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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Jan 03.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30 극단적인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원씽 One Thing> 게리 켈러,제이 파파산


균형 잡힌 삶이란 거짓말이다.


한 가지 일에 시간을 쏟는다는 것은 자연히 다른 일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인다는 뜻이다.


그러니 균형은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균형을 추구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는 기적이 결코 중간 지점에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적은 바로 극단에서 일어난다.


시간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는다.


<원씽> 게리 켈러, 제이 파파산



“세평아, 지금 너는 회사에서 최선을 다할 때야. 그러니 오늘도 야근 좀 하자.”


“김세평, 지금 네가 그 자리에서 버텨야 승진하는 거야!”


회사 직장상사들은 나만 보면 늘 회사에서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뿐이다. 그런데 나도 이런 이야기만 듣고 회사생활해서 그런지 그런가보다 하면서 최선을 다했고, 그래서 야근은 늘 내 일상이었다.


“여보, 오늘도 야근이야? 그래도 일주일에 한 번은 같이 저녁 좀 먹자! 무슨 남편이 밥도 안 먹어주냐?”


“뭐야, 모처럼 주말인데 낮잠만 잘 거야? 우리 밖에 산책이라도 좀 나가자!”


회사에서 바쁜 나날을 보내다보니 나는 아내를 신경 쓸 틈이 없었다. 그런 내게 아내는 서운해 했다. 물론 아내도 나와 같은 직종에 종사하고 있기에 내가 회사에서 바쁘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오죽하면 아내는 내게 식구(食具)가 같이 밥도 안 먹어주는데 네가 진짜 식구가 맞고 했다. 음... 아내의 말도 일리가 있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주기적으로 부모님도 찾아뵈어야지, 친구들 결혼식도 챙겨가야지, 그리고 내 건강도 챙겨야 하지. 어휴, 정말 신경쓸 게 한두 개가 아니다! 에고, 그러고 보니 이번에 건강검진 결과 콜레스테롤이 좀 높게 나왔던데... 뭐 이렇게 신경써야할게 산더미인지 정말 미치겠다.


그런데 미쳐가는 나와 다르게 다들 이상하도록 아무렇지 않게 사는 거 같다. 뭐... 뭐지? 다들 슈퍼맨이라도 되는 건가? 다들 슈퍼맨인 마냥 회사에서도, 가정에서도, 그리고 사회생활도 흐트러짐 없이 균형 있게 모든 일을 척척 잘하는 것 같다.


하... 다들 슈퍼맨인데 나만 슈퍼맨이 아닌 것 같아 뭔가 우울해졌다. 그렇게 우울한 나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나는 <원씽>이란 책을 읽다 만난 한 문에 꽂히면서, 나는 더 이상 내가 우울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균형 잡힌 삶이란 거짓말이다.”



어라? 균형 잡힌 삶은 거짓말이라고? 이상하네. 다들 균형 잡히게 살라고 하던데... 뭐지? 책에서 만난 이 문장은 내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마지 망치로 머리를 한 대 맞은 기분이었다.



“한 가지 일에 시간을 쏟으면 자연히 다른 일에 들어가는 시간을 줄인다는 뜻이다.”


“그러니 균형은 불가능해질 수밖에 없다.”


“시간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헐? 균형은 불가능한 거라고? 그러고 보니 하루는 딱 24시간뿐이다. 그러니 내가 회사에서 시간을 더 보낼수록 아내하고 보낼 시간은 당연히 줄을 수밖에 없다. 물론 지인들 챙길 시간은 말할 것도 없다. 헐! 균형은 애초에 불가능한 거였네!



“균형을 추구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기적이 결코 중간 지점에서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기적은 바로 극단에서 일어난다.”



아니, 기적은 균형이 아닌 극단에서 오는 거였다니! 어쩐지 내 인생에 기적이 없더라! 나는 그렇게 균형있는 슈퍼맨이 되기를 포기했다. 사실 애초에 내겐 슈퍼맨이 될 능력이 없었다. 그런능력도 없으면서 되지도 못할 슈퍼맨이 되려고 그렇게 몸부림을 쳤다니! 그간 왜 내 몸이 과부하 걸린 것 마냥 정신없고 괴로웠는지 이제 좀 이해가 됐다.


나는 균형을 포기하자고 마음을 먹으니 제일 먼저 아내 얼굴이 떠올랐다. 뭔가 아내에게 미안해졌다. 이렇게 그저 미안함으로 끝내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그래! 나는 슈퍼맨보단 좋은 남편이 되기로 했다! 그것도 균형말고 극단적으로 좋은 남편이 되기로 말이다!


나는 아내에게 저녁만큼은 1년 365일 내내 같이 먹겠다며 극단적인 선포를 했다. 물론 내 선포에 아내는 이상하게 은근 절망(?)하는 눈치였다. 음... 뭐지? 그런데 내가 아내와 저녁을 먹겠다고 한 선언은 바로 내가 앞으로 회사에서 야근하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야근이 일상이던 내가 내린 극단적인 선택이었다!


그리고 주위 경조사는 직접 가지 않고 카카오톡 송금 기능을 아주 잘 활용하기로 했다. 부모님도 명절이나 특별한 일이 없음 찾아뵙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 나는 극단적으로 주위 사람들을 챙기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렇게 어느덧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그간 균형을 깨고 극단적으로 살아 보니 어느덧 내게 시간에도, 마음에도 여유가 싹트고 있었다. 나는 나의 싹튼 시간과 마음의 여유를 독서와 사색으로 보냈다.


그렇게 시작된 독서와 사색을 통해 내가 깨달은 점이 있다면, 그동안 내가 내 자신을 챙겨주지 못하고 있었다는 거였다. 늘 주위를 챙기려는 슈퍼맨이 되려고만 했었지, 내 자신을 챙기려는 슈퍼맨이 되려고 하진 않았다. 무언가 내 자신에게 미안다. 그것도 많이.


“뭐야? 김세평, 오늘도 바로 퇴근하네?”


여섯 시가 되면 하던 일을 그냥 내팽개치고 극단적으로 칼같이 퇴근하려는 나를 보고 팀장님이 은근 핀잔을 준다. 뭐 이제 팀장님의 저런 반응은 익숙하다. 아무튼 나는 팀장의 반응에도 아무렇지 않게 팀장님께 꾸벅 작별 인사를 하며 후다닥 회사를 나간다.


“그럼 먼저 퇴근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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