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 기고) 조직 내 HR의 신뢰 회복을 위한 5가지 제안
인사가 만사라고 합니다. 조직문화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지금, 이 오래된 격언에 토를 다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정작 인사를 각각 담당하고 책임지는 HR, 경영진에 대한 조직 구성원의 인식은 그리 곱지 못한 경우가 많습니다.
‘조직의 불만이나 어려운 점을 편히 HR에 말할 수 있어?’ 직장 생활을 하는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대답은 어김없이 비슷한 결로 돌아옵니다. ‘어떻게 그래..’ (친구 중 한 명은 정확히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쳤어?’) 이쯤 되면 우리는 ‘왜 조직불만을 HR에게 이야기하지 않지?’ 질문하는 것보다 ‘왜 조직불만을 HR에 이야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지?’ 라고 질문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지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회사의 조직 구성원과 HR 기능/조직 간에는 단지 개별 회사단위를 넘어서서 보편적이고 뿌리깊은 ‘신뢰’ 문제가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는 오랫동안 쌓인 HR에 대한 구성원들의 인식과 경험의 이중주에서 비롯합니다.
기업 구성원들은, 인사는 ‘사측’이라는 인식을 광범위하게 공유합니다. 구성원 개인의 욕구와 회사의 욕구가 대립할 때 인사는 ‘회사의 편’에 설 것이라는 것이지요. 여기에는 다시 두 가지 감정 섞인 인식과 그런 생각을 강화하는 직 간접적인 경험이 자리합니다.
첫째는 두려움입니다. ‘내가 불만을 HR에게 이야기하면 이것이 상부에 보고되고 나는 틀림없이 불이익이나 보복을 당할 거야.’ 두번째는 무기력입니다. ‘HR은 내가 말해봤자 해결해 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어.’ 분명하고 그래서 어려운 것은 이런 인식이 단순한 ‘상상’의 영역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직간접적인 경험이 학습된 결과이기도 합니다.
예컨대 직원들은 자신의 커리어 생애에서 일종의 직장 괴롭힘, 성희롱 등과 같은 해리스먼트성 이슈를 한번쯤은 직간접적으로 맞닥뜨렸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HR이 충분한 공감과 세심하고 민감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경험하는 사람보다 우왕좌왕하거나 문제 덮기에 급급한 모습, 그래서 자신 혹은 자신의 동료가 2차 3차 피해를 받는 모습을 경험한 사람들이 더 많을지 모릅니다. 그리고 이런 부정적 경험은 긍정 경험보다 더 강하게 기억되고, 더 빠르게 구전됩니다.
최근 조직문화에 대한 관심, HR의 역할에 대한 관점변화로 ‘구성원의 경험(Employee Experience)’을 강조하는 회사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Human Resource(인적 자원)이라는 전통적인 인사조직을 칭하는 이름 역시 피플팀, 피플 오퍼레이션팀 등과 같이 좀 더 사람 냄새 나게 바뀌고 있습니다.
권위를 내세우는 HR이 아니라 구성원을 서비스 대상으로 여기고 온전한 지원을 하겠다는 포부를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회사도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구성원들은 HR을 상대로 심리적 안전감을 갖기 보다는 심리적 경계심을 갖고, HR에 대한 조직 내 신뢰 문제 역시 여전한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 해결의 첫 단추는 HR과 기업 경영진이 구성원이 광범위하게 공유하고 있는 심리적 두려움 - 자신의 문제를 솔직하게 회사 내부에 이야기하는 것에 대한 – 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그간 어떤 노력을 했든 간에 그와 관계없이 구성원에게 내재된 기본 값일 수 있다는 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과장되고 자극적인 ‘표현’ 그 자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거나 어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를 바로 시작하기 전에 표현 이면에 숨은 맥락을 파악하고, 자기 성찰, 회고의 관점에서 우리 조직을 돌아보는 ‘잠시 멈춤(Pause)’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안타까운 것은 많은 조직이 그와는 반대로 기업 평판사이트를 찾는 구성원, 집단에 대해 경영진과 HR이 ‘즉각적이고 감정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으로 네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 “누군지 당장 찾아내!” 관계자 색출형입니다. 평판사이트에 부정적인 글을 올린 구성원들이 누구일지를 예측하고 찾는데 주의를 기울이는 것입니다. 조직을 운영하는 관점에서 해당 리뷰가 사실이 아니라 판단되고 표현이 자극적이고 과장되어 실제 조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느낄 경우 그럴수록 더욱 이런 유혹, 덫에 빠지기 쉽습니다.
