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추천도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이나모리 가즈오 저)
제2부 - 02 지속하는 직장인
“아~ 월요일이라니. 지겹다 정말.”
아니, 벌써 월요일이라니! 이렇게 또 지겨운 직장생활이 시작되는 건가? 나는 주말에 잠깐 일시 정지해 놓았던 직장생활을 다시 시작하기위해 힘겹게 재생버튼을 누른다.
내 이름은 김세평. 일 년차 직장인이다. 지난 일 년 간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보면 내가 왜 지겹다는 말을 달고 사는지 아마 이해할 수 있을 거다. 아침에는 출근, 저녁이면 퇴근. 이렇게 집과 회사를 오고가는 반복을 일 년 내내 했다. 이건 마치 다람쥐가 쳇바퀴를 도는 것과 다를 게 없을 정도로 무척 단조로웠다. 어라? 나는 정녕 사람인가, 아님 다람쥐인가?
그래. 누군가는 인생은 끊임없는 반복이라고 그랬다. 무척 공감이 되는 말이다. 그러나 나는 이 말을 조금만 바꿔 말하고 싶다. 바로 직장생활은 끊임없는 반복이라고 말이다!
사실 내가 직장생활이 더 지겨워진 이유는 따로 있었다. 올해 들어 나는 회사에서 고객들을 응대하는 업무를 맡게 되었다. 고객들에게 우리 회사 사업을 안내하는 일인데, 쉽게 말해 같은 내용을 똑같이, 반복해서 고객들에게 안내해주는 일이라고 보면 된다. 아, 나는 정녕 사람인가, 아님 앵무새인가?
응? 세상에 그런 다람쥐와 앵무새를 합쳐놓은 인생이 어디 있냐고? 하하하. 거짓말이 아니라는 걸 확인시켜주기 위해 나의 하루일과를 디테일하게 설명해주겠다. 일단 아침 9시가 땡 치자마자 동시에 바로 회사 고객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온다. 전화를 건 고객은 내게 A사업에 대해 문의한다. 그럼 나는 문의한 내용에 답해준다. 그리고 전화를 끊는다.
그렇게 몇 분 뒤 또 누가 내게 전화를 건다. 이번에 전화를 건 고객도 내게 A사업에 문의한다. 나는 이전과 똑같이 답해준다. 다시 전화를 끊는다. 그렇게 전화를 끊으면 옆에 있던 직원이 내게 어떤 고객이 나한테 전화 좀 해달라고 메모를 남겼다고 한다. 그럼 나는 메모지에 적힌 그 번호로 전화를 건다. 역시나 그 고객도 A사업에 대해 물어본다.
와우! 다람쥐와 앵무새를 합쳐놓은 인생으로 인정해주겠는가? 그나저나 문제는 내가 다른 곳으로 발령 나지 않는 이상 나는 앞으로 이걸 하루 종일, 일주일 내내, 한 달 내내, 일 년 동안 반복할 걸 생각하니 정말 미치겠다.
도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지겨운 회사생활을 나는 계속 반복해야만 하는 걸까?
김세평: 아~ 지겹다. 언제까지 이 짓을 반복해야지?
낯선배: 언제 까지긴. 회사 다니는 내내 반복해야지.
김세평: 아이고, 깜짝이야!
낯선배: 음? 왜 이렇게 놀라는데??
김세평: 어? 나, 낯선배님?
낯선배: 하하. 오랜만이야.
김세평: 헉, 오랜만입니다. 낯선배님! 거의 1년 만인가요?
낯선배: 1년? 아하. 그 시점으로 1년 후로 타임머신이 작동되었나보군.
김세평: 타임머신이요?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걸까?) 그나저나 낯선배님. 그날 이후로 회사에서 뵙기 어렵더라고요. 도대체 낯선배님은 어느 부서에 계신 거예요? 뵙기가 참 힘드신 거 같아요!
낯선배: 어? 하하. 나는 자주 보이기는 힘들 거야. 타임머신 이용료가 워낙 비싸가지고 말이야.
김세평: 네? (이 선배님은 매번 이상한 소리만 하시는군)
낯선배: 헛. 방금 한 말은 그냥 못들은 거로 해. 근데 너 방금 혼잣말로 뭐라고 하지 않았어? 뭐가 지겹다고 말한 거 같은데.
김세평: 아아. 제 혼잣말을 들으셨군요. 그냥 좀 부끄럽네요.
낯선배: 뭔데? 무슨 고민 있어?
김세평: 음······. 사실 저 요즘 회사생활이 너무 지겹습니다.
