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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영준 Nov 28. 2024

대표님,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2024.4

4년여 간 두 회사에 같이 근무하였었고 지금은 멀찍이서 서로를 응원하는 한 직원이 밥을 먹다가 불현듯 이야기하였다. 자기 확신이 아직 부족해 침몰해가는 배에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고 그런대로 그 안에서 자신의 역할을 하며 버텨보겠다고 생각하는 직원이다.

많이 생각할 것 없이 세 가지만 한번 생각해보라고 하였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
내가 해야 하는 일.
나만이 할 수 있는 일.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 중에서 내가 해야하는 일을 고르고
그 중에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다시 골라
그걸 미션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조언하였다.

물론 역순도 좋다.

그러면서 만다라트를 함께 추천해주었다.

내가 당장 할 수 있는 일은 81가지를 넘어 810가지, 8100가지가 될 지도 모른다. 그 중 내가 해야 하는 일을 추리고 가운데에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고르게 조언했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나 말고도 다른 사람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걸 내 삶의 사명이라 생각하고 내 삶의 이정으로 삼는 작업은 높은 확률로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나 스스로의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지방에 산재한 중소기업에게 업무 문화의 혁신을 가져오고 그를 통해 향후 백년을 지탱할 굳건한 뿌리를 내리게 하는 일이다. 그를 위해 내가 해야하는 일은 업무 문화를 가장 빠르게 바꿀 수 있는 SaaS를 그들에게 보급하고, 그들이 어려워하는 일에 대해 들어주고 조언하며 간접적인 경험과 그에 기반한 문제 해결방법을 들려주는 것이다. 전국 수백만 중소기업의 사정을 헤아리며 그들의 고민이 어떤 바닥에서 올라온 것인지를 함께 살피고 부정하지 않은 방법으로 떳떳하게 그들을 도우며 내가 속한 조직도 함께 도와야 한다.

그걸 위해 나는 끊임없이 사람을 만나고 정보를 취득하며 여러 학습 데이터를 내 머리속에 우겨넣어야 한다. 이게 내가 돈이 안되는 만남도 꺼리지 않는 가장 큰 이유이다.

엊그제 컨설팅을 간 업체에서 궁금하신 점 없으시냐 물었더니 수수료가 얼마인지를 물었다.

그래서 제가 한 말로 매출 신장이든, 직원 채용이든 성과가 나면 그때 얘기해보자고 하였다. 귀사가 5인 미만이라서 동정심에 그러는 것도 아니고 내 실력에 자신감이 없어서도 아니니 걱정마시라고 전하며 제가 추구하는 바는 당장의 수수료가 아니라 그 너머라고 오글거리는 멘트를 남기고 자리를 떴다.

정보과잉의 시대에서 내가 할 일은 줄어들지 않는다. 그렇다고 모든 걸 다 해낼 수도 없다. 그럴바에야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정하고 남은 삶의 이정표로 삼는것도 나쁘진 않겠다. 라는 생각이 요즘따라 자주 든다.

역사에 이름을 남겼던 수 많은 이의 발자취가 그러했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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