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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Dec 29. 2023

친구의 어려움 가운데 응원과 위로로 독려하는 말씀

<완전한 공시생> 제4부 일기장(2016) - 06 공시생 등골 브레이커


제4부 일기장(2016) - 06 공시생 등골 브레이커 (욥 13:15)


그분께서 나를 죽이실지라도 나는 그분을 신뢰할 것이요, 오직 나는 그분 앞에서 내 자신의 길들을 유지하리라 (욥기 13:15, 킹제임스 흠정역)



“어휴 정신 좀 차려라. 너 같이 부모님께 손 벌리는 애들을 부모 등골브레이커라 하는 거야.”


집에서 막 도서관으로 출발하려던 중 폰이 계속 울려서 뭔가 해서 봤더니, 친구들이 여럿 모여 있는 메신저 단톡방에 친구A가 계속 나를 겨냥하며 공격성 메시지를 올리고 있었다. 이건 무슨 상황이지?


평소 친구A가 내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것을 좋지 않게 보고 있다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내가 되지도 못할 공무원이나 붙잡고 허송세월을 보내고 있다느니, 나이 먹고도 부모님께 손이나 벌리는 등골 브레이커라는 둥 이렇게 기분 나쁜 표현들을 사용하며 공개적으로 나를 비난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친구A가 보낸 메시지들을 차례로 읽는데 하나같이 마음에 상처 되는 말들이었다. 어찌나 상처가 되었던지 눈물까지 나버렸다. 그래도 단톡방 내 다른 친구들도 나를 향한 친구A의 말들이 심하다고 생각했던지 친구A에게 말이 좀 심한 게 아니냐며 나 대신 맞받아쳤다. 그러나 친구A는 자신은 틀린 말 하나 안 했다면서 오히려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지금 일기를 쓰면서 다시 생각해봐도 친구A의 그런 행동을 정말 이해할 수 없다. 아니, 아무리 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렇게 친구들 앞에서 나를 공개적으로 비난까지 할 필요까지 있었을까? 심지어 그냥 친구도 아니고 학창시절부터 오랜 시간 우정을 함께해온, 누구보다 가까운 친구사이인데 말이다.


내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게 친구A에게는 그렇게나 잘못된 일인 건가? 녀석의 이번 행동을 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아무튼 그 사건을 계기로 나는 단톡방을 나가버렸다. 단톡방에 나간 것뿐만 아니라 통신사에 전화해서 아예 핸드폰을 정지시켰다. 그리고 이제 친구A와는 다신 안 만날 생각이다.


어쩌면 애초에 나 같은 수험생이 친구들이 모여 있는 단톡방을 드나들며 메시지를 주고받는 것도 문제긴 했다. 괜히 단톡방 같은 곳에 있지만 않았어도 녀석에게 이리 공개적으로 비난받을 일도 없었을 텐데! 어휴, 진짜 분이 안 풀린다 정말. 아무리 내가 한심하게 보였어도 그래도 친구라면 오히려 힘을 내라고 위로해줘야 하는 게 먼저가 아나었을까?



어라? 그러고 보니 성경에서도 욥이 고난을 당할 때 욥의 세 친구는 욥을 위로하기는커녕 오히려 욥이 하나님께 죄를 지었다고 비난했던 거 같은데?? 그래서 욥이 참다 참다 결국 세 친구들을 향해 ‘너희는 거짓말을 지어내는 자요, 다 쓸모없는 의사들’이라고 반박했고(욥13:4) 말이다. 


이거 욥의 상황과 내 상황이 꽤 비슷하지 않은가? 아, 물론 나야 친구A 한 녀석한테만 쓴 소리를 들었지만… 아무튼 친구란 놈들이 세 명씩이나 찾아와서는 욥을 위로하기는커녕 비난했다고 생각하니 내가 다 화가 난다 정말! 욥 이야기가 생각난 김에 성경에서 욥기서나 좀 읽어봐야겠다.




그분께서 나를 죽이실지라도 나는 그분을 신뢰할 것이요, 오직 나는 그분 앞에서 내 자신의 길들을 유지하리라 (욥기 13:15, 킹제임스 흠정역)




그렇게 욥기서를 읽는데 유독 욥기 13장 15절 말씀이 눈에 들어와 일기장에 옮겨 적었다. 자신의 고난 가운데 끝까지 하나님을 신뢰하며 내 자신의 길들을 유지하겠다는 그의 고백이 내 마음에 와 닿는다. 나도 욥처럼 지금의 공시생 고난 가운데 하나님을 신뢰하며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갈 수 있을까? 자신은 없지만 음 그래도 최선을 다해보겠다!


그리고 혹시나 나처럼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친구를 만난다면, 절대로 친구A처럼 비난하지 않고 따뜻한 위로와 격려를 해주고 싶다. 그게 진짜 친구가 아니겠냐고!



다음화에 계속 됩니다.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김세평과 <연애는 전도다> 김들림의 콜라보 프로젝트 <완전한 공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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