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선배 김세평> 제2부 - 06 극단적인 직장인

[직장생활 추천도서] <원씽 One Thing> (게리 켈러 저)

by 책장인 김세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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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 - 06 극단적인 직장인


“이봐, 백대리. 오늘도 야근 해야지? 지금 백대리는 누구보다 최선을 다할 시기라고.”


“백대리, 지금 네가 그 자리에서 버텨야 승진하는 거야. 알았어?”


직장상사들은 나만 보면 승진이 코앞이라며, 회사에서 늘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뿐이었다. 그렇게 상사들의 조언에 따라 나는 최선을 다했고, 야근도 매일 마다하지 않았다.


“여보, 오늘도 야근이야?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은 같이 저녁 좀 먹자! 무슨 남편이 저녁 한 번 안 먹어주냐?”

“뭐야, 모처럼 주말인데 낮잠만 잘 거야? 우리 밖에 산책이라도 좀 나가자!”


이렇게 회사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다 보니 나는 아내를 신경 쓸 틈이 없었고, 이런 나에 대해 아내는 서운한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그런 아내에게 나는 미안할 뿐이었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회사일 뿐만 아니라 신경 쓸 게 정말 한두 개가 아니었다. 장남으로서 부모님도 자주 찾아뵈어야지, 주위 경조사가 있으면 가서 챙겨야하고······. 그러고 보니 이번에 내 건강검진 결과에 콜레스테롤이 좀 높게 나왔던데······. 이제는 건강까지도 신경써야하는 건가? 정말 미쳐버리겠다.


그런데 미칠 것 같은 나와는 다르게, 주위 사람들은 그냥 아무렇지 않게 사는 거 같다. 뭐지? 다들 슈퍼맨이라도 되는 건가? 주위 사람들은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그리고 사회생활도 모두 척척 잘해내는 것만 같았다.

하······. 나만 빼고 다들 슈퍼맨이라도 되는 건가? 뭔가 우울해졌다······..



낯선배: 후후. 뭘 그렇게 우울해하십니까?


백선배: 아이고, 깜짝이야!


낯선배: 이분도 심히 잘 놀라시는군.


백선배: 누, 누구? 어?? 김, 김세평? 뭐야. 갑자기 마스크는 쓰고 지금 뭐하는 거야? 감기라도 걸렸어?


낯선배: (어, 어떻게 알았지?) 김, 김세평이라니요? 지금 무슨 소리를 하시는 건가요? 아하하하...


백선배: 에? 세평이가 아, 아닌가요??


낯선배: 당연히 아니죠!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낯선 선배라고 합니다.


백선배: 네? 낯선 선배요? 아아. 당신이 바로 그 낯선배님이시군요. 세평이에게는 얘기 많이 들었습니다.


낯선배: 하하. 맞습니다. 제가 바로 그 낯선배입니다. (휴······.)


백선배: 그러고 보니 정말 세평이 말로는 뜬금없이 책 한 권 냅다 던지고는 소리 없이 사라진다고 하시던데······.


낯선배: 정확히는 타임머신 이용료를 제대로 못 내서 강제로 환송된 건데...


백선배: 네?


낯선배: 에고. 이번에도 월급이 타임머신 이용료 때문에 그냥 스쳐가겠군.


백선배: (계속 이상한 소리를 하는데? 설마 미친놈인가??)


낯선배: 저를 계속 그렇게 이상한 눈빛으로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만?


백선배: 아아. 죄송합니다.


낯선배: 후후. 그렇잖아도 제가 백선배님을 위해 책 한 권을 가지고 왔습니다.


백선배: 헛. 저한테도 책 한 권 주시는 건가요?


낯선배: 넵. 여기 있습니다.


백선배: 감사합니다. 어···, 책 제목이 <원씽 One Thing>?


낯선배: 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이 쓴 <원씽>이란 책입니다. 요즘 고민이 많으시죠? 아마 이 책이 백선배님의 고민을 해결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백선배: 오우! 제가 고민이 있다는 걸 어떻게 아시고······.


낯선배: 누가 봐도 지금 백선배님 얼굴에 ‘고민’이라고 적혀있습니다.


백선배: 그, 그렇군요······.


낯선배: 개인적으로 이 <원씽>이란 책을 읽다 어느 한 문장에 무릎을 탁 친 적이 있습니다.


백선배: 오? 그게 어떤 문장이죠?


낯선배: 바로 “균형 잡힌 삶이란 거짓말이다”라는 문장입니다.


백선배: 에? 균형 잡힌 삶은 거짓말이라고요?


낯선배: 네. 말 그대로 균형 잡힌 삶은 거짓말입니다.


백선배: 그런가요? 흠, 이상하네요. 제 주위에선 다들 균형 잡히게 살라고만 하던데······.


낯선배: 하하. 대부분 그렇게 이야기하죠. 그러나 한번 생각해보세요. 한 가지 일에 시간을 쏟는다는 건 자연히 다른 일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인다는 뜻이잖아요?


백선배: 어··· 그렇죠? 시간은 제한적이니 당연히 한 가지 일에 쓰면 다른 일에는 시간을 쓸 수 없겠죠. 어라? 그래서 제게 균형은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는 말씀을 하신 거군요?


