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건들이는 문장] 어느 날, 마음이 불행하다고 말했다(손미나) 1
"내가 나 자신이 아니었으면 하고 바란 적이 있나요?
내 몸 대신 저 앞에 있는 사람의 단단하고 날렵한 몸을 갖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은요?
그건 너무나 큰 배신행위나 마찬가지예요. 평생 함께할,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군을 못마땅해하고 부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요.
명심하세요.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지 않으면 자신이 만들어놓은 한계의 노예가 되는 겁니다."-143-
우리는 쉽게 타인과 나를 비교한다.
나보다 잘 나가는 것 같은 사람과 함께 있으면 뭘 잘못한 것도 아닌데 괜시리 주눅이 든다.
한국인의 특성 상 어릴 때부터 부모님으로부터, 선생님으로부터, 친구로부터, 그리고 때로는 연인으로부터,
우리는 비교를 '당'해왔고, 그것이 이내 익숙해져서 나도 그들을 '비교'하는 것이 당연해졌다.
누구든지 자신만의 컴플렉스가 있다. 책 속에서는 요가를 하는데 나보다 멋진 몸을 가지고 유연하게 요가를 수행하던 요가 메이트에 대한 이야기가 실렸다.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 생각한다.
운동을 하다보면 자신만의 한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 한계를 마주할 때 나보다 잘하는 사람이 눈에 더 잘 '띄기' 마련이다. 나도 운동을 할 때 그런 마음을 먹었던 적이 참 많았었다. 취미 발레를 배울 때는 다른 메이트를 보며 나도 저렇게 다리를 찢고 싶기도 했고, 때로는 그들의 가녀린 다리가 부러워서 짧고 통통한 내 다리를 그들의 다리와 바꾸고 싶다는 생각도 했다. 운동을 하다보면 세상엔 참 예쁘고 몸매 좋은 사람들이 많다.
마른 다리로 산다는 것은 과연 얼마나 행복할지에 대해 고등학교 때 문법시간에 배운 가정법 'If I were a bird,(내가 새라면, 훨훨 날아갈텐데..)'를 회상하며 '내가 새 다리를 가진다면...'류의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도 했다.
(상상만 해도 행복했다. 인간의 상상력이란 참 개방적이고 자유롭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아무 조건없이 사랑해주었다면 쓸데없는 내 몸에 대한 자책과 원망과 먹는 스트레스따윈
(엄마랑 딸 세명이 모두 하체가 튼실한 걸보면 이건 분명히 유전임에 틀림이 없다.)
받지 않았을 텐데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쁜 몸을 가진 사람을 볼때마다 나의 결핍이 있는 곳에 눈길이 가고 부러움에 몸서리쳤다.
부모님(특히 날 낳아주신 엄마)은 튼튼한 다리로 오래 오래 잘 걸을 수 있으니 체력이 좋은 게 너의 장점으로 여기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난 내 마음에 들지 않는 몸으로 인해 내 자신에게 항상 한계를 두었던 것 같다.
'넌 다리가 튼튼하니까. 여리여리 하지 않으니까.'라는 굴레를 씌우고 나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이유로 많은 기회들을 날려먹었다. (가만 생각하니, 왜 그리 집착한 건지 모르겠다.)
그런 생각을 할 때마다 내 마음은 참 불행했다. 그래서 왠지 말라 보이게 사진을 찍으려 노력을 했는지도.
평생 함께할,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든든한 지원군인 나를 미워하지 말고,
몸과 마음의 목소리에 항상 귀를 기울이고 아껴줘야 겠다. 우리 친해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