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과삶 Sep 04. 2018

내 자녀의 아침인사

그래도 감사한 마음으로

아침에 딸이 나가면서 하는 아침인사

다녀옴

요즘 짧게 말하는 게 유행이라지만 참 짧다. 

"다녀올게."

"다녀올게요."

"다녀오겠습니다." 

다른 인사도 많은데 딱 세 마디다. 


딸이 재수를 할 때 엄마로서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어떻게 위로해 줄 수 있을까 고민했었다. 

"우리 딸 화이팅!"

"오늘도 열심히!"

"수고해!"

이런 말들이 과연 힘이 될 수 있을까? 오히려 더 부담을 주거나 짜증을 주지 않을까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기로 했다. 딸이 새벽에 나가면 쪼르르 따라가서 아침 인사를 했다. 저녁 늦게 학원에서 돌아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달려 나가서 저녁 인사를 했다.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지만, 물론 나도 피곤하고 힘들게 하루 종일 일하고 오는 워킹맘이지만, 나보다 더 먼저 나가고 더 늦게 들어오는 딸에게 조금이나마 성의를 보이고 싶었다. 


딸이 나간 뒤 한 시간쯤 뒤 아들이 가면서 하는 인사는 더 황당하다.


딱 한마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얼른 큰소리로 대답한다.

응, 그래. 수고해!

내 자녀가 아침인사도 안 하고 나가는 것보다 짧게나마 자신이 오고 감을 알려줌에 감사하고, 나 역시 친구처럼 친근하게 대답해 줄 수 있는 엄마여서 좋다. 그래 난 좋은 엄마다.

매거진의 이전글 언제나 내 느낌은 맞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