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택목
간혹 조언을 구하는 친구나 후배, 직장 사람들의 불만을 마주할 때가 있다.
현재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 다는 불만이다.
상사는 아무 것도 모르는 것 같고 대표는 고집불통이다. 월급은 짜고 내가 뭐 해야하는 지도 모르겠다 등등
매번 같은 레퍼토리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럴 때, 나는 한 가지를 묻는다.
너는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어떤 노력을 했느냐고.
나도 생겨먹은 성질이 반골이라 불만이 많다. 이래서 싫고 저래서 싫다. 그래도 그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한껏 머리를 짜내어 미래를 그리고 청사진을 만들었다.
지금 회사를 퇴사하였을 때, 재입사를 권유하는 상무님께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대표님이 제 생각을 받아들이지 않으시는 데 갈 이유가 있을까요?"
"대표님은 말 그대로 대표인데 네 말을 다 들으실 필요는 없잖아."
"예, 그래서 안가는거에요. 나무가 새를 고르는 게 아니라 새가 나무를 고르고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게 맞으니까요. 그게 조직을 위해서도, 서로를 위해서도 좋지 않을까요?"
그 말에 상무님은 한동안 재입사 권유를 하지 않으셨다.
물론 지금은 내가 내건 조건에 대표님이 모두 수락하셔서 잘 다니고 있다.
공자도 비슷했던 것 같다.
공자가 위나라의 권력자인 공문자를 찾아가 만났는데 그는 왕도에 대해 논하지않고 오히려 대숙질을 공격하는 문제를 상의했다. 공자는 실망한 나머지 "저는 제사에 대해서는 제법 알고 있으나 전쟁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라며 자리를 뜨고선 제자들에게 떠날 준비를 시킨다.
제자들은 위나라에 오자마자 떠나려는 공자를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보며 왜 떠나야하는지 묻자 공자가 말한다.
"똑똑한 새는 좋은 나무를 가려 둥지를 튼다. 마찬가지로 기왕 벼슬살이를 하더라도 훌륭한 군주를 찾아 벼슬살이를 해야하지 않겠느냐."
후에 그 소식을 전해들은 공문자는 한달음에 달려와 사죄를 구하였고 공자는 일단 공문자의 요청을 받아들여 잠시 머물렀지만 곧 고국인 노나라에서 귀국을 강력히 권해 홀연히 노나라로 떠나고만다.
조직 생활에 불만은 당연히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맘에 드는 동료가 없을 수도 있다. 다만 모든 문제의 원인을 외부에서만 찾으면 어느 곳에도 정착할 수 없다. 아니, 집에서도 정착하기 힘들지 모른다.
성인이라는 공자마저도 자기 의견과 다른 걸 물어봤다고 자기 철학과 다르다며 홀연히 떠나버리는 게 조직이고 직장이다. 다만 떠나기 전에 내가 '현명한 새'인지, 이 나무를 가꿔보려고 시도조차 했는 지는 다르게 생각해야할 문제이다.
다시 돌아와 조언을 구하는 이들에게 저런 질문을 하면 자기 나름대로 노력했노라 말하곤 한다.
그러면 왜 그만두지 않느냐고 묻는다. 그렇게 욕나오는 직장이면 관두는 게 맞지 않나? 라는 생각과 더불어.
그러면 갖은 핑계를 댄다. "그래도 우리 팀장님은 좋아" "일단 이직할 곳을 제대로 알아보고.." "일단 3개월만 차면 1년찬데 퇴직금이라도 받아야.."
허튼 소리!
당장 박차고 나갈 용기도 없으면서 이러니 저러니 판단하고 재지마라.
'양금택목'은 회사에서 암덩어리로 자라나고 있는 용기도 없는 이들에 대한 변명도, 이직 사유도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세운 가치가 맞지 않는다면 홀연히 회사를 떠나 홀로서기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이들의 삶의 방식일 뿐이다.
더는 조직을 어지럽히지말고 회사에 암덩어리를 만들어내지말자.
그런 사람 치고 끝이 좋은 사람은 한 번도 보질 못했다.
다만, 내가 날개를 펼 수 없는 가시나무 위에 둥지를 틀었다면
다른 나무로 날아갈 때에 누구보다 굳센 용기를 가지자.
당신은 창공을 날아오를 현명한 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