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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lex의 국제뉴스 Jun 11. 2018

자전거 여행의 매력

자전거 여행을 결정했을 때 사람들의 반응은 대략 두 분류로 갈렸다.


첫째, 뭣하러 고생까지 하며 외국에서 자전거 타니?

둘째, 대박! 그게 가능해?! 



나도 해외에서 자전거 여행이 가능한지는 깨달은지는 별로 되지 않았다. 자전거에 관심을 가져 본 적도 없고, 친구가 서울에서 수원까지 자전거 탄 녀석을 보며 미쳤다고 했던 나였다. 하지만 자전거 여행을 한 사람들의 사진들을 보고 자전거 여행에 대한 열망은 더 강해졌다. 무엇보다 우리가 추상적으로 부르는 지구의 자연이란 것을 체험해 보고 싶었다. 어디든 텐트를 치고 밤하늘을 보며 여행하는 여행자들의 모습은 나에게 강렬하게 다가왔다. 


에콰도르 Cotopaxi에서의 하룻밤. 우리 인생의 최고의 밤 하늘이 였다.

그리고 우리가 가고 싶은 곳은 어디든 자유롭게 갈 수 있다는 것. 짐만 적절히 줄일 수 있다면 자전거는 정말 어디든지 갈 수 있다. 페루의 Huaraz(후아라즈)라는 곳에서 Laguna69라는 트레킹 유명한 곳까지 자전거를 타고 올라갔다. 그날 거의 1700m의 고도를 20km 이상 자전거로 올라갔던 경험이 있다. 차를 타고 가면 경험하지 못하고 스쳐갔을 자연의 모든 곳이 자전거를 탄 우리에게는 한 순간 한 순간이 기억이 되었다. 


이런 경치 좋은 곳에서 자전거 타는건 참으로 신나는 일이다.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자연의 광활함과 아름다움 안에서 내가 자연의 한 일부로써 느껴지는 감동은 자전거 여행의 백미다. 특히 아침 라이딩을 시작할 때 그리고 경치 좋은 곳에서 텐트를 치고 라이딩을 마쳤을 때 오는 기쁨들은 매일 주는 자전거 여행의 소소한 기쁨이랄까?



물론 단점(?)도 있다(근데 나는 이게 왠지 장점이라고 생각하는 한다). 자연의 변화를 온몸으로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비, 바람, 눈, 모래바람, 추위를 견뎌야 한다는 것. 그리고 자전거 최대의 적. 오르막 길이다. 특히 남미 안데스 산맥의 오르막은 혹독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잘 경험하기 힘들지만, 바람도 정말 무시무시한 변수다. 하루 종일 바람을 맞을 때는 심한 오르막을 가는 게 오히려 낫다고 생각했다. 체력 소모가 너무 심했고, 바람 소리가 귀를 계속 때리는 것 때문에 꽤나 스트레스를 받았다. 볼리비아 서남쪽 그리고 칠레 북부 쪽 바람은 정말 어마어마했다. 


또한 지형도 자전거를 타는데 쉽지 않은 곳이 있었다. 진흙밭, 모래, 자갈 밭도 자전거 여행을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저런 오르막을 보면..아~~ 하며 허공에 욕을 가끔씩 한다..
특히 콜롬비아, 에콰도르는 열대지역이라 비가 거의 매일 내렸다. 뭐 이 정도야...
300km 자갈길에서 타다 포장길을 달리면 비단길이 뭔지 실감한다
뭐 이런곳도 있다. 이런 곳은 거의 자전거 타며 등산 정도 수준이다
모래길은 탈 수 없다. 밀면 된다.
맞바람도 그냥 밀면 된다.
눈이 오면..또 기분이 좋게 타면 된다
진흙밭이면 밀면 된다.
이런 길은 그냥..죽었다하고 몇 시간을 타면 된다.
경사가 급하다면..그냥 밀면 된다.
더우면 그냥 물 먹고 타면 된다.
넘어지면 자전거 일으켜 세우면 된다
졸리면 길에서 자도 된다
물이 있다면 자전거를 들고 가면 된다.


