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우리는 괜찮아야만 하는가?
우리가 감정을 표현할 때 자주 쓰는 말은 "괜찮아"이다.
실직을 당했을 때도, 남자 친구가 다른 사람과 데이트를 해도, 몸살감기로 몸이 지독하게 아프더라도 "괜찮아"를 연발한다.
우리는 어떤 의미로 괜찮다는 말을 사용하는 것일까?
괜찮다는 것은 체념이나 감수, 편안함, 초연함, 무감각, 너그러움, 만족스러움, 친절함, 배려를 말하는 것인가?
도대체 무슨 뜻일까?
대부분 사람들은 이 "괜찮아"라는 말을 아주 포괄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 말은 거의 모든 기분에 다 적용되며 상실감의 표현으로도 애용된다. 모두들 겉으로는 괜찮다고 말하지만 과연 그들의 속도 그럴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내 생각으로는 괜찮다고 말하는 사람의 최소 40%는 괜찮지 않은대도 때로는 상대방의 마음을 배려하느라, 일일이 피곤하게 설명하고 싶지는 않아서, 말해봤자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거나, 괜찮지 않은 자초지종을 설명할 기운조차 없을 때 그저 힘없이 "괜찮다"라고 이야기한다. 누구나 그런 경험 있을 거다.
하지만 항상 우리는 "괜찮아"야만 하는 걸까?
큰 시련과 아픔을 겪었는데 괜찮을 수가 있는 걸까? 괜찮지 않을 때는 그냥 "괜찮지 않다"라고 말하면 안 되나.
아무래도 살아가면서 우리는 힘든 모든 것을 견뎌야만 '정상'으로 취급받는 피로한 사회에 살다 보니 '힘들다', '아프다', '괜찮지 않다' 따위의 약함을 내비치는 말을 하지 않도록 '착한 아이'로 성장했던 거 같다.
분명 우리가 어릴 때는 모든 감정을 그대로 표현했을 텐데 사회적 환경에 의해 억압당하고 교육을 받아오다 보니 아픔을 표현하기가 참 어렵다.
이러한 감정은 자연스러운 것인데도 우리는 긍정적인 감정을 좋은 감정으로 생각하고, 부정적인 감정을 나쁜 감정으로 귀결시켜 버리고 마음속에서 봉인을 해버린다. 절대 새어나갈 수 없도록.
하지만 우리는 안다. 언젠가 마음속에 봉인된 감정이 하나 둘, 세어 나가게 되고 부정적인 감정이 우리의 몸을 잠식할 수도 있을 거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러한 순간이 오면 자신의 나약함을 탓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은 다 잘 살아가고 있는데 왜 나만 이런 걸까? 내가 예민한 걸까?
왜 나에게만 이런 일이 있는 걸까? 내가 뭘 그렇게 잘못 산 걸까?
당신은 모르겠지만 그저 행복해 보이는 그 사람들에게도 각자의 속사정이 존재한다. 당신이 이해 못 할 그들의 괴로움을 그들도 안고 살아가고 있다. 그러니 나만 그럴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말자.
다만 이러한 생각의 수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괜찮지 않을 때는 그냥 "괜찮지 않다"라고 표현하자. 당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후련하기도 하다. 그리고 당신이 괜찮지 않은 이유에 대해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된다. 말하고 말고는 당신의 권리이다. 그들이 요구할 이유는 없다.
그저 혼자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당신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당신의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당신이 짐이 조금은 덜어졌으면, 괜찮지 않은 당신의 마음에 조금은 위로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