두번째, “그간 얼마나 잘해줬는데.. 대체 뭐가 문제일까?” 자기중심적인 정신승리 유형입니다.
기업 평판사이트에 올라오는 다수의 부정적인 글이 비록 한쪽의 입장만을 고려해 편향이 되어 있거나 다소 감정적이고 자극적일 수는 있어도 그 이면의 맥락과 원인이 전혀 허무 맹랑하고 새빨간 거짓말인 경우는 오히려 드뭅니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좋은 의도를 가지고 나름의 최선을 기울였고, 잘 해왔는지’에 집중해 평판사이트 내용 이면에서 파악할 수 있는 배움, 구성원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의 문을 굳건히 닫아버리곤 합니다.
세번째, “됐고, 수단방법 가리지 말고 내려!” 닥치고 방어형입니다. 어떤 조직은 상황 맥락 파악 전에 일단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이에 대응하고 반응합니다. 블OOO와 잡OOO을 상시 모니터링, 종합해 일일 보고하고 대응하는 임무가 주인 직원이 따로 생겨날 정도입니다.
반대로 ‘방치형’도 있습니다. 이는 주로 ‘자기중심적 정신승리’ 유형과 자주 결합하는데, HR과 경영진은 그 원인, 맥락을 파악하기 위한 의지의 문을 닫음과 동시에 대응의 문도 닫아버리며 ‘그들 만의 세계’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평판 사이트가 뭐가 중요해, 우리 스스로 잘하고 있으면 됐지..’ 이런 생각은 객관적인 사실 인식을 벗어나 균형을 잃을 경우 소위 ‘정신승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결과를 초래하게 됩니다.
뇌 과학, 행동 심리학이 말하는 배움, 성장의 첫 단추는 ‘메타인지’입니다. 메타인지는 자기 자신의 상황과 맥락을 가능한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것이 긍정적인 것이든, 부정적인 것이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조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평판 사이트의 부정 메시지에 즉각 반응하기 보다 수많은 보이스 속에서 우리 조직이 여전히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가능한 있는 그대로 조망하고, 이해하고 배움을 찾으려는 진실한 노력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HR의 신뢰 회복을 위해, 공론화가 필요한 중요한 이슈가 또 있습니다. HR의 역할이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조직 구성원, 최고 경영진, 나아가 HR 조직 간의 합의와 공감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조직의 각 기능을 하나의 인격으로 의인화를 하면, HR만큼 다중 인격적인 기능이 또 없을 정도로 HR은 그 안에서 하는 업무의 속성과 결이 매우 다릅니다.
어떨 때는 구성원의 성장과 개발을 돕는 데 전력을 다한다지만 또 어떨 때는 조직의 위기상황을 맞아 인력을 감축하는 고통스러운 이슈를 리드하기도 합니다. 월급을 계산하고 정확하게 지급하며, 휴가일수를 세고, 각종 면접 스케줄을 조율하는 지극히 행정 서비스 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동일한 담당자가 ‘자유와 책임 문화’, ‘조직의 목표, 성과관리’라는 지극히 추상적이거나 전략적인 프레임을 제시하며 조직의 변화관리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기도 합니다. 즉, HR은 그 자체로 매우 천차만별의 업무를 동시 다발적으로 수행합니다. 문제는 오히려 이런 특성 때문에 조직 구성원과 경영진이 HR을 스테레오 타입으로 인식하고 대할 위험이 있습니다. 조직 구성원과 경영진은 때때로 HR이 가진 복합적인 속성, 맥락의 단편만을 보고 전체를 유추하게 되는데 여기서 HR의 역할/책임에 대한 오해가 발생하기 쉽습니다.
이 과정에서 고착된 비생산적인 논쟁 프레임이 있습니다. HR은 누구를 섬겨야 하는가에 대한 논쟁입니다. HR 담당 실무자들이 사석에서 사내 동료들에게 꼭 듣는 질문이 있습니다.
‘너는 사측이야, 노측 이야?’
