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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콩이 아빠 Sep 23. 2021

#31 곧 초등학교에 가야 합니다만

우리 콩이는 7살이다.

그래서 내년이면 학교에 가야한다.

콩이의 초등학교 입학에 대하여 고민하고 있다.


일반 초등학교 일반반

일반 초등학교 특수반

대안학교

혁신학교

특수학교




일반 초등학교 일반반...

당장 고려대상이 아니다.

콩이의 성장 곡선 상 향후 수년 안에서 가장 큰 목표이다.




일반 초등학교 특수반...


지난 5월 특수교육대상자 신청을 해 두었다.

진단 받은게 있으니 대상자로 선정되는 것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다.

콩이와 함께 집 앞에 있는 초등학교 특수반 선생님과 상담도 했다.

일정 시간은 특수반에 머물고, 나머지 일정 시간은 일반반에 통합되어 생활한다고 한다.

특수반에 머무는 시간이 짧아질 수록 완전통합에 가까워진다.


저학년들은 특수반 친구들을 도움 줘야 하는 친구들로 인식하는 아이들이 많아

우리 콩이 같은 아이들이 다니기에도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태로 고학년에 가면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도움 줘야 할 친구라기 보다 괴롭히거나 이용해 먹을 친구로 인식하는 아이들이 많다고 한다.

서글픈 일이다.

일반반과 다르게 집 근처 어느 초등학교로 배정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대안학교...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대안학교가 있다.

학년 당 정원이 10명 정도이고, 책상에 앉아 공부하는 것 보다는 여러가지 실내외 활동을 한다.

공부를 가르친다기 보다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곳이라는 인상이다.

우리 콩이에게 좋아 보인다.


일반 초등학교에 비해 비용부담이 크고, 부모 참여가 훨씬 많다.

그렇지만 부담하기 어려운 정도는 아니다.

평일에 4시30분까지 프로그램이 있다고 하니 오히려 경제적 부담은 적을 수 있다.

부모 참여도 현재 어린이집에서 이미 경험하고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처음부터 대안학교를 가면 콩이는 남들 다니는 일반 학교를 영영 못다닐 수 있다.

대부분 아이들이 하는 소중한 경험을 엄마 아빠가 애초에 못하게 해 버리는 선택일 수 있다.

그렇다고 일반 학교를 갔다가 나중에 대안학교를 다니게 할 수도 없다.

느린 아동 정원이 1명 뿐이라서 1학년 때 입학하지 않으면 중간에 들어올 수는 없다고 한다.




혁신학교...


주변에 여러 곳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잘 모르겠다.

정원이나 규모는 일반 초등학교와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선생님들이 특수교사들인가..

아닌것 같다.

일반 아동들에게는 혁신적인지 모르겠지만 콩이와 같은 아이들에게도 혁신적인지는 잘 모르겠다.




특수학교...


정원이 3명이다.

특수교사들이 배정되어 있다고 한다.

집 가까운 곳에는 없다.

특수학교에 보내려면 학교 근처로 이사를 해야 한다.

콩이보다 발달 지체가 더 심하거나 보호가 더 필요한 아이들이 주로 다니는 것 같다.

그래서 입학도 쉽지 않아 보인다.


콩이를 일반 아동들 속에서 살게 하고 싶다.

다른 느리거나 불편한 아동들과 분리 시키고 싶은 이기적인 마음이 아니다.

가당치 않다.

다만 평범한 아이들이 많은 곳에서 어울려 놀게 하고 싶은 아빠의 마음이다.





사실 일반 초등학교 특수반과 대안학교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

일반 초등학교 특수반에 입학해서 점점 일반반에 완전통합되고, 일반 중학교에 가는 것이 이상적이다.

그렇지만 걱정이 크다.

그 과정에서 겪을 콩이의 힘겨움, 엄마아빠의 마음아픔이 결실을 보지 못하고,

그냥 그 힘겨움과 마음아픔만 남게 되는 결과가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대안학교는 일단 좋아보인다.

동네 나즈막한 산 밑에 놓인 학교에서 친구들과 오순도순 지낼 수 있을 것만 같은 기대감..

그러나 그 기대치를 아주 많이 낮춰야된다는 것을 이미 현재 다니는 숲어린이집에서 경험하고 있다.

6년간 또는 9년간 같은 아이들과 지내는게 오순도순하기만 할까.

규모가 작고 일상이 조금 다르다고 아이들 살아가는 것이 완전히 다를 수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더 많이 힘들 수 있다.


선택이 순간이 곧 오겠지만 아직까지 고민만 하고 있다.

우리 콩이에게 최선의 선택을 해 줄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직 추석 대보름이 하늘에 있건만 앞은 보이지 않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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