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결점이나 배워야 할 게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그런 결점을 발견하거나 배울 수 있겠는가?
존 맥스웰 <어떻게 배울 것인가>
서점 베스트셀러 섹션을 기웃거리다 존 맥스웰 저 <어떻게 배울 것인가>를 훑어보게 되었다. 나는 요즘 겸손이란 말에 고민이 좀 있었는데, 마침 이 책에 관련 내용이 있는 거 같아 구매해 봤다.
요즘 회사 선배는 내가 일 처리하는 방식이 뭔가 마음에 안 들었던지 틈만 나면 잔소리를 한다. 처음에는 친한 선배의 잔소리이기도하니 그냥 그러려니 했다. 그런데 점점 선배의 잔소리가 좀 심해지는 것 같다.
아니, 나도 나만의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있을 건데 왜 선배는 내 방식을 그저 무시만 하는지 모르겠다. 아무리 내가 후배라도 이렇게 사람 무시해도 되는 건가?
하... 그래도 한편으로는 선배가 후배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려고 하는데 내가 겸손하지 못해 그저 반발심만 가지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든다. 아무튼 겸손이라는 말에 좀 고민이 있던 참에 이 책을 만나게 됐다.
책의 저자 존 맥스웰은 겸손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겸손이란 자신의 그릇이 작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이 문구를 읽다 문득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 왜그 유명한 '벼룩이야기'가 있지 않은가? 컵에 벼룩을 넣고 뚜껑을 덮어 놓고, 며칠 뒤 뚜껑을 열면 그 높이 뛰던 벼룩이 딱 컵 높이까지만 뛰게 된다는 이야기 말이다. 분명 벼룩은 컵의 높이보다 더 높게 뛸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컵 뚜껑이 제한해 놓은 환경에 의해 벼룩은 자신이 더 높이 뛸 수 있다는 걸 잊어버린 거다.그저 작은 그릇이 되어버린 거다!
내가 회사에서 일처리 중 사용했던 방식들은 나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위로부터 내 업무처리 방식에 대한 평도 나쁘지 않았다.그러니까 내 일처리방식은 큰 그릇은 아닐지언정 작은 그릇도 아니라는 거다.
그런데 그 선배만 왜 자꾸 내 업무처리 방식을 겸손이란 이름 하에 작은 그릇으로만 취급하려는 걸까?나는 나름 억울하다는 심경으로 책을 계속 읽어나갔다.
“겸손은 자신에 대한 생각을 덜 하는 것이다.”
“겸손하지 못하면 너무 스스로에게만 초점을 맞춰 균형 잡힌 시각을 잃게 된다.”
“균형적인 시각을 잃고 배움에 어려움을 겪는다.”
어라? 겸손은 자신에 대한 생각을 덜 하는 것이라고? 음... 나는 책 저자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덜 하는 것이 겸손”이라는 말을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라는 뜻으로 받아들였다.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살펴봐야 나의 단점을 발견할 수 있고, 그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거로 이해했다.
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본다라... 그럼 한번 선배의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봤다. 음... 싫긴 하지만 선배의 잔소리를 다시 떠올려보자. 선배가 내게 지적한 부분은 내 업무 처리가 남들에 비해느린 편이라는 거다.
그 이유는 선배는 내게 업무처리 과정 중 쓸데없는 과정이 많다는 지적을 했다. 그래서 만약 선배의 잔소리, 아니 조언대로 그런 과정들을 줄여본다면분명 내 업무처리 속도가 이전보다는 빨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선배말도 일리가 있다.
그렇게 나는 용기를 내 선배를 찾아갔다. 나는 어떻게 하면 업무처리 중 발생하는 쓸데없는 부분들을 쳐낼 수 있는지 선배에게 조언을 구했다. 선배는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친절하게 이야기해주었다.후후, 그러고 보니선배는 원래 나한테는 늘 친절했다. 우린 분명 좋은 회사 선후배 사이였음에도 그동안 왜 서로 그리 감정이 상했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이번 기회에 선배와 화해도 하고 그리고 겸손에 대해 제대로 배워본 것 같다. 자신을 작은 그릇으로 취급하는 것이 아닌, 객관적으로 나를 살피는 것이 바로 겸손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