낯선배: 뭐? 아니, 지난번에는 서류더미 앞에서 일이 많다고 울고 있더니, 이번에는 일이 지겹다고 하품이나 하고 있는 거야? 야, 그렇게 울다 하품하면 엉덩이에 뿔나!
김세평: 어라? 울다 웃으면 엉덩이에 뿔나는 게 아닌가요?
낯선배: 응?
김세평: 아니, 선배님! 농담은 그만하시고 제 얘기 좀 들어보세요! 올해 들어 제가 업무가 바뀌게 되었는데요. 글쎄······.
낯선배: 알아. 고객들 응대하고 회사사업 안내하는 그런 업무로 바뀌지 않았나?
김세평: 어라? 어떻게 아셨죠? 맞아요. 그럼 제 업무가 얼마나 지겨운 일인지 잘 아시겠네요!
낯선배: 잘 알고말고. 생각해보니 그 업무는 아마 2년 정도 했던 거 같은데······.
김세평: 와우, 그 지겨운 업무를 2년씩이나! 선배님은 제 고충을 충분히 아시겠네요!
낯선배: 그래. 매일 똑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만큼 사람을 지치게 하는 것도 없어.
김세평: 그러니까요. 에고······.
낯선배: 그래서 회사에서 일할 때는 반복해서만 하려고 하면 안 되고, 어떻게든 ‘지속’해서 할 수 있도록 해야 해.
김세평: 네? 회사 일을 ‘지속’해서 하라고요? 아니, 선배님. 반복이나 지속이나 결국 같은 말 아니에요?
낯선배: 아니야, 지속과 반복은 엄연히 다른 말이야.
김세평: 다른 말이라고요?
낯선배: 그렇잖아도 너의 이해를 돕기 위해 오늘도 준비했어. 여기 선물.
김세평: 헉. 이번에도 제게 책을 주시는 군요.
낯선배: 일본에서 유명한 기업인데, 혹시 교세라(kyocera)라고 들어봤어?
김세평: 교세라요? 당연히 알고 있죠. 저기 사무실 복사기도 아마 교세라 제품일걸요?
낯선배: 맞아. 교세라는 전자기기뿐만 아니라 세라믹칼도 유명하지. 내가 이번에 가지고 온 책은 바로 그 교세라를 창업한 이나모리 가즈오 전 창업주가 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란 책이야.
김세평: 아하. 그럼 이 책에는 선배님이 방금 말씀하신, 지속과 반복이 왜 다른 말인지 나와 있나 보군요?
낯선배: 그럼, 이 책에서는 ‘지속’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지. “어제와 똑같은 일을 건성건성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모레가 조금씩이라도 개선될 수 있도록 발전해 나가야 한다.” 어때? 지속이란 말에 대해 감이 좀 와?
김세평: 아······. 그러니까 지속이란 말은 건성건성 반복하는 게 아닌 개선과 발전이 따르는군요.
낯선배: 와우. 이해가 빠르군. ‘반복’이란 말과 달리 ‘지속’이란 말에는 이렇게 ‘개선하고 발전하려는 태도’가 깃들어있어. 바로 이게 ‘반복’과 ‘지속’의 차이점이지. 그래서 이런 태도 없이 직장을 다니니까 직장생활을 그저 반복이라고만 느껴지니 결국 지겹기만 한 거야.
김세평: 음, 그렇군요······. 낯선배님, 저 질문 있습니다.
낯선배: 질문? 뭔데?
김세평: 그러면 저 같이 단순하며 반복되는 일만 하는 사람도 개선과 발전하려는 태도로 회사를 다닐 수 있을까요? 사실상 똑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일뿐이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회사생활을 지속할 수 있죠?
낯선배: 흠흠. 좋은 질문이야. 그런데 너는 네 일에 대해 지금 오해하는 게 있어.
김세평: 오해요?
낯선배: 지금 너는 네 일을 그저 똑같은 내용을 반복 안내하는 것으로만 취급해서 그래. 그러니까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하는 거지. 그러나 사실 네 업무의 본질은 반복 안내하는 게 아니야.
김세평: 반복 안내하는 게 아니라고요?
낯선배: 네 업무의 본질은 고객들을 응대하는 거잖아.
김세평: 그렇죠. 고객들을 응대하는 일이죠.
낯선배: 그래. 그래서 너 같이 고객들을 응대하는 일을 하는 사람에겐 고객을 다룰 줄 아는 기술이 무척 중요하지.
김세평: 고객을 다루는 기술이요? 음······.
낯선배: 너 솔직히 말해봐. 요즘 고객들로부터 문의전화 오면 좀 불친절하게 응대하지?
김세평: 그, 그렇죠? 아무래도 업무가 지겹다보니 저도 모르게······.
