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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Jan 05.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35 시기적절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김창옥 <나를 살게 하는 것들>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1, 2년이 그리 긴 시간이 아닌데도 재수를 하거나 삼수를 하면 남들보다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결혼할 나이, 취직할 나이, 집 장만할 나이. 마치 정답 같은 시기가 있는 것처럼 다그치고, 그 시기를 놓치면 뒤처지는 것처럼 말합니다.


자기만의 속도가 있고, 자기만의 타이밍이 있고, 자기만의 적기가 있습니다.


결혼, 돈, 대학, 취업, 승진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김창옥 <나를 살게 하는 것들>



음... 뭐지? 나는 그간 느껴보지 못한 몸의 이상 징조를 느꼈다. 나는 병원을 찾았고, 의사 선생님은 내게 지금은 휴식이 필요한 상황이니 회사를 쉴 수 있으면 쉬라고 하셨다. 네에? 회사를 쉴 수 있으면 쉬라고요? 정말 예상 못한 선생님의 소견이었다. 그렇게 나는 고민 끝에 의사 선생님의 소견에 따라 회사를 쉬기로 결정했다.


“세평 씨, 아파서 휴직하겠다는 거니 말리진 못하겠는데, 이번 휴직으로 나중에 세평 씨 승진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어요. 이미 세평 씨는 승진에 뒤처진 건 알고 계시죠?”


그런데 내가 회사를 쉬려고하니 인사담당 직원은 내게 조언 아닌 조언을 줬다. 승진 경쟁자들은 다 일하고 있는데 여기서 내가 쉬어가면 이미 뒤처진 승진이 더 뒤처진다는 거다.


음... 물론 그 직원은 나쁜 의도로 내게 승진 이야기를 꺼낸 건 아닐 거다. 분명 회사에 휴직서를 내려는 직원에게 인사담당 직원으로서 충분히 줄 수 있는 조언이다. 그런데 지금 나는 몸이 아프다. 그리고 승진은 나중 일이다. 과연 지금일보다 나중일이 더 중요할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철이 없어서 그런가? 갑자 짜증이 밀려온다. 아니, 왜 이렇게 다들 오지랖이 넓지? 지들이 뭔데 내 승진에 뭐 그리 관심을 보이며 걱정하는 걸까?


하... 그러고 보니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다. 몇 년 전 당시 승진이 유력했던 자리에서 나는 버티지 못하고 다른 자리로 자청해서 이동했다. 그때 나의 인사요청 건으로 당시 팀장님과 면담을 했었다. 그때 팀장님도 지금 인사담당 직원과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아니, 오히려 더 심하게 이야기했다.


“야 김세평, 너 여기서 못 버티고 도망가면 승진은 그냥 물 건너가는 거야! 너 그러다 회사에서 낙오자소리 듣는다?”


오랜만에 생각났던 팀장님의 따뜻한 조언(?)이었다. 에휴, 도대제 지들이 뭔데 내게 자꾸 이래라저래라 하는지 모르겠다. 응? 내가 좀 버릇 없어 졌나? 아무튼 그렇게 나는 입사 6년차에 처음으로 회사를 쉬게 되었다.


회사를 쉬던 어느 날, 나는 김창옥 강사 저 <나를 살게 하는 것들>을 읽게 되었고, 모처럼 이 책을 통해 나는 재밌는 문구들을 많이 만났다.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1, 2년이 그리 긴 시간이 아닌데도 재수를 하거나 삼수를 하면 남들보다 늦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치 정답 같은 시기가 있는 것처럼 다그치고, 그 시기를 놓치면 뒤처지는 것처럼 말합니다.”



사람마다 외모, 성격, 나이, 자라온 환경 등등 모든 게 다 다르다. 사람마다 제각각 인생을 살아간다. 사람은 다 같을 수 없다. 사람은 다 다른 게 정상이다. 그런데 이상한 몇몇 사람들이 마치 어떤 정답을 정해놓고선, 사람들이 그 정답에 맞추고 순응하도록 막 다그치며 괴롭힌다.


심지어 그들은 누가 자신들이 정한 정답에 빗겨나가기라도 하면 마치 그 사람의 인생이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막 겁을 주며 몰아세운다. 아주 대단한 인간들이다. 아니, 각자의 인생이 다 다른 게 정상인데, 쟤네들은 도대체 무슨 기준으로 정답과 기준을 정해놓고 이렇게 남들을 잡아먹지 못해서 안달일까?



“자기만의 속도가 있고, 자기만의 타이밍이 있고, 자기만의 적기가 있습니다.”


“취업, 승진 모두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 자신입니다.”



회사에서 승진하는 거 물론 중요하다. 그런데 사람마다 회사에서 승진하는 속도가 다 다른 걸 어쩌겠나? 나 같은 경우 동기들에 비해 승진이 뒤쳐졌다. 후배들에게도 역전당할 판이다. 그러나 승진이 뒤쳐졌단 이유로 나는 왜 낙오자소리까지 들어야 할까?


나는 내 스스로를 지극히 정상이라 생각한다. 나는 회사에서 주어진 일에 늘 최선을 다해왔다. 나는 내 회사에 늘 감사하다. 늘 감사한 마음에 회사에 보답하고 싶다. 왜냐면 지금 회사는 내가 오랜 취업준비생 끝에 만난 회사였고, 그리고 이 회사에서 사랑하는 아내도 만났다. 그래서 나는 회사에 늘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일했다. 그런 내가 승진이 정체되었단 이유로 그저 누구에게는 비정상으로 보이나보다. 아이고, 정말 그들에게 고마워 죽겠다.


나는 이 글을 읽는 직장인 여러분이 꼭 알아줬으면 한다. 누구에게나 자기만의 속도가 있고, 자기만의 타이밍이 있는 거다. 그리고 당신의 그 속도와 타이밍이 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하다. 그러니 어느 정신 나간 사람이 당신의 속도와 적기를 보고 훈장질을 해도 절대 신경 쓰지 않았으면 한다. 그런 훈장질은 그저 한 귀로 흘리면 된다.


그리고 남들이 정해놓은 그 쓸데없는 타이밍에 굳이 당신의 소중한 타이밍을 억지로 맞추려고 하지 마라. 당신만의 타이밍은 그 누구의 타이밍보다 소중하다. 멋지고 멋진 미래의 당신 자서전에 들어갈 흥미진진한 그 타이밍을 왜 굳이 볼품없고 재미없는 남의 이야기에 끼어 맞추려하는가? 이제 그런 일은 그만뒀으면 좋겠다.


말이 길었다. 결론은 이거다. 당신의 속도, 타이밍, 그리고 적기는 너무 멋있다는 거!


나는 오늘도 당신만의 속도, 타이밍에 따라 직장에서 하고 있는 멋진 당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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