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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Dec 01. 2023

슬럼프에 허덕이는 가운데 다시 일어날 수 있는 그 말씀

<완전한 공시생> 제3부 일기장(2015) - 04 슬럼프 극복방법


제3부 일기장(2015) - 04 슬럼프 극복방법(시119:50)


나의 고난 중에 이것이 내 위로가 되었사오니 주의 말씀이 나를 살리셨나이다.

(시편 119:50, 킹제임스 흠정역)



최근에 공무원 시험을 다시 도전하기로 결정한 나는 그간 밀린 인터넷 강의를 시청하려고 며칠을 하루 종일 집에만 있었다. 그러다 거울에 비친 내 몰골이 거의 폐인 수준(?)인 것을 보고는 아무래도 오늘은 도서관이라도 가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준비하고 집 밖으로 나갔다.


도서관에 도착한 나는 아직도 봐야할 인터넷 강의들이 좀 남아있기에 일반 열람실로 가지 않고 노트북 열람실로 들어가 자리를 잡았다. 그렇게 집에서 가져온 노트북을 켜 이어폰을 귀에 꽂고 인터넷 강의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어디선가 이어폰을 뚫고 들어올 정도로 귀에 계속 거슬리는 소리가 났다. 지나치게 키보드를 두들기는 그런 소리였는데, 아무래도 여기가 노트북 열람실이기도 하니 당연히 키보드 소리가 나겠거니 나는 그냥 신경 쓰지 않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키보드 소음은 점점 심해져 결국 도저히 공부에 집중할 수 없게 된 나는 도대체 이 소음은 어디에서 오는 건지 확인이라도 해보려고 한번 주위를 살펴보았다. 그렇게 이곳저곳을 살펴보는데 노트북 열람실 중앙에 앉아있는 한 남성이 힘 있게(?) 키보드를 두들기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뭐지? 무슨 키보드를 드럼이라도 연주하듯 저리 두들기고 있는 거지?? 보아하니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그 남성의 키보드 소리가 거슬렸는지 다들 그를 힐끗힐끗 쳐다보는 것 같았다. 하긴, 오랜 시간 저렇게 키보드를 힘껏 두들기고 있는데 나만 불편했을리가.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 나는 키보드 좀 조용히 쳐줄 수 없는지 이야기라도 해보려고 그 남자를 찾아갔다. 그렇게 나는 키보드를 열심히 두들기고 있는 남자 뒤에 섰는데, 그의 책상 위 놓여있는 공무원 수험 도서들이 보였다. 뭐야, 나랑 같은 공시생인 건가? 아니, 공무원 시험공부에 이리 타자를 칠 일이 있는가?? 


뭘 그렇게 열심히 하고 있는지 그 남자의 노트북을 보는데, 엥? 알고 보니 그 남자는 지금 타자연습게임을 하고 있던 거였다. 아니, 무슨 타자연습게임을 도서관에서까지 한담?? 참나, 저렇게 열심히 타자연습게임을 하고 있으니 당연히 키보드를 저리 시끄럽게 두들길 수밖에!


그렇게 열심히 타자연습하고 있는 그 남자를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나는 몇 분 정도를 지켜보다 그냥 참기로 하고 내 자리로 돌아갔다. 솔직히 한마디라도 할까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음. 뭔가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라고 해야 할까? 내 생각에 저 남자는 타자연습게임을 하겠다고 굳이 도서관 노트북 열람실까지 찾아온 건 아닐 거다. 분명 나처럼 공부하려고 왔을 거다. 그의 책상 위에는 공무원 수험서들이 있었다는 게 방증이고.


그러나 그는 막상 공부는 하러왔지만 책조차 펴고 싶지 않을 정도로 공부가 되지 않은 거다. 그렇다고 그냥 집에 갈수도 없는 상황이니 그래서 그는 타자연습이라도 하고 있는 거 같다. 흔히 공시생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슬럼프에 빠진 모습이겠다.


나도 같은 공시생으로서 저 남자가 어떤 상황인지 이해가 되니까 안타까울 뿐이다. 나도 전에 슬럼프에 빠진 적이 있는데, 그땐 책을 펴도 정말이지 단 한 글자도 읽고 싶지 않았다. 마치 누군가 내 머리가 돌아가지 않도록 꽉 붙잡고 있는 기분이 들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공무원 시험 합격증은 슬럼프인 상황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부하며 버틴 이들에게 주어진다는 것을. 그렇기에 슬럼프가 찾아오더라도 얼른 이겨내야 한다. 내가 슬럼프에 빠져 허덕이고 있던 간에 경쟁자들은 지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테니까.


그래서 그저 이 슬럼프가 저절로 낫기만 바랄 순 없기에 얼른 극복하려고 뭐라도 조치를 취하며 노력해야 한다. 마치 감기에 걸리면 병원을 가던지 최소 감기약이라도 복용하는 것처럼.


나 같은 경우 슬럼프가 찾아올 때면 일단 성경책부터 찾는다. 그리고 시편 119편 50절 말씀을 먼저 묵상하고 나서 여러 성경말씀들을 읽으며 어떻게든 슬럼프를 극복해보려고 한다.



나의 고난 중에 이것이 내 위로가 되었사오니 주의 말씀이 나를 살리셨나이다.

(시편 119:50, 킹제임스 흠정역)



‘주의 말씀이 나를 살리셨다’는 영어 성경에서 ‘for thy word hath quickened me'로 되어 있다. 여기서 'quicken'이란 동사는 ‘활발하게 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이는 어떤 정적인 상태를 동적인 상태로 바꿔주는 힘을 이야기한다.


그래서 나는 슬럼프을 겪고 있을 때면 주의 말씀인 성경을 읽으면서 슬럼프에 빠져 아무런 공부도 하지 못하고 있는 나의 정적 상태를 다시 열심히 공부할 수 있는 동적인 상태로 바꾸어 보려고 노력했고, 실제로 슬럼프를 극복한 효과를 본 적이 있다.


아무튼 저렇게 슬럼프로 고생하고 있는 공시생을 목격하니 정말 남일 같지가 않다. 나도 슬럼프에 걸리지 않도록 항상 조심해야겠다. 고민 끝에 다시 준비하기로 한 공무원 시험이지 않은가? 지난 두 시험과는 다르게 이번 시험은 준비하는 과정 중 그 어떤 슬럼프도 방해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매일 성경말씀을 묵상하며 애초에 슬럼프가 걸리지 않도록 사전 예방하도록 해야겠다. 이번 시험 준비하는 동안에는 늘 하나님 말씀을 붙들어 슬럼프 따위에 놀아나지 않겠다! 아자!!



다음화에 계속 됩니다.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김세평과 <연애는 전도다> 김들림의 콜라보 프로젝트 <완전한 공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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