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근교 드라이브 및 주말 여행지 추천
요즘 같이 더운 날에는 그저 에어컨 잘 나오는 곳에서 시원한 거 마시면서 쉬고만 싶다.
그러면서도 주말인데 어디 놀러가야 하는게 아닌가 하는 이중적인 마음이 든다...;
(쉬고 싶으면서도 놀러가고 싶은 간사한 사람의 마음)
그래도 어디론가 놀러가고 싶다는 마음이 집에 있고 싶은 마음을 이겨서 어디론가 가기로 했다.
이번엔 어디로 갈까?
경기도 포천과 연천, 강원도 철원의 경계에 위치한 한탄강은 시원한 물줄기를 바라보는 매력이 있다.
유네스코에도 보호해야 할 곳으로 이곳이 등재되었다고 하니 새로웠고 지질학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곳이다.
한탄강의 유래
한탄강은 궁예의 태봉국 폐망과 한국전쟁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어 한이 서려 있다는 뜻에서 한탄강으로 불렸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사실은 '큰 여울이 있는 강'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김정호가 펴낸 지리지인 '대동지지'에는 물의 흐름이 빠른 급류가 많아 '여울이 크다'는 뜻의 대탄강으로 불렸다.
50~13만 년 전 북한의 강원도 평강 부근에서 수차례의 화산 폭팔이 있었고, 분출된 용암이 남쪽으로 흘러 한탄강을 메우고 철원, 포천, 연천을 거쳐 임진각 임진강 하류 파주 율곡리까지 뒤덮어 용암대지를 형성했다고 한다.
용암 대지가 식으면서 4~8각 기둥으로 굳어졌고, 그 위로 비가 내리면서 침식에 의해 절리가 깎여 나가면서 화강암이나 편마암의 경계를 따라 침식이 전개되었다. 용암대지 한 가운데가 침식되어 양쪽 절벽이 수직 절벽인 협곡이 만들어졌고, 성분이 서로 다른 암석 경계면을 따라 침식되어 화강암 지역은 완경사, 현무암 지역은 급경사인 비대칭 침식 면이 계속적으로 만들어 졌다고 전해진다.
입구쪽에는 지질 공원의 상징으로 보이는 캐릭터들이 입장객을 맞이한다.
역시 포토존에서 사진 찍는 건 결코 빼먹을 수 없다.
나만 알고 싶은 숨겨진 명소, 비둘기낭 폭포
천연 기념물 제 537호로 로 지정된 비둘기낭 폭포는 각종 드라마에도 많이 등장했던 숨겨진 명소이다.
('선덕여왕', '추노', '최종병기 활', '늑대소년', '괜찮아, 사랑이야' 등)
이곳은 포천 불무산에서 발원한 작은 하천이 한탄강과 만나는 부근에서 용암대지를 깎아내려 멋진 폭포와 동굴, 깊은 협곡을 만들었다.
'비둘기낭'이라는 이름은 옛날부터 이곳 동굴과 암석의 갈라진 틈에 멧비둘기들이 많이 서식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상류의 작은낭 폭포, 중간의 비둘기낭 폭포, 그리고 4각 내지 6각의 기둥모양으로 갈라지는 주상절리가 잘 발달한 협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의 길이가 약 500m이고 검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협곡은 폭포, 동굴, 주상절리, 얇게 갈라지는 판상절리, 가뭄에도 지하수가 흘러나와 마리지 않는 맑은 물, 식물들이 있다고 한다.
거의 기대를 안하고 방문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비둘기낭 폭포를 방문했을 때 내 머리속에 든 생각은
'우리 나라에 이런 멋진 곳이 있었다고??? 왜 여태껏 몰랐지???'였다. 그만큼 풍경이 충격적으로 아름다웠고, 연신 이 광경을 놓칠세라 카메라와 핸드폰 셔터를 번갈아 누르기 바빴다.
우리만 그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닌지 여기 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고, 서로 인증샷을 찍어주기에 여념이 없었다.
물빛이 마치 빙하에서 녹은 것처럼 엷은 푸른 빛을 띄었으며 햇빛에 반사되어 더 눈이 부시게 파랬다.
눈에 담은 것 만큼 사진으로 색감이 담기지 않아 아쉬울 정도로 아름다운 관경이었다.
가족들과 여기는 또 와야 겠다며, 주변사람들에게 추천해야 할 명소라고 입을 모아 칭찬했다.
파주에서 나고 자란 경기도 토박이로서도 이곳은 나에게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새로운 추천지로 떠올랐다.
누가 비둘기낭 폭포가 아니랄까봐 데크의 한쪽은 비둘기 모형으로 꾸며져 있어서 귀여웠다.
비둘기낭 폭포에서 나오는 길에 비둘기낭 전망대가 있어서 가보았는데 특별한 것이 있는 것은 아니고,
폭포 흘러내려오는 방향을 향해 멀리서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작은 물줄기들도 보이긴 한다.
