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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Dec 28. 2022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19 내가먼저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장기하 <상관없는 거 아닌가?>


내가 만든 노래가 과연 다른 이들을 위로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렵다.


그래서 예나 지금이나 남을 위로하겠다는 큰 뜻을 품기보다, 내 마음 하나만이라도 잘 들여다보자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나 자신이라도 잘 위로해주자. 그것만이라도 잘 해낸다면, 그리고 운이 좋다면, 결과적으로 누군가 위로받게 될지도 모른다.


그 정도가 노래를 만들 대 위로라는 것에 대해 내가 가지는 생각이다.


장기하 <상관없는 거 아닌가?>



부산에 갈 일이 있어 김해공항으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리던 중 나는 우연히 시립도서관 사이트에서도 간단히 전자책을 빌려 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와우, 이런 걸 이제야 알게 되다니! 내 자신을 한번 자책하고 나서 나는 무슨 책을 빌려볼까 이것저것 검색하던 중 가수 장기하의 <상관없는 거 아닌가?>라는 책이 눈에 들어와 대여버튼을 눌렀다.


비행기 탑승 후 나는 스마트폰을 비행기 모드로 전환하고 빌려놓은 전자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렇게 <상관없는 거 아닌가?>를 읽으며 스크롤을 넘기던 중 ‘위로’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만든 노래가 과연 다른 이들을 위로할 수 있는가,”


“그 질문에 선뜻 그렇다고 대답하기 어렵다.”


“남을 위로하겠다는 큰 뜻을 품기보다, 내 마음 하나만이라도 잘 들여다보자는 목표를 세운 것이다.”


“나 자신이라도 잘 위로해주자. 그것만이라도 잘 해낸다면 결과적으로 누군가 위로받게 될지도 모른다.”



내 마음 하나만이라도 잘 들여다보고, 나 자신이라도 잘 위로해주자... 참 공감되는 말이다. 나도 웬만하면 회사에서 누가 힘들어하고 있으면 도울 수 있으면 가서 도와주려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런 나도 주위 동료를 챙기기는커녕 모른 척하는 경우가 있는데 바로 내가 회사에서 힘든 일을 겪고 있을 때다.


솔직히 내 코가 석자인데 누구를 도울 수 있겠는가? 내가 회사 일로 바쁘고 어려울 때 하필 동료직원이 내게 도움을 요청하면 참 난감하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내 일이 먼저이기에 나는 그들을 도와줄 수 없다.


그래서 사실 직장생활에서 동료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그들을 챙기기에 앞서 내 자신부터 챙기는 거라고 생각한다. 나부터 챙기고 나서 여유가 생긴다면 그때부터 주위 동료도 챙길 수 있다. 마음의 여유가 있어야 내 일도 품고 주위 동료 일도 품어줄 수 있는 거다.


그런데 내 자신을 위로하고 챙기는 행동이 주위 동료들에게 때론 내가 이기적으로 보이는 경우도 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는데, 친한 직원이 야근으로 힘들어하고 있어 나도 야근을 자처하고 도와주려했다. 그런데 그날 나도 컨디션이 좋지 않아 잠시 좀 쉬어야 할 것 같아 회사 근처 카페에서 잠시 쉬다왔다. 몸이 어느 정도 회복된 것 같아 이제 그 직원을 도와주려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그 직원은 본인은 안 챙기고 혼자 카페에 다녀왔다고 내게 서운해 하는 거다. 뭐 서운해 하는 그 직원을 달래고 같이 야근하며 도와주긴 했는데, 아무튼 이렇게 오해를 사는 경우도 있다.


그럼에도 나는 주위로부터 오해를 사더라도 내 자신을 먼저 챙기고 위로하는 게 우선이라 생각한다. 나부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해야 주위도 돕고 그러는 거다. 나도 못 챙기면서 남도 챙기려고 하다가 진짜 내가 다칠 수 있다. 왜 성경에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는 말이 있지 않은가? 내 자신을 먼저 사랑해야 내 이웃도 사랑할 수 있는 거다.


이따 비행기에서 내리면 나는 가수 장기하의 음악이나 들어야겠다. 미래의 누군가를 돕기 위한 나의 충전 시간을 좀 가지면서 말이다.


당신도 좀 충전의 시간을 가지길 바란다. 나는 당신이 남보다 자신을 먼저 챙기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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