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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우리 Mar 25. 2021

작은 것들을 위한 사회

얼마 전 '건설 시행사'에서 해고된 노동자 사건을 맡았습니다.

해고될 만한 이유가 없었기에 승산이 있었으나, 문제는 상시 근로자 수가 5인 미만이라는 점입니다.

5인 이상 사업장의 노동자만  부당해고에 대한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 회사의 내부 상황을 살펴보면,  

같은 사무실에서 4개의 회사가 함께 운영되고 있어서 총 근로자 수는 10명 가까이 되었습니다.

각각 회사의 대표자는 다른 사람으로 표시되었으나, 실질적으로는 한 명의 '보이지 않는 손'이 지배하는 구조입니다.

한 지붕 세 가족, 아니 한 지붕 네 가족인 셈이지요(이 TV 프로그램 아시는 분 반갑습니다^^)

상시 근로자 수를 판단할 때 법인별로 판단하는 것이 원칙이나, 

회사 간 지분, 주소, 인력 운영, 회계 관리 등을 하나의 사업장같이 운영하였었다면, 

여러 회사의 근로자 수를 합산하여 5인 이상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은 심문회의를 마치고 '화해'하는 것으로 마무리하였습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수준의 금액을 받을 수 있었기에,  노동자의 주장이 대부분 인정된 것이라 생각됩니다.


'건설 시행사'하니 떠오르는 회사가 있습니다. 

몇 년 전 K사의 컨설팅을 수행한 적이 있습니다.

첫 미팅에서 담당자가 회사를 소개하면서 아래와 같이 말하더군요


우리 회사를 건설 시행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요즘 그 회사의 직원들이 "최적화 토지 보상을 위해서 쪼개기 투자를 하였다"라는 뉴스가 들리더군요.


사용자는 법인을 쪼개고, 노동자는 자산(토지)을 쪼개고 

마치, 작은 것이 아름다운 사회가 된 것 같습니다.


노동이나 경제분야에서 완벽한 제도를 만드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최소한...


편법이 큰소리치며 소시민을 유혹하거나 상처를 주지 않기를...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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