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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Dec 28. 2022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25 이기적인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김창옥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해줄 것인가?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할 날이 있겠는가?


여러분도 기회가 되면 좀 더 이기적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기회를 만드셔서 꼭 이기적으로 사십시오.


‘이기’라는 게 ‘자기 자신을 이롭게 한다’는 뜻인데,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살면 안 된다고, 나쁘다고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기적으로 산다고 세상이 파괴되는 건 아닙니다.


가끔은 내가 편한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습니다.


김창옥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건가요?>



살면서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숨이 턱밑까지 탁 막히면서 무언가 견디기 힘든 느낌이 들었다. 악몽을 꾼 건 아닌데 참 이상하다. 시계를 보니 새벽 세시. 또 이른 새벽에 깼다. 벌써 몇 번째인지 모르겠다. 슬슬 짜증이 난다.


내가 짜증이 나는 건 이른 새벽에 일어나서가 아니다. 일어나자마자 회사가 생각나기 때문이다. 아니, 눈 뜨자마자 회사생각이라니... 회사가 내 삶을 지배한 기분이 든다. 그렇게 나는 다시 잠을 이루지 못하고 거실로 나온다.


새로 발령받은 부서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어느덧 3개월. 발령받은 날부터 시작된 업무적 스트레스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오늘도 나는 회사에서 버틸 자신이 없다. 회사가 이정도로 힘들지 않았는데... 분명 지금 상황보다 더한 경우도 겪어봤다. 그러나 지금 내 자신은 한계임을 느낀다. 정말 더 이상 출근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지금은 회사가 가장 바쁜 시기다. 휴가는커녕 반차도 쉽게 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우리 팀원들은 나만 바라보고 있다. 팀원들은 내가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그런 역량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그저 나도 똑같은 직원일 뿐이다. 그럼에도 팀원들은 내게 당분간 자리를 비우지 않으면 안 되냐고 부탁한다. 나는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사실 나는 몸이 좋지 않았다. 회사 인사담당부서에선 내가 몸이 좋지 않음을 알고 쉬고 싶다면 휴직처리해주겠다고 했다. 이제는 내 선택만 남은 상황이었다.


나는 혼란스러웠다. 몸도 마음도 쉬고 싶은데 팀원들은 내가 휴직하지 않길 바라고 있다. 물론 팀원들의 심정은 이해가 간다. 지금 나 혼자서 두 명분의 일을 처리하고 있다. 그런데 내가 쉬게 되면 두 명이나 자리를 비우는 거나 다름없다. 내가 쉬기라도 하면 정말 우리 팀은 무너질 것만 같았다.


이런 고민 중에 만났던 책이 김창옥 교수 저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것인가요?>이었다. 김창옥 교수는 책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한다.



“‘이기’라는 게 ‘자기 자신을 이롭게 한다.’는 뜻인데,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살면 안 된다고, 나쁘다고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내가 몸이 아픔에도 휴직을 머뭇거렸던 이유는 내가 이기적인 게 아닐까 생각에서였다. 팀원들 뻔히 힘든 상황인 거 아는데 내가 지금 이기적으로 휴직을 내버리면 팀이 얼마나 힘들어질까?


그렇지만 나는 몸이 정말 좋지 않았다. 정말이지 내 몸의 한계를 느꼈다. 이런 느낌은 살면서 정말 처음이었다.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금 쉬지 않으면 내게 정말 큰일이 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온몸이 느끼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웠던 중 <지금까지 산 것처럼 앞으로도 살 것인가요?>를 읽다 만난 문구를 통해 최종결심을 내리게 됐다.



“이기적으로 산다고 세상이 파괴되는 건 아닙니다.”


“가끔은 내가 편한 대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괜찮습니다.”



나는 결국 휴직을 냈다. 팀 눈치 보느라 내 자신을 파괴시키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내가 휴직을 내면 우리 팀이 파괴될 거라고 생각한 건 오로지 내 착각일 수도 있다. 사실 나는 남들에게 이기적으로 보이고 싶지 않아 머뭇거렸을 뿐이었다.


감사하게도 내가 휴직을 내고 나보다 더 유능한 직원이 내 빈자리를 채우게 됐다. 이렇게 인사담당자가 나대신 다른 사람으로 바로 채워줄 걸 알았다면 좀 더 일찍 쉴 걸 그랬다.


마침 책을 읽다 만난 랍비 힐렐의 말이 생각났다.



“내가 나를 위하지 않으면 누가 나를 위해줄 것인가?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할 날이 있겠는가?”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낸 휴직 후, 내 몸은 많이 좋아졌다. 몸이 좋아지니 그간 나를 괴롭히던 부정적인 생각들도 많이 사라졌다. 몸과 마음이 편해진다는 게 이런 느낌이란 걸 너무 오랜만에 느끼는 거 같다. 좀 더 이기적으로 살고, 이기적으로 행동할 걸... 이번 기회에 이기적으로 사는 게 얼마나 내게 유익인지 알게 되었다.


혹시 지금 당신도 당신 회사에서 이기적으로 행동할 수 있음에도 하지 못해 괴로워하고 있다면 어서 이기적으로 행동했으면 좋겠다. 책 저자의 조언대로 좀 더 이기적으로, 기회도 만들 수 있으면 만들어서 꼭 이기적으로 살았으면 좋겠다.


걱정하지마라. 어차피 내가 이기적으로 행동해도 그거와 상관없이 회사는 잘 돌아간다.

그리고 덩달아 나도 잘 돌아갈 거다.


나는 이기적인 당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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