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11일 인도 상원에서 결국 '시민권 개정안(Citizenship Amendment Act)'이 통과되면서 지금까지도 대규모 시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40%가 무슬림인 지역인 인도 남쪽 Hyderabad에서는 오늘도 10만 명의 사람들이 시위에 참여하였고 지금까지 25명이 넘는 인원이 경찰과의 충돌로 사망하였습니다.
이 법에 대해서 인도 내 무슬림 커뮤니티의 반발이 무척 심합니다. 왜 지금 이런 상황이 일어나고 있을까요?
개정안을 우선 알아야 합니다. 이번 시민권 개정안은 남아시아 여덟 개 국에서 무슬림이 다수를 차지하는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방글라데시에서 종교를 이유로 박해를 받아 인도로 이주해 온 힌두교도, 시크교도, 불교도, 자이나교도, 기독교도 중 2014년 12월 31일 이전에 도착한 이들에겐 인도 시민권 신청 자격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이번 개정안으로 기존 11년에서 6년으로 축소되었지만, 핵심은 무슬림은 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무슬림 입장에서는 종교 자체를 차별하는 법안이니 반발이 나올 수밖에 없지요. 이에 대해 인도 정부는 무슬림은 소수 종교가 아니기 때문에 이 대상에 넣지 않았다고 주장하였습니다. 하지만 사실 세속주의를 표방하는 인도 헌법의 원칙을 위반한다는 비판에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도 개정안이 본질적으로 차별이라고 우려를 표한 상태입니다.
왜 인도 정부는 무리한 법안을 진행했을까요?
현 인도 총리인 나렌드라 모디는 '인도국민당(Bharatiya Janata Party; BJP)' 출신으로 극보수적인 힌두 민족주의 세력입니다. 모디 총리는 공공연히 힌두 민족주의 노선을 강화하며 무슬림 혐오 정서를 노골화했습니다. 파키스탄과 유혈 충돌의 주요 무대인 '카슈미르'는 현재 무슬림이 제일 많이 거주하는 주로서 지난 8월 이 지역의 자치권을 박탈하고 통행과 통신을 차단했던 건 그가 얼마나 무슬림을 박해하고 차별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영국 식민지가 끝나고 분리되면서 아직도 정치적, 종교적인 적대적 증오와 공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모디는 이런 상황에서 종교적, 정치적 우경화로서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는 것이죠. 또한 이런 개정안으로 무슬림 이외의 커뮤니티가 박해받고 있다는 이미지를 부각하고 소수자를 보듬는 것처럼 하여 무슬림을 은연중으로 박해하고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개정안은 장기적으로 무슬림 거주를 다른 이들과 분리시킬 것입니다.
정치는 증오를 이용하여 본인의 이익을 챙기죠. 우리나라도 북한을 지난 반세기 동안 이용하였고 북한도 우리나라를 이용했죠. 옆 나라 일본은 우리나라를 지금도 가상의 적국으로 대중에게 이미지를 씌우고 정치적 이익을 취했습니다. 인도 모리 총리의 행보가 힌두 극우 정치세력에 떡밥을 주는 동안 반이슬람 정치의 씨앗들이 곳곳에 뿌려지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