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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921

지나가는 생각 #1

by 에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커피의 얼음이 녹는 것과, 엔트로피가 증가하는 것과, 엄마가 어떻게 할지 결정하는 것들.


삶에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이 있다.


나는 그 앞에서 무력하다. 그들의 선택과 결정에 굴복하고 만다. 그것이 내 삶에 지대한 영향을 주는데도,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를 굴종시킨다. 그래서 나는 나만의 길을 가야했다. 그 옭아맨 삶과 인연에 있어 단번에 벗어나진 못해도 옭아매어진 잔뿌리들을 조금씩 매일매일 겉어내야 했다. 그리하여 종내에 나는 내 삶을 살고 싶다. 내가 비록 그 뿌리에서 영양공급을 받는 여리고 약한 존재여도. 그 뿌리를 때어내면 내가 말라 죽을지언정. 그것을 자유라고 부른다면 부를 수 도 있고 누구는 그것을 고독이라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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