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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Jan 04.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32 특별한날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


특별한 하루라는 것은 평범한 하루들 틈에서 반짝 존재할 때 비로소 특별하다.


매일이 특별할 수는 없다.


거대하게 굴러가는 쳇바퀴 속에 있어야지만, 잠시 그곳을 벗어날 때의 짜릿함도 누릴 수 있다.


마치 월요일 없이 기다려지는 금요일이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김이나 <보통의 언어들>



“인생은 끊임없는 반복!”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취한다!”


어느 날 동료직원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미생 만화의 한 장면이 장식되어 있었다. 음... 인생은 끊임없는 반복이라... 이 만화 속 대사에 무언가 공감되면서도 씁쓸함이 느껴졌다.


나는 그저 매일 아침에 일어나 출근하고, 저녁이 되면 퇴근하는 이 쳇바퀴 속과 같은 직장생활이 너무 지겨웠다. 혹시 인생이 무료하다는 게 이런 기분일까? 특별한 것 없이 그저 반복되는 회사 속 일상에 나는 점점 무기력해졌다.


‘왜 내 인생에는 그 어떤 특별함도 없을까?’


‘그저 이 지겹고 지겨운 회사가 내 인생의 전부일까?’


그렇게 무기력 속에 살아가던 어느 주말, 홀로 중고서점을 구경하던 중 책 한 권을 만났다. 작사가로 유명한 김이나 씨의 저서 <보통의 언어들>이었다.



“특별한 하루라는 것은 평범한 하루들 틈에서 반짝 존재할 때 비로소 특별하다.


“매일이 특별할 수는 없다.”



어라? 매일이 특별할 수는 없다고? 특별할 게 없어 직장생활에 괴로워하던 나의 태도를 지적당한 기분이었다. 그러고 보니 특별할 게 없던 매일의 직장생활이 오히려 정상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 직장생활이 특별하다고 느끼는  오히려 비정상일지도?



“거대하게 굴러가는 쳇바퀴 속에 있어야지만, 잠시 그곳을 벗어날 때의 짜릿함도 누릴 수 있다.”



얼마 전 직장선배가 유럽여행을 다녀왔다. 유럽여행 중 프랑스 파리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내게 푸는 선배의 표정은 진짜 짜릿함 그 자체였다. 매일 야근과 육아로 피로에 지쳤던 선배에게 찾아볼 수 없던 짜릿한 표정이었다. 그 선배의 표정이 떠오르니 쳇바퀴에서 벗어날 때의 짜릿함이 무언인지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음... 그렇다면 나는 지금 상황에서 무얼 어떻게 해야 할까? 나도 선배처럼 저 짜릿한 표정을 한번 지어보고 싶다. 그런데 사실 나는 여행에는 관심이 없다. 그리고 저렇게 유럽으로 장기간 어딜 떠날 시간과 금전적인 여유도 내겐 없다. 나는 나의 굴러가는 쳇바퀴 속에서 잠시라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나의 이런 고민을 누가 알아주기라도 한 듯, 나는 인터넷에서 우연히 어느 북튜버(북+유튜버)의 독서모임 공지를 보게 되었다. 나는 직감적으로 이 독서모임이 내게 일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바로 그 짜릿함을 선사해줄 것같았다. 나는 과감히 독서모임 신청 버튼을 눌렀다. 그렇게 시작된 독서모임을 통해 나의 평범한 하루들 틈에서 반짝 존재할 특별한 하루를 만나게 되었다.


평범하고 지루한 회사 일상 속에서 만나는 독서모임과 책읽기는 내게 특별한 짜릿함을 주었다. 책을 읽을 때 잠시라도 회사생각에 벗어나게 해주는 그 일탈의 짜릿함(?)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특별히 기독교인인 내게 있어서 힘들고 지친 직장생활 가운데 만났던 기독교 서적들은 짜릿함을 넘어 마음에 평안까지 안겨주었다. 말 그대로 할렐루야다.



“마치 월요일 없이 기다려지는 금요일이란 있을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직장인인 당신의 금요일이 특별해질 수 있는 이유는 당신에게 월요일이 있어서다. 물론 월요병 증세로 월요일이 무서운 당신에게 나의 이런 말이 위로가 될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나도 당신과 같이 월요병 증세로 고생하는 입장에서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위로가 아닐까 생각한다. 생각해 봐라, 저 망할 월요일 때문에 우리의 금요일이 특별해진 거다. 월요일 덕에 우리의 나날 가운데 불금과 같은 특별한 날이 생겼다는 거다. 특별한 날이 아예 없는 것보단 그래도 하루라도 있는 게 아무래도 낫지 않을까?


그래서 나는 당신이 뭐 인생은 끊임없는 반복이라니,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취한다니 그런 만화 속 대사를 이제 그만 읊고 그냥 잠시 쉬어갔음 좋겠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지쳐도 좋으니까 무리하지 말고 잠시라도 쉬어갈 수 있는 특별한 날이 당신에게 있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당신의 특별한 날에 당신에게 짜릿함을 선사해줄 특별한 책이 함께 하길 바라겠다.


나는 당신의 쳇바퀴 밖에서 만날 당신의 짜릿함을 응원한다! 그럼 렛츠 고 짜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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