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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jin Kim Nov 18. 2021

워앤플 크루에게 소속감이란

무한의 우주에서 나를 잡아줄 산소 줄

“나 너무 좋아. 워앤플 소속이라고 하면 되니까!”

우리끼리이지만 크루들이 장난처럼 말했다.

처음엔 그냥 재미로 웃어넘겼다.


회사도 소속사도 커뮤니티도 아니었다.

그저 대학 때부터 노래를 불러온 바람을 담은

워크앤플레이그룹 이라는 회사 이름일 뿐인데

그 이름 아래 정체 모를 '소속' 되겠다고 했다.


그 후로도 같은 말이 몇 번 더 반복되면서

소속감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  문득문득 

생각하게 되었다.

“이 소속감이라고 하는 게 대체 뭘까?”

혼자만의 질문이 시작되었다.

(왜지? 그렇게 묻는 게 성격이라.. 큭)


2020년 여름 끝자락 돈 벌었으니 워앤플 회식하자! 번개 만남


왜 그럴까?

우리 대부분은 프리 워커로 살고 있거나

그런 환경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다.

나를 규정하고 관리하는 규칙이 딱히 없으며

그건 내가 정하기 나름인 사람들이다.


우주라는 무중력 상태에서 표류하는 느낌

나의 이런 기분을 다른 크루들도 똑같이 느낀다면

그것이 소속감을 원하는 이유일지 모르겠다고 생각했다.


익숙하던 중력이 아닌 곳에서는

혼자 있으면 어디 살짝 부딪히는 찰나의 순간

우주 저 멀리 날아가 버릴 수도 있으니까.


"다미! 이왕 제주로 떠나는 김에 

하고 싶은   해봐!"

그날은 이 말을 해주고 딱 2개월이 지난 시점이었다.

숨 쉬듯 하던 것을 마구 하면서 놀다 보니

어느새 판을 벌려 하루 4시간 수면하게  

웃픈 상황. 당황스러워졌다는 고민을 두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몸으로 부딪혀 경험하는 수많은 도전 속에서

우린 수시로 낯선 상황을 마주하고 또 마주한다.

그래서 '소속'된 곳, 나를 잡아 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무엇을 필요로 할까?

가장 나답게 존재하도록 보호할 

안전장치가 필요했다.

그래서 우린 '결이 같은 사람'이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 왠지 모르게 비슷한 흐름을 가고 있는 크루

- 가치관이나 지향점이 비슷한 크루

- 더불어 관심사의 키워드도 일맥상통하는 크루

그래서 공감받고, 있는 그대로의 내가 

존중받을  있었다.


우리는 각자의 방향성과 규칙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그러나 모두가 같은 규칙일 필요가 

절대(never!) 없다.

지금 익숙하던 규칙이 사라지고,

세상은 빠르게 변화한다.

따라  만한 공식도,

롤모델도 찾는  쉽지 않아

새롭게 달라진 환경에 맞추어 

유연성 있게 적응해야 한다.


그래서 함께 놀며 일하며 일하며 놀도록 두고

가까운 곁에서 그런 나를 관찰해줄 사람이 필요하다.

조금은 시행착오를 겪고, 갈팡질팡하고,

때로는 실패해도 딱히 상관없다.


 과정에서 드러나는진짜  모습일지 모른다.

그걸 보고 크루들은 가감 없이 말해준다.

"지켜보니까, 넌 이렇게 하던데?"

"옆에서 보니 넌 마치 000 이런 사람인 것 같아."

"넌 000 이런 능력이 참 탁월해"


어떻게 이 소속감을 잘 유지할까?

사실은 나도 답을 잘 모르겠다.

에피소드를 하나 풀자면 이런 일이 있었다.


"김대표야" "언니" "워크앤플레이그룹으로

 뭐라도 판을 만들어봐, 원래 잘하던 거잖아"

툭 던진 한마디에서 시작이었다.

그때 나는 뭔가 중압감과 대단히 잘하고 싶은 책임감에

과거 회사에서 기획안 쓰듯 사뭇 진지한 word 문서를

몇 페이지 만들었다. 크루들은 나름 진지하게 들어주었다.


하지만 딱히 별 반응이 없었다.

오히려 나의 책임감을 말렸다.

"그럴 필요 없어. 뭘 애써서 하려고 하지 마"

"꼭 그렇게 긴장하고 힘 줄 필요 없어"

(난 뭘 해야 할 것만 같은데, 하지 말라니..

뭘 어떻게 해야.. 애쓰지 않는 것이란 말이냐!)

"에라이! 그럼 일단 내버려두고 하던 대로 놀지 뭐!"


나 또한 그렇게 어찌할 줄 모르다가

크루들이 손에 쥐어 준 산소 줄에 기대었다.

인위적인 책임감으로 억지 결과를 만들려다..?!

그 습성을 내려놓았다. 크루들 덕분에.

우주 저 밖으로 튕겨 저 나가지 않을 수 있었다.

 

자유로움은 = 마치 무중력 상태처럼 (*출처 : canva)

Kind of soulful boundary

잘은 모르겠지만 우리가 함께하는 방식이

꽤나 소울풀하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었다.

직관적으로 끌리면 Go!

마음에서 끌리지 않으면 Stop!


머리로 계산하거나 가면을 쓸 필요는 없다.

마음에서 이끌려 순수하게 하고 싶으면

크루들도 공감을 했고, 억지로 하면

가차 없이 티가 나는 듯했다.


각자의 개성은 절대 지켜져야 할 영역

우리는 분명히 독립적인 존재이며

각자의 분야와 취향이 별개로 존재했다.

누군가의 조언이나 관여도 썩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각자의 고유성을 존중하는 게

특히나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함께 하면서 나를 위한 조언이

꼭 필요할 때에 스스로 요청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다 보니 각자의 개성이 지켜질 수 있는

관점에서의 서로 조언을 하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편안한 울타리 정도

조금은 안락하고

조금은 안전하며

조금은 든든한

크루들은 소위 <비빌 언덕>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한번 해볼까?"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따스한 힘이 존재했다.




특별한 그룹도 소속도 제한 짓지 않기

누군가 이런 모습을 볼 때

'부럽다' '나도 저기 소속되었으면'

하는 마음이 들곤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

각자의 결이 하나의 행성처럼 고유하니까.

나의 현재 관심사와 맞물려

지금 내 곁에 있는 친구 한 두 명이어도 충분하다.


마음이 잘 맞는 친구

결이 맞다는 모호한 표현으로 열어둔다.

가치관, 취미, 취향, 커리어, 학습도구 등

나다움을 찾게 해 주는 현재의 키워드가 있다.


그것이 맞는 사람이 지금 가장 좋은 사람들이다.

그들과 함께 놀며 성취할 핑계가 있으면 좋다.

여러 그룹일 수도, 수시로 바뀔 수도 있다.


같은 결의 사람과 생각의 확장

그런 친구들이라면 일도 관심사도

그 무엇을 이야기하더라도 잘 통할뿐더러

확장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어느 정도는 비슷하지만, 다양하다는 지점이

우리를 편안하게도 하고 새롭게도 한다.

이왕이면 새로운 것을, 긍정의 마음과, 오픈마인드로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더 오래 보게 되는 것 같다.


모두가 그런 크루들을 각자의
삶에서 만나 소속되기를


진짜 신이 나서 놀기도 하고,

때로는 일에도 적용하며 가다 보면

과거의 치열했던 틀과 습관에서 벗어나

진짜 신이 나서 몰입해 무언가를 하게 되는

그 지점을 알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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