이 프레임 안에서 직원들은 HR 내부 구성원을 ‘사 측에 가까운 사람’, ‘노 측에 가까운 사람’, ‘내 편을 들어주는 사람’, ‘저 쪽 사람’ 등으로 분류해 편을 가르곤 합니다. 최고 경영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직원들 과의 대립, 긴장 상황에서 – 그것이 합리적이든 비합리적이든 - 철저히 자신의 명령과 생각에 빙의 해 상황을 정리해주기를 기대합니다.
조직이 이런 류의 이분법적인 프레임에 갇혀 HR을 정의하는 한, HR이 조직 안에서 조직의 신뢰문화 구축에 제대로 기여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 단편적인 프레임 안에서는 HR의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역할 맥락을 통합적으로 설명하고 이행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결국 HR조직 스스로 분열하고 조직적 번아웃을 겪기도 합니다.
잠시 상자 밖으로 나와 다시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HR은 조직에서 누구를 섬겨야 할까?’ HR이 궁극적으로 섬겨야 하는 대상은 조직 구성원, 최고 경영진 모두 아닙니다.
HR은 누구의 편을 들어 서비스하거나 심판하는 ‘행동대장’이 아닙니다. 기업이 정한 원칙을 중심으로 조직 주체 간의 다양한 업무, 관계 갈등을 중재하고 조율, 조언하는 ‘중재자’, ‘조율자’로 HR의 조직 페르소나를 재정립해야 합니다.
우리 주변에서 각자가 나름의 이유로 찾는, 친밀하면서도 훌륭한 운동 코치, 의사, 신부/목사/승려 등과 같은 직무의 페르소나를 떠올려 봅시다. 이들의 공통점은 ‘내 생활과 삶 속’에 들어와 있으면서도 동시에 나와 ‘적정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들은 내게 공감하면서도 동시에 나와의 적정 거리두기를 통해 내가 나 스스로를 정확히 파악하고 대처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기업에서 HR이 경영진과 구성원을 대상으로 해야 하는 본질적인 역할상도 마찬가지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업 내 각 기능, 그리고 그 기능 안에서의 개인은 자신이 속한 조직과 역할에 온전히 몰입해야 하지만, 때때로 그 몰입이 다른 동료, 다른 조직에 대한 이해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경영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업무, 관계 갈등이 어김없이 발생합니다. 때문에 기업이 성장을 하든, 위기에 봉착해 있는 ‘사람’의 관점에서 조직을 바라보면 ‘조직은 언제나 고통스럽습니다.’ HR은 그 고통과 불편을 ‘해결’하는 주체가 아닙니다. 다만 조직과 그리고 개개인이 조금 더 의미 있고 성숙한 방향으로 자신에게 당면한 고통을 관리할 수 있도록 ‘적정 거리를 두고’ 조율하는 ‘현명한 조율자’가 될 수 있고, 또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HR 스스로 높은 눈높이와 넓은 시야를 갖는 것입니다. 위에 나열한 직무 페르소나의 또다른 공통점은 각자의 영역에서 갖는 ‘높은 전문성’입니다. 채용, 평가, 성과관리 스킬 등과 같은 인적자원관리에 대한 전통적 하드 스킬을 뛰어넘어 각각의 조직과 개인이 가진 업무적이고 역할 적인 맥락을 개별적으로 충분히 파악하고 이를 기업의 원칙을 기준으로 ‘조망’하고 조율할 수 있는 넓은 시야, 소프트 스킬이 어느때 보다 중요합니다.
두번째는 권한입니다. 아무리 높은 전문성과 의지, 능력과 태도를 HR이 갖추었어도 조직 안에서 HR의 역할에 대한 인정과 권한 부여가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최고 경영진, 경영자의 용기와 결단이 필요합니다. 구조적으로는 권력적이고 수직적일 수 밖에 없는 ‘기업’의 속성을 감안할 때 HR에게 적정 거리두기에 기반한 ‘조율자’의 역할을 맡긴다는 것은 최고 경영자가 자신의 권한의 일부를 스스로 포기하고 절제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지속 가능하게 성장하고 생존 가능성 높은 조직을 위해 ‘자율적 문화’를 추구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수평적인 리더십이 강조되듯, 보다 건강하고 성숙한 조직을 위해 경영자는 HR로 하여금 조직의 메타인지를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도록 허하고, 이를 위해 필요한 권한을 부여해야 합니다.
