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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Dec 07. 2023

느슨해진 상태 가운데 목표를 향하도록 정진하는 말씀

<완전한 공시생> 제3부 일기장(2015) - 08 스포츠토토


제3부 일기장(2015) - 08 스포츠토토 (렘 17:14)


주님 저를 고쳐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나을 것입니다. 저를 살려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살아날 것입니다. 주님은 제가 찬양할 분이십니다. (예레미야 17:14, 새번역)



며칠 전 독서실이 있는 건물 1층에 편의점 하나가 새로 오픈했는데, 그 편의점을 지나갈 때마다 나는 편의점 앞에 걸려있는 ‘스포츠토토’라는 광고문구가 자꾸 눈이 갔다. 스포츠토토라는 걸 한 번도 해본적은 없지만, 나는 평소 축구와 같은 스포츠경기에 관심이 많아 어느 프로팀이 강세이고 어느 프로팀이 약세인지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나 같은 사람이면 스포츠토토로 조금이나마 돈을 벌 수 있지는 않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오랜 수험생활로 수중에 돈도 다 떨어져가고 있었는데 마침 잘 됐다는 생각에 나는 편의점에 들어가 사장님한테 스포츠토토 하는 방법을 여쭤보니, 사장님 말로는 두 개의 스포츠 경기 결과를 예측해서 맞추면 내가 건 돈의 일정 배당금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두 경기 결과를 맞추는 것 정도야 쉬운 죽 먹기라는 생각에 바로 가지고 있던 돈 일부를 배팅해보기로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아무리 강팀, 약팀을 잘 구분할 줄 안다고 한들 이변이라는 게 만연한 것이 스포츠인데 말이다. 결과적으로 나는 배팅한 돈을 모두 잃었다. 잃은 돈을 어떻게든 만회해 보려고 가지고 있던 비상금까지 동원했는데도 말이다. 이젠 식비도 없어서 당장 내일부터 굶어야할지도 모르겠다. 


돈만 잃은 게 아니라 시간도 잃었다. 내가 배팅한 스포츠 경기 결과를 확인하느라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다. 특히 배팅한 경기들이 새벽에 있다 보니 신경이 쓰여 자다가도 깨서 경기 결과를 계속 확인하였다. 이렇다보니 다음날에는 몸이 피곤해서 공부하다 졸았던 게 한두 번이 아니다.


돈도 잃고 시간도 잃은 내 자신이 한심하다. 창피해서 정말 이런 이야기를 누구에게 이야기하지도 못하고 그저 일기장에나 끄적일 뿐이다. 에고.


그런데 지금 와서 이런 이야기를 하면 좀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차라리 잘 된 일일지도 모르겠다. 만약 내가 스포츠토토를 통해 큰돈이라도 만졌다면 아마 수험공부는 뒷전으로 두고 계속 편의점과 스포츠 경기 중계사이트에 들락날락거렸을 것이다. 


아무튼 이번 일을 통해 내가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다. 두 번이나 시험에 떨어졌는데도 여전히 합격하겠다는 의지가 박약하다니! 정말로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고 싶다면 지금 나는 다른 곳에 눈을 돌릴 때가 아닌데 말이다.


이렇게 나는 아직도 고칠 점이 너무나도 많다. 이대로 가다가는 또 시험에 낙방할 게 뻔하다. 지금부터라도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나님께 내 자신을 고쳐달라고 간절히 기도할 수밖에 없겠다.




주님 저를 고쳐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나을 것입니다. 저를 살려 주십시오. 그러면 제가 살아날 것입니다. 주님은 제가 찬양할 분이십니다. (예레미야 17:14, 새번역)


 

공무원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시선은 항상 최종합격에 고정되어 있어야 한다. 만약 잠시라도 수험생이 엉뚱한 곳에 시선이 가있으면 돈도 잃고, 시간도 잃고,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양심도 잃는 거다. 이번에 내가 그랬던 것처럼. 그래서 하나님께서 이번 일을 통해 나의 시선이 온전히 공무원 시험합격만을 바라볼 수 있도록 고쳐주시고 교정해주신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어느덧 가을이다. 가을 지나 겨울이 되면 금방 또 내년이다. 내년이 되면 진짜 공무원 시험이 얼마 남지 않는다. 이제는 정신을 차리고 내년 시험에만 집중해야만 한다. 그러니 혹여나 또 나의 시선이 엉뚱한 곳으로 가지 않게끔 예레미야 17장 14절 말씀을 붙들며 하나님께 고쳐달라고 기도하자.

 

정신차리자 김들림! 이제는 내년에 있을 시험에만 집중하는 거다!!




다음화에 계속 됩니다.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김세평과 <연애는 전도다> 김들림의 콜라보 프로젝트 <완전한 공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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