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자유 수영
눈을 뜨면 달콤한 주말이 시작된다.
달그락 달그락 아침을 준비하는 엄마의 부엌의 바쁜 움직임이 귓가에 들린다.
주말 아침에는 엄마의 기상 시간에 맞추어 모든 가족이 빠짐없이 아침 식사를 같이 하는 것이 우리 집의 암묵적인 룰이다. 다른 집처럼 주말이라 늦잠은 용납되지 않는다.
다 같이 잘 잤냐는 인사와 함께 아침식사를 하면서 일주일간의 에피소드를 공유한다.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서로 공유해야 하는 일정 및 계획에 대해서도 공유한다.
아침 식사가 끝나면 비로소 다시 늦잠을 잘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다. 하지만 이미 깨어버린 몸은 더 이상 잠을 원하지 않는다. 주중부터 계획했던 주말 아침 자유수영을 가야겠다고 결심한다.
어차피 다시 씻어야 해서 세수와 이만 닦고, 수영복을 챙겨 나와서 수영장으로 향한다.
주중에는 월수금 저녁에 수영 강습을 받고 있는데, 저녁에 야근하거나 일이 있으면 못 갈 때가 있다.
수영에 진심이 되고 나서는 이렇게 어쩔 수 없이 못 가게 되는 날들이 아쉬워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수영 강습을 하루라도 못 가면 대신 하루 자유수영을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수영장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사람들이 와서 몸을 풀고 수영을 하고 있다. 역시 다들 부지런하다.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샤워를 한 후에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수영장에 들어간다.
작년 11월부터 초급반으로 시작해서 1년이 지나 다른 사람들 보다 빠르게 상급반으로 진급했다.
상급반으로 올라오고 나서 첫 자유 수영이라 어느 레인에서 자유 수영을 해야 할지 잠깐 고민했다.
초급반일 때는 당연하게 초급 자유 수영 레인에서 수영을 했었다. 이제 상급반인 나는 초급 레인으로는 가면 안 될 거 같은데 중급레인으로 갈지 상급 레인으로 갈지 고민이 되었다.
고민 끝에 중급 레인으로 가서 웜업을 위해 자유형 3바퀴를 연속으로 돌기 위해 첫 스타트를 시작했다.
그런데 25m 레인에서 처음 시작할 때부터 앞에 사람에 걸려서 바로 사이드 턴을 할 수가 없을 만큼 속도 차이가 났다. 내 수영 실력이 그동안 얼마나 성장했는지 알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수업만 들을 때는 모르고 있었으나 상급반에 올라오고 나서 내 자유형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그리고 속도도 빨라졌는지 알 수 있었고 스스로 뿌듯함을 느꼈다.
중급에서 상급 레인으로 가니 상급 레인이 내 수영과 속도가 맞았고, ‘이제 내가 정말 상급 수준이구나’를 깨달았다. 자유형 200m 정도를 워밍업으로 시작해서 평형, 접영 등을 연습하고 IM이라고 불리는 접영-배영-평영-자유형 릴레이를 2번 정도 돌았다. 산소 호흡을 제한하고 무호흡으로 자유형을 빠르게 가는 것도 수업시간에 많이 힘들었어서 연습을 했다. 연습을 하니 수업 때보다 조금 더 숨을 잘 참을 수 있게 되어가는 듯 했다. 수영이 끝나고 나오니 너무 상쾌했다.
주말 아침을 자유 수영으로 시작하니 좀 더 건강해지는 느낌도 들고, 내 수영 실력도 조금은 향상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한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