물론 이런 힘든 여정도 자전거 여행의 일부일 뿐이다. 나는 저 순간을 오히려 즐겼다. 물론 난 변태가 아니다. 저런 힘들 다고 느낄 대 나는 그 순간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다시는 이런 경험을 할 수 없을 것이고 이 순간이 오히려 나중에는 너무 그리울 것 같았다. 몸이 아무리 아무리 힘들어도, 좋은 곳에서 텐트를 치고 라면을 먹는 순간 마술 같이 그 고통은 사라지고 좋은 추억으로 미화되었다. 그리고 밤에 텐트에 누워 와이프와 깔깔 거리며 오늘 은근 재미났지 않냐라며 웃고 떠들었다. 정신 승리 법의 달인이 될 수 있다. 다이어트가 저절로 되고 평생 내 허벅지를 튼튼하게 만들 근육을 얻는 건 덤이다.


우리가 도시를 피해 시골이나 자연 속으로만 들어간 것도 아니었다. 자전거는 도시를 즐길 때도 최고의 교통수단이었다. 자전거는 천천히 가도 시속 15km~20km는 갈 수 있다. 이 정도는 아무리 큰 도시라 하더라도 도 끝에서 끝까지 1시간 안에 다 갈 수 있을 속도다. 맘만 먹으면 하루 종일 도시를 다 돌 수도 있다. 새로운 도시에 가더라도 지하철, 버스를 타는 요금 걱정 없이 그저 지도를 보고 천천히 자전거를 타며 가고 싶은 곳으로 가고 멈추고를 자기 마음먹은 대로 할 수 있다.














나는 무엇보다 자전거 여행의 최고 장점을 뽑는다면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린 자전거 여행자들이 사용하는 웜 샤워(warmshowers.org)와 많은 여행자들이 이미 사용하고 있는 카우치서핑(couchsurfing.com)을 최대한 사용했다. 큰 도시에 가기 전에는 적어도 한 달 전이나 일주일 전에 미리 호스트에게 일정을 알려주고 그들의 집에 머물렀다. 급하게 일정이 변경되었거나, 인터넷을 사용 못 해서 미리 못 알려주었을 경우 당일날에 연락하고 초대를 받은 적도 있었다. 또한 시골의 많은 지역을 지날 때 농장 또는 그냥 길가의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우린 오히려 사람이 없는 곳에서 캠핑을 하는 게 좋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지역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했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그들의 집 안이나 앞마당으로 초대해서 잘 수 있었다. 우리는 적어도 한국음식을 나누려고 노력했고, 많은 사람들과 인연을 만들었다. 


우리도 이제 한국에 돌아와 여행자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었다. 장소가 좁더라도 환대와 친절, 그리고 음식을 해 먹기 위해 부엌을 제공하고 따뜻한 온수 샤워와 잠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면 여행자들이 좋은 기억을 가질 거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들에게 따뜻한 친절을 받았듯이 나도 당연히 해야 할 도리라고 생각한다. 


길 위에서 만난 모든 사람들..

낯선 우리에게 너무나 친절했던 그들..

우린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사진으로 다 담지 못한 많은 사람들에게 너무나 감사한 맘이다. 



위의 은하수 사진은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에서 찍었던 사진이다. 새벽 3시 텐트밖에는 수많은 별들이 쏟아지고 있었다. 광해와 대기오염으로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는 지금의 한국.. 내가 저럴 때가 있었지 하는 아재의 감성이 든다. 


자전거 여행은 한번 하면 너무 마약 같아서.. 한번 하면 끊을 수가 없다. 미래의 어느 날 중앙아시아 한복판을 달리고 있을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푸른 초원과 쏟아지는 별 빛 아래.. 라면을 끓여 먹으며 행복해하는 나를 말이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 자전거 여행자들은 여기서 몸을 홀딱 벗고 사진을 찍는 전통(?)이 있다. 우리도 당연히 찍었지만 공개할 수가 없어..세미를 찍어두어놨다 ㅎ


아래는 우리가 페루를 여행했던 당시 영상이다.


더 많은 사진을 보고 싶다면 요기로 -> www.instagram.com/blit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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