낯선배: 네가 하는 일이 지겹다고 그렇게 불친절하게 고객을 응대하면 결국 너는 앞으로도 고객을 다룰 줄 모르게 될 거야. 아니, 앞으로 회사생활하면서 다양한 고객들을 상대해야 할지도 모르는데! 벌써부터 불친절한 태도로 일을 하면 앞으로 고객을 다룰 줄 아는 기술을 배울 수나 있겠어?
김세평: 그, 그렇긴 하죠······.
낯선배: 그래서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개선하고 배우려는 태도가 필요한 거야. 그러면 막연하게 반복된다고만 느껴지던 네 일이 이제 지속할 수 있게 되는 거지.
김세평: 아······.
낯선배: 아까도 이야기했지만, 나도 너와 같은 고객응대 업무를 2년이나 했었어. 나도 너처럼 단순 반복되는 이 일을 지겨워했었지. 그런데 <어떻게 살아야하는가>를 읽게 난 이후로는 생각을 바꾸게 됐어. 바로 고객을 다루는 기술을 배우고, 개선하고, 발전하려는 태도로 접근해봤지.
김세평: 그럼 어떻게 접근하신 거죠?
낯선배: 예전부터 선배들이 고객의 말을 경청하는 자세가 고객을 다루는 중요한 기술 중 하나라고 하더군.
김세평: 고객의 말에 경청하는 자세요?
낯선배: 그래. 그래서 나는 근무시간 중 늘 고객이 하는 말에 경청하는 자세로 임했어. 특히 통화할 때 고객이 하는 말을 다 들어줬어. 쓸데없이 길게 말하는 고객들도 있었지만 그냥 참고 들어줬지.
김세평: 와우, 그러셨군요. 어휴, 정말 쉽지 않은 일인데!
낯선배: 그래, 쉽진 않았지만 이왕 배우기로 한 거 열심히 해봤어. 아무튼 그렇게 배우고 발전하려는 태도로 회사를 다니던 어느 날,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있는데 백선배가 찾아오더라고.
김세평: 에? 저희 팀 백선배님이요?
낯선배: 백선배가 내가 고객 응대하는 모습을 조금 지켜봤는데, 글쎄 나한테 좀 배우고 싶다는 거야. 백선배 눈에는 내가 다른 직원들에 비해 응대를 잘해 보였던 거지.
김세평: 그러셨군요.
낯선배: 그런데 백선배는 나보다 선배잖아? 심지어 나랑 차이도 많이 나고. 그런 선배로부터 내게 고객을 다루는 기술을 배우고 싶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뭔가 기분이 묘하더라고? 그동안 내가 발전하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고, 뿌듯하기도 하고. 하하하.
김세평: 그러네요. 선배가 후배에게 뭔가를 가르쳐달라고 하긴 쉽지 않았을 텐데요.
낯선배: 뭐 백선배 이후에도 다른 직원들도 내게 고객을 잘 다룰 수 있는 팁 좀 알려줄 수 있냐고 간식 같은 것도 주면서 물어보더군. 아무튼 지금 상황에서 네가 무언가를 배울 수 있을지 한번 고민해봐. 늘 개선하고 배우려는 태도로 회사생활 하다보면 언제 지겨웠냐는 듯 나름 재밌게 회사생활을 그저 반복하는 게 아닌 지속하고 있는 자신을 볼 수 있을 거야!
김세평: 와우······. 이번에도 많은 도움을 받았네요. 낯선배님. 정말 감사합니다!
낯선배: 하하. 별 말씀을.
김세평: 그런데 백선배님하고 많이 친하시군요. 저희 팀 선배님이지만 아직 저하고는 어색한 사이어서······.
낯선배: 아아. 둘이 어차피 곧 친해질 거야.
김세평: 네? 제가 백선배님하고 친해지게 된다고요?
낯선배: 지금 친하지 않은 걸 감사히 생각하라고. 그 선배는 잔소리가 심해서 말이야. 친해지면 아마 그 인간 잔소리에 귀가 얼얼할걸?
김세평: 헉. 귀가 얼얼할 정도로 잔소리를 하신다고요?!
백선배: 세평 씨. 여기서 뭐해요?
김세평: 어라? 백선배님! 지금 그렇잖아도 낯선배님하고 백선배님에 대해 이야기 중이었는데요.
백선배: 엥? 낯선배? 낯선배가 누구에요?
김세평: 에? 모르세요? 백선배님하고 가까운 사이라고 하시던데?
백선배: 저하고 가까운 사이라고요? 누구지?? 진짜 누군지 모르겠는데...
김세평: 네? 여기 앞에 계시잖아요?
어, 어라?? 낯선배님? 어디 가셨지? 방금 전까지 분명 여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