이 있다. 상대가 응하지 않더라도 상대는 죄의식을 느끼지 말아야 한다. 어쩌면 나는 강요를 부탁으로 여겼을지도 모른다.


거절당하는 게 두려운 것은 부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탁의 가면을 쓴 강요일 가능성이 높아요. 그러면서 제가 강요로 인식하지 못하니 거절이 두려운 것입니다. 


"집안일은 어느 정도는 나눠서 하는 게 좋지 않겠니? 기꺼이 도와줄 수 있겠니?"


물론 아들은 이 부탁에 거절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아들이 즉각적인 행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제가 화가 난 것입니다. 저는 쓰레기가 사흘 동안 집 안에 있어 "찜찜한" 느낌을 받았고 욕구는 "(청결을 통한) 정서적 안정"이었습니다. 제 느낌과 욕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엉뚱한 대화로 서로 마음만 상한 거죠. 


다시 정리하자면,

"사흘 전부터 일반 쓰레기봉투에 담긴 쓰레기를 밖에 나갈 때 내어놓으라고 말했는데 그대로네.(관찰) 쓰레기가 집안에 사흘 동안 있으니 찜찜하다고 느꼈어.(느낌) 왜냐하면 엄마는 청결한 환경으로 마음이 편해지고 싶기 때문이야.(욕구) 그래서인데 쓰레기봉투에 쓰레기가 채워지면 밖에 나갈 때 바로 내어줄 수 있겠니? (부탁)"


만일 아들이 거절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하면 좋을지 의견을 구하면 됩니다. 제 욕구를 채워 줄 다양한 방법을 함께 모색하는 거죠. 명심해야 할 사항은 모든 대화에 비폭력대화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점입니다. 내가 상대와 말하고 싶은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상대와 연결하고 싶을 때 사용합니다. 첫 문을 여는 게 바로 관찰입니다. 이 관찰은 상대의 행동뿐 아니라 내 느낌도 해당합니다. 


느낌이 올라오는 게 누구 때문인지 혼란스럽다면 스스로 물어봐야 합니다. 모든 것은 나에게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느낌에 책임지지 않아도 됩니다. 내 욕구를 알아차리는 것까지가 느낌입니다. 다른 사람의 느낌에 책임져야 할 것 같은 상황에 나를 살펴봐야 합니다. 내 느낌이 무엇이고 원하는 게 무엇인지 확인하는 거죠. 내가 원하는 것을 위해 내가 무엇을 선택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입니다. 비폭력대화는 결국 나를 알아차리는, 나를 찾아가는 대화법이었습니다. 나를 찾는 방법으로 글쓰기를 사용하려면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를, 대화법을 사용하려면 비폭력대화를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019년 11월에 작성한 《비폭력대화》 서평: 오늘의 비판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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