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장인 김세평 Dec 29. 2022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28 미움받을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유대교 교리 중에 이런 말이 있네.


열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 중 한 사람은 반드시 당신을 비판한다.


그리고 그 열 명 중 두 사람은 당신과 서로 모든 것을 받아주는 더없는 벗이 된다.


남은 일곱 명은 이도저도 아닌 사람들이다.


이때 나를 싫어하는 한 명에게 주목할 것인가,


아니면 나를 사랑해주는 두 사람에게 집중할 것인가,


혹은 남은 일곱 사람에게 주목할 것인가?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미움받을 용기>



오늘도 나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책을 읽으러 회사에서 좀 떨어진 카페에 왔다. 오늘은 아아를 때리면서 독서를 해볼까나... 응? 창가에 앉은 저분 뭔가 낯이 익는데... 어라? 우리 팀 직원인 영희 씨잖아?



김세평: 어라? 영희 씨! 여기서 뭐해요?


이영희: 아, 세평 씨...


김세평: 여기서 만나다니 반갑네요. 카페가 회사와 거리가 좀 있어 직원들 마주치기는 쉽지 않은 곳이라...


이영희: 네... 아, 세평 씨는 책 읽으러 오신 거예요?


김세평: 넵. 저를 너무 잘 아시는군요.


이영희: 에이, 세평 씨는 늘 점심시간에 책 읽으신다고 사라지시자나요.


김세평: 하하하, 제가 그랬던가요? 저와 다르게 영희 씨는 보통 점심시간에는 회사직원들하고 같이 다니잖아요?


이영희: 그렇긴 한데 오늘은 그냥 혼자 있고 싶어서요.


김세평: 왜요? 무슨 일 있어요?


이영희: 네? 무슨 일은 아니고...


사실 나는 최근 몇몇 직원들이 영희 씨를 험담하고 다니는 걸 봤다. 그래서 영희 씨가 그 직원들 때문에 힘들어 하는 거 같았다. 그렇기에 그 직원들을 피해 영희 씨 혼자 이 카페로 온 게 아닐까?


김세평: 영희 씨, 뜬금없지만 혹시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 읽어보셨어요?


이영희: 아뇨, 제목은 들어는 본 거 같은데 읽어보진 않았어요. 왜요? 그 책 재밌나요?


김세평: 넵! 진짜 재밌어요. 자, 제가 한 권 드릴게요.


이영희: 헐! 세평 씨가 지금 읽으려고 가지고 오신 거 아니에요?


김세평: 저는 얼마 전 다 읽었는데 복습 차 가지고 온 거에요. 선물로 드릴 테니 한번 읽어보세요.


이영희: 오... 감사해요.


김세평: 아하! 잠시만요... 책에서 나오는 내용인데... 280쪽이네요. 음... 유대교 교리 중에 이런 말이 있다고 해요.


이영희: 무슨 말이요?


김세평: ‘열 명의 사람이 있다면 그 중 한 사람은 반드시 당신을 비판한다.’


이영희: 아...


김세평: ‘그리고 그 열 명 중 두 사람은 당신과 서로 모든 것을 받아주는 더없는 벗이 된다. 남은 일곱 명은 이도저도 아닌 사람들이다.’


이영희: 오... 되게 공감되는 말이네요.


김세평: 그렇죠? 저는 이 문구를 읽는데 지난 학창시절이 생각났어요. 왜, 우리 학창시절을 돌이켜만 봐도 같은 반에 꼭 한 명은 나를 싫어했잖아요.


이영희: 오, 맞아요. 꼭 한 명은 사이가 좋지 않았어요.


김세평: 그런데 동시에 같은 반에 꼭 두 명의 단짝 친구가 있었어요.


이영희: 맞아요! 저도 반에서 같이 다녔던 단짝 둘이었어요!


김세평: 그리고 그 세 사람을 제외한 나머지 친구들은 진짜 기억도 안 나요. 얼굴도, 이름도, 그리고 나이도요.


