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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Jan 04.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33 아프니까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


중요한 것은 시련 자체의 냉혹함이 아니다. 그 시련을 대하는 나의 자세다.


내가 힘들게 받아들이면 힘든 것이고, 내가 의연하게 받아들이면 별것 아닌 것이다.


그대는 지금 그대의 시련에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김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



“선배님은 안 힘드세요? 저는 본사에서 일하는 거 너무 힘들어요.”


“세평 씨, 그냥 의연하게 받아들여요. 시간이 해결해 줄 거예요.”


나와 선배는 2년 정도 함께 일하다 똑같이 본사에 있는 같은 부서로 발령받았다. 본사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던 나는 그저 내가 존경하는 선배와 본사에서도 같이 일할 수 있어 좋아했다. 그런데 선배의 표정은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본사에서 일 해본 경험이 있던 선배는 그저 내게 마음 단단히 먹으라는 말뿐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선배와의 본사에서 직장생활. 본사로 발령받은 지 며칠도 지나지 않아 나는 왜 선배가 마음 단단히 먹으라고 했는지 이해했다. 본사에서 맡은 업무의 난이도는 내가 기존에 해왔던 업무하고는 차원이 달랐다. 나는 매일 야근에 시달렸고, 심지어 주말에도 회사에 나와 일을 했다. 물론 선배도 마찬가지였다. 나와 선배는 발령 첫 달에만 야근을 100시간 넘게 했다.


어느덧 본사에서 일한지 3개월이 지났다. 3개월이 지나도 회사일 나아지기는커녕 더 많아졌다. 사무실 시계는 밤 10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여전히 밤 10시가 되어도 퇴근도 못하다... 여기까지가 나의 한계임을 느꼈. 그렇게 나는 사직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침 퇴근하려던 선배가 내가 사직서를 쓰고 있는 걸 보고는 내 어깨 위에 손을 올리며 조용히 한마디 했다.


“세평 씨, 조금만 더 의연하게... 아직 사직서는 아니에요.”


“하... 선배님, 전 지금 한계에요. 그런데 대체 무얼 의연하게 받아들이라는 건지...”


“세평 씨, 본사는 우리 회사 사람들이라면 모두 최소 한 번은 거쳐 가는 곳이에요. 그러니 언젠가 거쳐 가야할 곳을 지금 먼저 거쳐 간다고 생각해요. 그저 모두가 겪는 일이라 생각하고 의연하게 받아들이세요.”


“네? 모든 직원이 겪는 일이라고요?”


선배 말로는 본사에서 겪는 어려움은 나만 겪는 게 아니라 모든 직원이 겪는 일이라고 했다. 음... 사실 이 어려움이 나만 겪는 일이라 생각했을 때는 무언가 억울하면서 괴로웠다. 그런데 이 어려움이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겪는 일이라 생각하니 뭔가 숙연해졌다. 그래, 나는 선배의 조언을 듣고 조금만 더 힘을 내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작성하던 사직서를 휴지통에 버렸다.


그렇게 1년이란 시간이 지났다. 와우! 1년 전과는 다르게 나는 내가 언제 야근에 시달렸냐는 듯 저녁 6시만 되면 곧장 퇴근할 준비를 했다. 이제는 본사에서 하는 일에 능숙해져서 그런지 일이 야근할 정도로 어렵진 않았다. 그렇게 허겁지겁 퇴근 준비하는 나를 누가 뒤에서 부른다. 바로 선배였다.


“세평 씨, 퇴근해요? 오늘도 고생했어요.”


언젠가 서점에서 이것저것 여러 책들을 구경하다 김난도 저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읽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데 신기하게도 선배생각이 많이 났다. 선배가 내게 해주던 말들이 이 책에도 비슷하게 담겨있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시련 자체의 냉혹함이 아니다. 그 시련을 대하는 나의 자세다.”


“내가 힘들게 받아들이면 힘든 것이고, 내가 의연하게 받아들이면 별것 아닌 것이다.”



선배는 내게 본사에서 만난 시련을 의연하게 받아들이라 했다. 나는 선배의 그 말에 처음에는 반발했다. 내가 이렇게 힘든 시련을 겪고 있는데 그저 의연하게 받아들이라니? 그런데 그러고 보니 나의 시련을 선배도 함께 겪고 있었다.


나처럼 선배도 회사에서 만난 시련으로 힘들어했다. 그러나 선배는 그 시련을 의연하게 받아들였다. 선배의 시련을 대하는 자세를 보며 나는 같은 시련 앞에서도 누구는 다른 자세로 임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대는 지금 그대의 시련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가?”



그렇게 몇 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직장에서 어떤 시련을 만나도 나는 '이 시련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겪는 시련'이라고 먼저 생각하고 대처한다. 나는 이번 시련도 그저 모두가 겪는 시련이고, 뭐 특별한 것도 아니니 그냥 의연하게 받아들이자고 스스로를 설득한다. 그러면 마주한 시련 앞에서 나는 자연스레 의연한 자세를 취한다.


나는 회사에서 겪은 나의 부족한 경험담이 당신에게 정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저 내 글을 읽고 “뭐야? 이 사람도 나랑 똑같은 일을 겪었네?”하며 당신이 겪고있는 지금 시련에 대해 조금 덜 억울해 했으면 좋겠, 그저 의연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


나는 어떤 시련이 와흔들리지 않고 그저 의연하게 대할 당신의 멋진 모습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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