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슐랭 2스타 - 밍글스

좋은 식재료와 마음이 훌륭한 요리를 만든다.

by 루 살로메
잊고 있었는데 사진을 보니 군침이 돈다. ㅎㅎ


생일이 연말인 나는 연말이 되면 이런저런 행사들이 겹쳐서 분주해진다. 특별히 생일을 꼭 챙겨야 한다는 주의는 아니지만 고맙게도? 남편이 챙겨주는 덕분에 매년 바쁜 연말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올해 연말은.. 생일을 전후로 너무 슬픈 일이 많았다. 윤석열의 계엄령과 무안공항 참사 사고까지 겹치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새해 첫날을 맞이했다. 2025년 1월 1일에는 깊이 애도하는 마음으로 남편과 서울 시청 합동 분향소에 다녀왔다. 많은 시민들이 눈물을 흘리며 가족의 일처럼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팠다.



생일은 그전이었기 때문에 식사는 그 믿기지 않는 일이 발생하기 며칠 전에 하게 되었다. 이때만 해도 연말에 이렇게 슬픈 사고가 일어날 줄 몰랐다. 사실 밍글스는 몇 해 전 예약을 한번 한 적이 있는데. 어떤 사정 때문에 취소한 경험이 있다. 현재 미슐랭 2스타로 인정받은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밍글스'. 기업의 투자 없이 레스토랑을 운영한다는 게 굉장히 힘들다고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정말 그 어려운 일을 해낸 대단한 음식점.. 밍글스!!


갈비 느낌의 고기와 깔끔한 스테이크 & 순대의 콜라보


그래서인지 다른 음식점에 비하여 식사 가격이 조금 더 높게 책정되어 있다. 생각보다 더 많은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들이 적자에 시달리고 있고 실제로 영업 이익이 없어 폐업하는 경우가 흔한 것을 생각하면. (되돌아보면 남편과 내가 초창기 방문했던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중에서 사라진 업장들이 꽤 많다.) 그러니 기업의 투자가 필요할 수밖에. 이런저런 상황을 알아서 인지 강민구 셰프님이 더더욱 위대해 보인다.


식사를 하고 돌아온 후 '강민구 셰프'님에 대하여 궁금증이 생겨서 이런저런 인터뷰를 찾아보았는데 그의 요리에 대한 철학 또한 공감이 되었다. 최근 흑백요리사 보면서 납득할 수 없는 점과 오류를 한 두 가지 발견한 것이 아닌데. 요리마저도 저렇게 경쟁적으로. 그것도 심사위원 두 명으로. 오류 투성이인 채점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단 너무 동의하는 강민구 셰프님 인터뷰 일부를 발췌하면



“요리는 스포츠처럼 기록이 남고 경쟁을 통해 순위를 매기는 게 아니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잘 만들고 그걸 좋아하고 공감해 주는 손님들이 있으면 이 일을 계속할 수 있다고 믿었다”며 “요리사 말고는 다른 직업을 갖고 싶었던 적이 없다”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렇다. 요리는 순위를 매기거나 경쟁에서 이긴 최고의 맛을 객관적으로 수치화하는 그런 매개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경쟁의 노예가 된 현대인들은 흑백요리사 같은 프로그램을 보면서 쾌감과 재미를 느낀다. 또한 백종원과 안성재 셰프의 채점 합산 방식은 오류 투성이인데. 100점 만점에서 요리를 평가하는 점수 범위를 보면


1. 백종원은 폭이 넓다.

2. 안성재는 90점 초과 점수는 절대 책정하지 않으며 80점대 범위 내에서 평가를 한다.

-> 이렇게 완전히 다른 성향의 두 명을 심사위원으로 앉힐 경우 결국 승자를 뽑는 가장 핵심적인 ‘key’는 백종원이 쥐게 된다. 그런데 시즌2까지 나온다고라고라고~ 오 마이 갓...



굉장히 주관적인 요리마저도 경쟁하라고 부추기는 미디어와 언론 매체 광고 마케팅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강민구 셰프님의 아름다운 요리 결처럼. 진정성 있는 식재료에 마음을 담아서 요리한다면 그리고 그것을 누군가 맛있게 먹는다며. 꼭 미슐랭 별을 달지 않아도 최고의 식당이 될 것이다. 완벽을 추구하다가 놓쳐버리는 빈자리에 ‘온기’라는 여유 한 스푼을 얹는다면 조금 더 사람 냄새나는 요리와 식사가 되지 않을까. 요리란 그런 것이 아닐까.


생일을 축하하는 '하트' 투성이인 디저트 퍼레이드~!! ♥


밍글스에서의 식사는 단정, 그 자체였다. 특별히 튀는 음식은 없었다. 다만 처음의 임팩트에 비하여 뒤로 갈수록 약간 힘이 빠지는 느낌이 없지는 않았지만 오히려 자극적인 걸 싫어하는 나의 입맛에는 잘 맞는 레스토랑이었다. 이곳 또한 식기들이 예뻐서 여쭤봤는데. '모수'와 마찬가지로 '정소영의 식기장'에서 작가님들의 그릇을 공수해 오고 있었다. 모수에서 사용한 장미네 작가님 머그잔에 반해서 그곳을 방문해 머그잔과 이것저것 식기를 구입한 기억이 난다.


보통 한국에서 런치로 식사를 하면 (와인 페어링을 포함해도) 2시간~ 2시간 약간 초과되는 시간이 소요되는데. 밍글스는 식사가 꽤 다양한 코스로 준비되어서 식사를 끝마치고 나니 3시간 정도 흘러 있었다. 여유 있게 남편과 마주 앉아 식사를 하니 정말 좋았다. 시간에 쫓기는 걸 워낙 싫어하는 나에게 식사 시간이 길다는 건 환영할 일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인상에 남는 점은 '식재료'에 대한 태도였는데. 음식을 먹는 중간중간 요리에 사용된 식재료를 손님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또한 식재료의 원산지부터 구입처까지 아주 꼼꼼하게 적은 메모지를 식사할 때 손님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단순히 '맛'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 건강에 좋은 최고급의 식재료를 사용한다는 심리적인 안도까지~


마지막으로 인상 깊었던 점은 밍글스를 방문한 외국 관광객들이었는데. 그동안 다녀본 국내 음식점 중에서 압도적으로 외국 관광객이 많았다. 밍글스에 앉아서 식사를 하다 보면 마치 외국으로 여행 온 기분이 들정도라고 할까. 그래서 식사를 하면서 조금 마음이 들떠 있었다. 식사가 끝날 즈음에는 강민구 셰프님이 직접 자리에 오셔서 함께 즐겁게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 앗! 그리고 정말 좋은 점은 식사 끝나고 집에 돌아갈 때 '강민구 셰프'님의 비법 멸치 육수팩을 선물로 받을 수 있는 점이다. 물론, 식재료의 원산지는 국산이고 (집에서 요리를 해보았는데) 맛도 너무너무 좋았다. 한번 우리고 버리기 아까울 정도랄까. 실제로 판매도 되고 있다고 한다!!


슬픈 기억이 많은 2024년 연말이었지만 그래도 따듯하고 포근한 기억을 하나 남길 수 있어서 감사했다. 온기 넘치는 생일 식사를 할 수 있게 정성스러운 요리를 만들어준 강민구 셰프님과 밍글스 직원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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