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
요새 저런 걱정하시는 분들을 주변에서 보곤 하는데
언젠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은 그럴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내가 반골이다보니 전세계를 뒤덮은 AI광풍에 본질적인 불편함이 생긴게 가장 큰 이유지만..
한 4년전 쯤, 주니어 개발자들에게 담배피며 얘기하곤 했다. 앞으론 나같이 코딩 모르는 사람이 말만 해도 개발이 가능한 시대가 올 거라고. 2천년대 초반 웹사이트 구축에 수백수천이 들던걸 이제 wix같은 툴로 금방 구현할 수 있고 기초적인 디자인은 미리캔버스나 캔바로 하니 굳이 포토샵이나 일러스트레이터를 배울 필요도 없지 않느냐고.
그러더니 주니어 개발자가 물었다.
그럼 개발자말고 다른걸하는게 낫겠느냐고
그래서 아니라고 했다. 다만 지금처럼 코드로 노가다뛰진 말라고 했다. 미리캔버스가 몰아낸건, wix가 쫓아버린건 얼치기 홈피구축업체와 창의력없는 디자이너라고.
오히려 이러한 툴이 보급된 후 '생각'할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관련자들의 몸값은 더 뛰었으니 코드 몇 줄 쓰는거에 만족치말고 뭐든 더하라고 했다. 기획이든 영업이든 디자인이든..
내가 말했던 말로 코딩하는 세계는 5년이 아닌 그 말을 뱉은지 3년만에 와버렸다. 그리고 모두 어수선하고 혼란스러워한다.
내 일이 사라질까 걱정하고 업무의 변화에 뒤쳐질까 걱정이다. 그런데 그런 걱정 할 시간에 본질에 집중하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잘 알고있는 대표님이 AI를 활용해 중소기업을 컨설팅하고 월에 5백씩 받으니 같이 하시자고 권유해봐서 들여다보니 그냥 gpt와 미드저니 활용에 머문다. 이걸 오백씩이나 받고? 이건 사기다. 이렇게 돈벌 바에야 벌 생각없다고 말씀드리고 관계를 정리했다. 컨설턴트들이 사기꾼 도둑놈 소리듣는 대부분의 이유는 이렇듯 컨설턴트들이 스스로 자초한다.
어쨋든 AI는 분명 우리 삶을 편하게 바꿔줄 것이 확실하고 이미 그렇게 하고있다. 돈 벌 욕심들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gpt하나만 가지고 수억 원씩 쓸어담는다. 개인적으로는 그게 바람직한 방향인지는 모르겠다. 그들이 돈을 버는 원동력은 새로운 변화에 놓인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두려움이다. 그러나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다.
회사에서 필요한건 gpt로 쓴 자소설이 아닌 삶의 흔적이 오롯이 담긴 이력서고 ai로 뚝딱 만들어 빠르게 제출하고 으쓱대는 ppt가 아닌 업무의 본질을 꿰뚫고 그에 맞는 고민이 담긴 ppt다.
AI가 고도화되고 일상에 젖어들수록 업무의 본질을 더욱 파고들자. 속도는 더디고 결과물이 아름답진 않을지라도 세상을 바꿔온 건, 그리고 앞으로도 세상을 바꿀 수 있는건 사람만이 가진 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