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World traveler Nina Jul 19. 2021

내가 나 자신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나요?

[마음을 건들이는 문장]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손미나) 1

"내가 나 자신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나요?

 

내 몸 대신 저 앞에 있는 사람의 단단하고 날렵한 몸을 갖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요?

그건 너무나 큰 배신행위나 마찬가지예요. 평생 함께할,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군을 못마땅해하고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명심하세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지 않으면 자신이 만들어놓은 한계의 노예가 되는 겁니다."-143-


우리는 쉽게 타인과 나를 비교한다.

나보다 잘 나가는 것 같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뭘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시리 주눅이 든다.

한국인의 특성 상 어릴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선생님으로부터, 친구로부터, 그리고 때로는 연인으로부터,

우리는 비교를 '당'해왔고, 그것이 이내 익숙해져서 나도 그들을 '비교'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누구든지 자신만의 컴플렉스가 있다. 책 속에서는 요가를 하는데 나보다 멋진 몸을 가지고 유연하게 요가를 수행하던 요가 메이트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운동을 하다보면 자신만의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 한계를 마주할 때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눈에 더 잘 '띄기' 마련이다. 나도 운동을 할 때 그런 마음을 먹었던 적이 참 많았었다. 취미 발레를 배울 때는 다른 메이트를 보며 나도 저렇게 다리를 찢고 싶기도 했고, 때로는 그들의 가녀린 다리가 부러워서 짧고 통통한 내 다리를 그들의 다리와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운동을 하다보면 세상엔 참 예쁘고 몸매 좋은 사람들이 많다.


마른 다리로 산다는 것은 과연 얼마나 행복할지에 대해 고등학교 때 문법시간에 배운 가정법 'If I were a bird,(내가 새라면, 훨훨 날아갈텐데..)'를 회상하며 '내가 새 다리를 가진다면...'류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다.

(상상만 해도 행복했다. 인간의 상상력이란 참 개방적이고 자유롭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아무 조건없이 사랑해주었다면 쓸데없는 내 몸에 대한 자책과 원망과 먹는 스트레스따윈

(엄마랑 딸 세명이 모두 하체가 튼실한 걸보면 이건 분명히 유전임에 틀림이 없다.)

받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쁜 몸을 가진 사람을 볼때마다 나의 결핍이 있는 곳에 눈길이 가고 부러움에 몸서리쳤다.

부모님(특히 날 낳아주신 엄마)은 튼튼한 다리로 오래 오래 잘 걸을 수 있으니 체력이 좋은 게 너의 장점으로 여기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난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몸으로 인해 내 자신에게 항상 한계를 두었던 것 같다.

'넌 다리가 튼튼하니까. 여리여리 하지 않으니까.'라는 굴레를 씌우고 나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로 많은 기회들을 날려먹었다. (가만 생각하니, 왜 그리 집착한 건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내 마음은 참 불행했다. 그래서 왠지 말라 보이게 사진을 찍으려 노력을 했는지도.


평생 함께할,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군인 나를 미워하지 말고,

몸과 마음의 목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아껴줘야 겠다. 우리 친해지자.



서울숲 출사 갔을 때 일행이 찍어준 사진,  참 마음에 든다.
매거진의 이전글 갑자기 모든 것을 다 던져버리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