이영희: 에이, 나이는 기억하시겠죠, 같은 반이었는데요.


김세평: 어라? 그러겠네요? 하하하. 아무튼 뭐 저는 책에서 이 문구를 읽다가 저의 지난 학창시절이 생각나기도 하면서 뭔가 후회도 되더라고요.


이영희: 네? 후회요?


김세평: 그때 그 소중한 두 명의 단짝 친구들과 좋은 추억이나 많이 만들걸, 왜 쓸데없이 나를 싫어하는 그 한 명과, 이젠 기억도 나지 않는 나머지 일곱 명에게 상처나 입고 괴로워했을까 뭐 이런 후회?


이영희: 아...


김세평: 그렇잖아요? 단짝들과 추억 쌓기도 바빴을 그 소중한 시간을 굳이 주목할 필요도 없는 녀석들에게 집중하다 결국 허튼 시간을 보냈으니...


이영희: 무슨 말씀인지 알 거 같아요...


김세평: 흠흠, 그래서 오지랖일 수 있지만요, 제가 영희 씨에게 한 말씀 드리자면...


이영희: 네? 갑자기요?


김세평: 영희씨! 굳이 영희 씨를 싫어하는 한 명의 직원에게 상처 입으실 필요 없어요! 물론 남은 일곱 명의 이도저도 아닌 직원들도 마찬가지고요! 영희 씨는 그저 영희 씨를 좋아하는 두 명의 직원과 회사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시면 돼요!


이영희: 아, 갑자기 무슨 말씀을...


김세평: 그러니까 여기서 힘들어하지 마시고, 영희 씨와 단짝인 두 직원과 즐거운 점심시간 보내시라고요! 왜 그 옆 팀 영희 씨 단짝 직원 한 분 있잖아요? 이름이 뭐더라...


이영희: 헐? 세평 씨, 같은 회사 직원 이름도 몰라요?


김세평: 에? 저한테 그 직원은 이도저도 아닌 일곱 명 중...


이영희: 헐! 못됐어요!


김세평: 감사합니다.


이영희: 뭐가 감사해요! 음... 제가 더 감사하죠. 제게 좋은 말씀도 해주시고... 사실 요즘 몇몇 직원들과 관계가 좋지 못해 힘들었어요. 그래서...


김세평: 네, 알겠습니다. 이제 그분들 이야기는 그만!


이영희: 아, 맞아요. 이제 그만! 아무튼 세평 씨, 주신 책도 잘 읽어볼게요.


김세평: 넵! 꼭 읽어보세요! 어라? 벌써 점심시간 끝나가네요? 우리 이제 회사로 돌아갈까요?


이영희: 네!


그렇게 나와 영희 씨는 우연히 카페에서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회사로 돌아갔다.


그리고 1년 후




이영희: 진짜 어이가 없더라니까. 본인이 일처리 제대로 하지 못해놓고 나한테 화를 내는 거 있지?


김세평: 어라? 그렇다는 건 그 직원이 열 명의 사람 중 한 명이라는 건데... 있잖아, 유대교 교리 중에 이런 말이 있는데...


이영희: 여보! 그 이야기 좀 그만해! 당신 치매야? 왜 자꾸 똑같은 말을 반복해?


김세평: 하하하, 내가 또 반복했나? 아무튼 미움받을 용기 책에서 그 부분을 읽어보면 말이야,


이영희: 여보! 이제 그만!




혹시 지금 당신은 회사에서 어떤 직원으로 인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 그렇다면 지금 당신이 해야 할 일이 있다.

바로 그 사람으로부터 눈을 돌려 당신의 사내 단짝들을 바라보기! 그리고 단짝들과 즐거운 시간 보내기!


나는 회사에서 당신과, 그리고 당신의 단짝들을 응원한다.

그럼 회사에서 좋은 추억 많이 만드시길(?)








매거진의 이전글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27 크레센도 직장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