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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과삶 Aug 24. 2018

언제나 내 느낌은 맞다

딸의 수술 결과를 기다리며

살면서 늘 느낌이 맞았다. 비슷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왠지 불안하고, 걱정되고, 초초한 경우는 결과가 안 좋았고, 그럼에도 좀 덜 걱정되고, 잘 될 것 같고, 특별한 문제가 안 될 것 같은 예감이 들면 좋은 결과가 있었다. 


10년여 전 도서 <시크릿>이 유행이었던 시절이 있었다. 책은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였고 한국에서도 열풍이었다. 저자 론다 번은 긍정적인 생각과 간절한 믿음이 만났을 때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주장했다. 우리 내면의 숨겨진 힘을 잘 활용하면 원하는 것들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한 것을 "끌어당김의 법칙"으로 정의하면서 당시 큰 화제가 되었다. 나는 그렇게 까지 우주의 힘이 발휘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으나, 설명하기 어려운 운명적인 뭔가는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끌어당김의 법칙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떤 절실한 에너지에 의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런 주변의 힘이 동작하여 나에게 어떤 설명할 수 없는 기운으로 알려준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경험 상 나의 느낌은 대부분 맞았다. 몇 년 전 싱가포르에 가족이 놀러 갔었다. 유니버설 스튜디오에서 신나게 놀고 저녁에 분수쇼를 보러 가려는데 지갑이 없어진 것을 알았다. 다시 유니버설 스튜디오에 재입장해서 지나쳐온 길을 돌아보고, 분실물 센터도 들렀다. 그때 느낌은 '못 찾는다. 그냥 액땜했다 치자. 호텔로 돌아갈 방법이나 찾자.'였다. 역시나 못 찾았고, 다행히 여분의 카드가 있어서 현금을 인출하여 호텔로 돌아갔다. 그 해 그 사건 덕인지 큰 행운을 얻었다. 비슷하게 지갑을 잃어버린 적이 몇 번 더 있었는데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 적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현금만 빼고 지갑을 돌려받게 되거나, 고스란히 다시 찾은 적도 있다.

 

이래 저래 이직하기 위해 여러 곳을 전전긍긍했다. 서류전형에서 떨어지지 않기 위해 그나마 가능성 있는 곳만 넣었는데 면접을 보고 나면 '능력은 출중하나 회사와 fit이 맞지 않다.'는 대답만 들었다. 그럼에도 열심히 이곳저곳 알아보던 중 생각하지도 못했던 좋은 회사의 채용담당자로부터 먼저 연락이 왔다. 늘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도 닿지 않았는데, 먼저 손을 내밀어 주어서 입사할 것 같은 느낌이 왔다. 2개월의 긴 채용 프로세스가 있었지만 느낌대로 합격하였다.


아들이 10년 전쯤에 충수염으로 수술한 적이 있다. 오늘은 딸이 충수염으로 수술 중이다. 수술 전 CT활영 진단으로는 복막염으로 의심된다고 한다. 그런 경우 더 위험할 수 있고 회복이 더 오래 걸린다는 설명을 들었다. 그럼에도 지금 큰 걱정이 되지 않고 덤덤하다. 나에게는 2박 3일의 시간밖에 없다. 2박 3일 후면 출장을 가야 하는데 입원기간이 더 길어지면 여러 가지로 복잡해진다. 수술실 밖에서 기다리는 지금, 왠지 좋을 결과가 있을 것 같다. 딸이 삼수생인데 이것으로 액땜해서 올해 원하는 대학을 갈 것이고, 다행히 수술 중 복막염이 아니고 단순한 충수염 수술을 진행할 것 같은 느낌이다. 제발 그렇게 되길 바란다. 


참고도서: <시크릿> 론다 번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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