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알려져 있듯이, 북한은 23~25일 중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를 위해 기자단을 초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어제 기사로 나왔듯이, 한국 기자단은 현재까지 배제된 상태다.
왜 그랬을까?
속내는 잘 모르겠지만, 상황의 흐름을 보았을 때 읽히는 구석이 있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나는 북한이 지난 한미 군사 합동훈련 때 높은 강도로 실행한 것에 꽤나 불편해했고 그것의 여파가 기자단 배제를 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판문점 합의를 생각하면 이해가 되지 않고 오히려 괘씸한 생각이 들지만, 박지원 의원이 말한 대로 '북한은 자존심 빼면 아무것도 없다'는 맥락을 생각하면 지금의 행태가 이해가 된다.
그 맥락의 속내는 우리나라에도 북한을 증오하는 사람이 많은 만큼 북한 체제 내에도 그만큼 한국을 못 믿고 싫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이다. 아니 더 많을 것이다. 아무리 최고 권력자 김정은이라고 하더라도 기득권을 배제한테 정치를 할 수 없다. 그 기득권의 많은 사람들은 그들의 권력을 유지해온 주체사상을 기반으로 오랫세월동안 한국에 적대적 감정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상황은 북한 권력의 내부 통제와 조절의 결과로 기자단 배제를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그것과 상관없이 북미회담은 예정 그대로 진행될 것이고 그로 인해 남북의 관계는 다시 궤도로 돌아올 것이다. 잘 살기 위해 북한도 우리가 필요하고 우리도 북한이 필요하다.
지금 까지의 모든 북한의 언행이 짜인 각본이고 속임수라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대체로 자한당식 사고방식이다. 나는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은 거의 제로라고 생각한다. 북한이 작년까지 핵개발에 열을 올리고 올림픽 이후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언행과 태도는 북한식 개방체제로 가기 위한 수단이라고 보지 않으면 절대 설명이 불가능하다.
북한의 멘털리티는 지금 두려움이다. 김정은 본인도 지금 도박을 하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싱가포르로 향하는 그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에도 혹시나 미국에 의해 테러가 나지 않을까 하며 식은땀을 흘리며 탈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지난 70년 동안의 체제를 스스로 부수고 대중이 개방을 맛봤을 때 체제의 유지가 될 수 있을지도 끊임없이 고민하게 될 것이다.
이런 그들에게 우리 스스로 대국으로서 아우 대하듯 잘 아울러야 한다. 참고 인내하고 한 발짝 한 발짝 나올 때까지 협상하고 문틈을 계속 벌려야 한다. 그들은 결국 나올 것이다. 김정은은 자본주의를 이미 맛 보았고 북한 사람들 조차 외부세계 정보 접촉이 이미 상당수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김정은은 아버지 김정일의 은둔자 외톨이 왕으로 살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트럼프가 행정부에 있는 이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