낯선배: 이해가 빠르시네요. 그래서 백선배님이 회사에서 시간을 더 보낼수록 결국 아내분하고 보낼 시간은 당연히 줄을 수밖에 없겠죠. 물론 지인들 챙길 시간은 말할 것도 없고요. 결국 제한된 시간 내에 모두를 챙겨줄 수 없으니까요.


백선배: 헉?! 저에 대해 너무 잘 아시네요? 맞아요. 제가 지금 그걸 고민하고 있던 참이었어요!


낯선배: 후후. 왠지 그런 고민을 하고 있으실 거 같아서요. (안 봐도 뻔하지)


백선배: 그, 그렇군요!


낯선배: 아, 그리고 <원씽>이란 책에는 또 제가 무릎을 치게 만든 문장 하나가 더 있습니다.


백선배: 오오. 그게 어떤 문장이죠?


낯선배: “기적은 바로 극단에서 일어난다.”


백선배: 기, 기적이요?!


낯선배: <원씽>의 저자는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이야기합니다. “균형을 추구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기적이 결코 중간 지점에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 아시겠죠? 기적은 중간지점이 아닌 바로 극단에서 온다는 겁니다!


백선배: 헉. 저는 그동안 기적은 균형 잡힌 삶에서 오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기적은 극단에서 오는 거였다니! 진짜 몰랐었어요. 어쩐지 내 인생에 그 어떤 기적도 없더라!


낯선배: 아, 맞다. 혹시 백선배님은 지금 금연 중이지 않으세요?


백선배: 헉? 제가 금연중인 것도 아셨어요? 마, 맞습니다. 오늘이면 금연 3일차인데 정말 죽을 거 같습니다.

낯선배: 많은 힘드시겠어요. 그러나 담배 끊는 것도 마찬가집니다! 금연이란 기적을 맛보시려면 결국 담배를 입에도 대지 않는 바로 그 극단적인 노력에서 일어나는 겁니다!


백선배: 크!! 금연으로 예시를 들어주시니 뭔가 더 이해가 갑니다! (삐비빅 삐비빅) 응? 이게 무슨 소리죠?


낯선배: 이, 이런... 타임머신 이용 시간이 다 되었군.


백선배: 에? 타임머신? (아까부터 계속 이상한 소리를 하는 거 보니 분명 미친놈인 게 확실해)


낯선배: 에고. 제가 이제 가봐야 할 것 같네요.


백선배: 가보셔야 하는군요. (세평이한테 조심하라고 이야기해야겠다)


낯선배: 음...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자면, 백선배님은 제가 봐도 참 책임감이 있는 거 같아요. 그래서 모두에게 잘 하고 싶은 마음도 크고 그래서 모두에게 잘하는 그런 균형 있는 삶을 사려고 노력하고 계신 거 잘 알고 있습니다.


백선배: 에헴... 부끄럽네요, 칭찬해주시니 감사합니다.


낯선배: 에? 칭찬하는 게 아닙니다.


백선배: 헉? 칭찬이 아니었나요?


낯선배: 저는 지금 모두에게 두루두루 잘하려는 그런 슈퍼맨이 되려는 백선배님의 허황된 꿈을 지적하는 겁니다. 오늘부터 당장 슈퍼맨이 되기를 포기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슈퍼맨이 되지 못하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며 계속 우울하실 수밖에 없거든요!


백선배: 그렇군요······. 낯선배님 말씀이 맞습니다. 사실 애초에 제겐 슈퍼맨이 될 능력이 없는데도, 되지도 못할 슈퍼맨이 되려고 항상 몸부림을 쳤습니다! 평일은 야근으로 지내고, 주말마다 부모님을 찾아 뵙고, 지인들 경조사에 다 나가고······. 그렇다보니 그······.


낯선배: 하하. 말끝을 흐리시는 거 보니, 생각나시는 분이 계신 가 봅니다.


백선배: 아······.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 하네요. 맞아요. 제 아내가 생각납니다. 사실 그동안 이런저런 핑계로 아내와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해 미안했거든요.


낯선배: 이제는 아내 분에게 그저 미안함으로 끝내면 안 됩니다. 이제 균형 잡힌 슈퍼맨이 되려는 노력은 내려놓으시고, 극단적으로 아내분과 함께 기적의 시간을 보내시는 겁니다!


백선배: 마, 맞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저는 오늘부터 균형 잡힌 슈퍼맨이 아닌 극단적으로 좋은 남편이 되겠습니다!


그렇게 나에게 나는 낯선배와 헤어지자마자 바로 아내에게 전화를 걸었다. 나는 아내에게 앞으로 저녁만큼은 1년 365일 내내 당신과 같이 먹겠다며 약속했다. 아내는 내가 야근하다 정신이 나갔냐며, 헛소리 그만하고 빨리 집에나 오라고 했다. 그러나 내 약속은 진심이었다. 앞으로 나는 아내와 저녁을 매일 먹을 수 있게 극단적으로 칼같이 퇴근할 거다. 이제 내 인생에 회사에서 야근은 없다.


그나저나 그 낯선배라는 분 말이야······. 뭔가 세평이하고 비슷한 느낌이 드는데? 그렇다면 혹시 낯선배는 미래에서 온 김세평??


아, 아니다. 지금 무슨 공상과학 소설도 아니고······.


내가 너무 극단적으로 생각했군!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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