한탄강 전망대
시원한 폭포를 만나고 왔으니 이제 넓은 한탄강의 전경을 볼 차례였다.
한탄강 전망대에 올라서니 머리카락을 흩날리는 시원한 바람과 함께 푸르른 나무들과 물줄기가 병풍처럼 펼쳐졌다.
역시 이런 멋진 전경을 보기 위해서는 전망대는 꼭 와줘야 한다.
한탄강은 '한탄'보다는 '감탄'이 나왔다. 앞으로 봐도 멋지고, 옆으로 봐도 멋지고, 뒤로 봐도 멋졌다.
그리고 여기도 비둘기가 '구구'를 외쳤고, 너무 더웠던 나는 갑자기 '구구 크러스터'가 먹고 싶어졌다(?)
(더위를 먹었던 걸로 해두자)
더위에 지친 우리는 잠시 전망대에 위치한 벤치에 앉아서 목덜미를 간지럽히는 바람을 맞으며 더위를 식혔다.
좋은 구경을 많이 해서 그런지 더운 날씨에도 표정이 모두 밝다.
저 멀리 포천 한탕강 하늘 다리도 보였지만 더위에 지친 우리는 건너기를 포기했다...
이곳에도 둘레길 처럼 주상절리길이 형성되어 있어서 더위가 한풀 꺾이면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걸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여기에 위치한 캠핑장이 아주 좋아보였으므로 캠핑장에서 하루 묶으면서 하늘 다리와 주상 절리길을 걷는 것도 좋은 선택지라고 생각한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던가.
구경도 잘 했겠다. 슬슬 배가 고프니 이 지역의 막국수 맛집이라는 지장산 막국수로 향했다.
역시 맛집이라 대기를 해야 했다. 다행히 아주 길지는 않았고 30분 정도 대기 후 입장했다.
대기 장소에 요새 보기 힘들다던 제비가 집을 지어 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는 장면을 포착해 지루할 틈이 없었다.
메뉴를 고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기 전부터 결정했던 우리의 메뉴는 물/비빔 막국수였기 때문에
계획대로 막국수를 종류별로 시키고 국수만 호로록 먹기는 심심한 입을 달래기 위해 메밀전도 하나 시켰다.
주변을 보니 만두도 맛집인지 가족 단위로 온 손님 중에서는 만두국을 시키는 테이블도 많이 보였다.
연예인 들도 촬영차 방문한 인증숏들이 다닥 다닥 붙어 있었다. 역시 유명한 곳이라 그런가 보다.
일단 메밀전이 먼저 나왔다.
아주 얇게 부쳐졌고, 보기만 해도 노릇 노릇한 외관에 가운데 허브인지 뭔지 모를 나뭇잎이 데코레이션을 담당하고 있었다. 더불어 나오는 소스에는 간장과 양파가 곁들여 졌다.
한입 베어물고는 '와~~~ 여기 메밀전 맛집이네!!'가 절로 나왔다. 가족들 모두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진실의 미간을 자랑하기 바빴고, 그리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에 바빠 누가 먼저 다 먹나 내기하는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졌다.
다음 코스인 메인 요리 물 막국수와 비빔 막국수가 나왔다.
메밀 국수면에 살얼음을 동동 띄우고 고소한 김가루와 참깨를 뿌린 물막국수와
매콤 달콤한 양념소스에 참깨와 김가루를 사정없이 뿌렸고 상추가 곁들여져 나왔고
두 가지 모두 계란 반알이 들어있었다. 비빔 막국수에는 얼음동동 띄운 물막국수 육수를 함께 주었다.
근래 먹은 막국수 중에 제일 맛있었다.
보기만 해도 군침 도는 외관... 역시..여름은 막국수다.
둘다 놓칠 수 없기에 가족들이 모두 다양하게 시키고 함께 나누어 먹기로 했다.
이래서 혼자 오는 것보다는 여럿이 오는 게 좋다. 막국수를 먹다가 매콤함이 느껴지면 부드럽고 쫄깃 담백한 메밀전으로 혀를 달랬다.
오늘 하루도 잘놀고 잘 먹었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런 청정한 자연이 있다는 것은 참 축복받은 일이다.
< Travel Info >
1 ) 비둘기낭 폭포
주소 : 경기 포천시 영북면 대회산리 415-2
운영 시간 : 매일 09:00 ~ 18:00
2) 한탄강 하늘다리
주소 : 경기 포천시 영북면 비둘기낭길 207
운영 : 매일 09:00 ~ 18:00
3) 지장산 막국수 본점
연락처 : 031-533-1801
주소 : 경기 포천시 관인면 창동로 895
영업시간 : 매일 08:00~19:00 (동절기 18:00 종료), 브레이크 타임 없음
메뉴 : 물/비빔 막국수(8,000), 메밀전(8,000), 만두국(8,000), 칡냉면
기타 : 단체석, 주차, 포장, 예약, 무선 인터넷, 남/녀 화장실 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