HR, 그 중에서도 인재 영입 및 조직개발과 관련한 업무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다 보면 심심치 않게 겪게 되는 딜레마가 있습니다. 외부에 알리는 메시지, 브랜딩과 실제 조직 내부 모습 간의 충돌 문제입니다. 기업 현장에서 많은 갈등과 고통스러운 이슈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기업의 홈페이지와 채용 채널에서 비춰지는 기업의 메시지는 한결같이 ‘유토피아’ 적입니다.
이제는 천편일률적인 기업의 채용 홍보, 브랜딩에서 기업의 실제 모습을 파악하기 힘들다 판단하는 잠재적 후보자들은 지속적으로 평판사이트에 유입되고, 그 안에서 기업과 기업 문화에 대한 실질적인 힌트를 얻으려 노력합니다.
채용을 ‘입사’의 타임라인이 아니라 후보자가 입사해 조직에 온전히 기여하고 안정적으로 통합되기까지의 과정으로 인식한다면, 그럴듯한 포장, 단기적인 대응 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고 일관된 메시지와 행동을 통해 내실을 함께 다져 앞과 뒤가 크게 다르지 않은 기업 브랜드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외부의 잠재적 후보자들 역시 한껏 치장되었지만 정작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화려함 보다는 부족한 점은 부족한 대로, 조직 내 존재하는 어려움은 어려운 대로 진정성 있게 소통하며 개선을 꾀하는 모습이 기업 뿐 아니라 자신에 더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외연과 내실의 통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작은 ‘경험’의 축적이 필요합니다.
문제 상황에서 ‘HR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훌륭하게 내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었던’ 경험, 한 개인의 입장에서 자신이 갖고 있던 HR에 대한 막연한 불신과 두려움, 때로는 무기력함에 대한 인식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게 하는 개인적 경험이 하나 두개 모일 때 우리 동료 스스로 외부 평판사이트 앞에서 감정적으로 흔들리기 보다, 공정한 목소리를 내줄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일련의 ‘반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찾아가야 합니다. HR이 구성원의 불만, 어려움을 듣고 해소하는 역할을 조직 내에서 담당한다고 해서, 직원들이 자신의 불만과 어려움을 자연스레 HR에 이야기하고 찾아 올거라 기대하고 또 그래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조직 현실을 비추었을 때 오히려 비현실적인 기대일 것입니다.
거듭 말하지만, 제안 1에서 주장했듯 우리는 구성원의 (HR, 경영진에 대한) 심리적인 두려움, 불안에 대해 인정하고 이해해야 합니다. 때문에 구성원의 불만과 어려움을 진정으로 듣고 이해하고 해소하고 싶다면, 찾아가야 합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는 구성원을 찾아가는 노력의 일환으로 일대일 미팅(1 on 1 meeting)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 회사의 인사 리더로서 나는 특별한 이슈 상황이 아니더라도 업무의 반 이상을 각 조직 리더, 그리고 팀원과 수시로 일대일 미팅을 하면서 구성원의 업무 맥락을 듣고 또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회사의 상황, 맥락을 솔직하게 전달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지만 적어도 확실한 것은. 그냥 기대하고 기다렸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이 우리 개별 구성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 나아가 그들이 가진 문제를 중재하고 조율해줄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마지막으로 조직에서 HR을 담당하시는 분들께 특별히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너무 지치지 마시라는 점입니다. 우리의 노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선을 다해도 여전히 많은 구성원들은 HR을 불신할 수 있고 평판사이트의 글은 넘쳐날 수 있습니다.
그런 과정에서 많은 HR 담당자가 지치고, 조직 구성원의 고통 그 이상의 정신적 고통, 마음의 병을 앓는 것을 봅니다. 그런데 부디 실패를 HR, 그리고 HR 담당자의 실패로 자책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한 기업의 문화를 다루고 조직의 건강을 관리한다는 것은 매우 장기적인 관점과 엄청난 물리적시간, 에너지가 투여되는 일입니다. 즉, HR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장거리 마라톤을 준비하는 자세, 태도가 필요합니다. 지치지 않고 지금 속한 현실에서 진정성 있는 노력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마음의 체력을 함께 쌓았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의 마음도 케어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2021. WANTED, 요즘일잘러와 HR 시리즈 1화, 기고글
Book: 상효이재, 초개인주의 Over-Individualism, 한스미디어, 2022
장재웅, 상효이재, [네이키드 애자일] , 미래의 창,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