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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Jan 09.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38 자립하는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미움받을 용기2>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나’의 가치를 내가 결정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자립’이다.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지 말고, 자신의 의사로 스스로를 인정해야 한다.


자네의 가치를 정하는 것은 다른 누군가가 아니다.


칭찬받는 것을 통해서만 행복을 실감하는 사람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더 칭찬받기’를 바라네. 이러면 영원히 충족되지 않는 삶을 살게 되겠지.


평범해질 용기가 부족해서다.


특별한 존재가 아니어도 괜찮아.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미움받을 용기2>



시계를 보니 아직도 오후 세시. 하... 아직 퇴근까지 세 시간이나 남았다니! 오늘따라 회사 시계가 유독 느린 거 같다. 나는 잠깐 책도 읽으며 쉴 겸 회사 옥상으로 올라갔다. 응? 옥상 벤치에 앉아있는 저분 뭔가 낯이 익는데... 어라? 우리 팀 직원인 영희 씨잖아?


김세평: 어라? 영희 씨!


이영희: 어? 세평씨?


김세평: 여기서 혼자 뭐하세요?


이영희: 네? 뭐 그냥... 흑흑...


김세평: 어라? 영희 씨 울어요? 무슨 일 있었어요?


이영희: 아, 아니에요. 그냥 좀 일이 있어서...


김세평: 에? 도대체 무슨 일인데요?


이영희: 흑흑, 사실... 저 이번 직원평가에서 점수가 완전 엉망으로 나왔어요. 그것도 동기들 중 제 점수가 제일 낮아요. 그래서 저 승진순위도 뒤로 엄청 밀렸어요.


김세평: 헉! 영희 씨가 낮은 점수를 받으셨다고요? 아니, 우리 팀에서 누구보다 고생한 게 영희 씨인데... 부장님이 점수를 엉망으로 주셨군요!


이영희: 흑흑... 맞아요. 평소 부장님이 저를 맘에 들지 아니하시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지만 단순히 그런 이유만으로 이렇게 낮은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하니 너무 억울해요!


김세평: 에고, 영희 씨에게 어떤 위로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네요. 음... 저 괜찮으시다면 이 책이라도 받아주시겠어요? 마침 옥상에서 읽으려고 가지고 올라온 건데 영희 씨에게 드릴게요.


이영희: 네? 갑자기 무슨 책을...


김세평: 왜 지난번에 제가 <미용받을 용기>라는 책 한번 읽어보시라고 드렸었잖아요?


이영희: 아, 그때 카페에서 주셨던 책이요?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28 미움받을 직장인 참조


김세평: 넵! 지금 드리려는 책이 바로 그 책의 후속 작이에요! 바로 <미움받을 용기2>!


이영희: 오... 진짜요? 이번에도 이렇게 책을 받아도 될까요?


김세평: 그럼요. 전 이미 다 읽은 책이에요. 아, 영희 씨!마침 책에 나오는 문구 하나가 영희 씨에게 도움이 될 것 같은데 제가 한번 읽어드릴게요.


“‘나’의 가치를 내가 결정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자립’”이다.


음... 저는 이번 을 통해 영희 씨가 회사로부터 자립하는 계기가 되었음 좋겠어요!


이영희: 네? 회사로부터 자립이요?


김세평: 넵. 사실 회사라는 곳에서 월급도 받고, 평가도 받고 하다 보니 우리는 어쩔 수 없이 회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우리의 생각까지 회사에 종속될 필요는 없어요. 특별히 우리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기준만큼은 회사로부터 자립해야해요.


이영희: 제가 가치있다고 생각하는 기준이요? 갑자기 무슨 말씀을...


김세평: 음... 제가 다시 설명드릴게요. 자, 회사에서는 우리가 부장님으로부터 어떤 평가도 받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부장님의 평가와는 별개로 우리의 가치 만큼은 우리 스스로가 정해야 해요. <미움받을 용기2> 작가도 책을 통해 이런 이야기를 하죠. "타인으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하지 말고, 자신의 의사로 스스로를 인정해야 한다"고.


이영희: 자신의 의사로 스스로를 인정해야 한다... 그렇군요. 세평 씨가 제게 무슨 말씀하시려는지 알겠어요. 에휴... 그래도 부장님의 잘못된 평가로 저의 고생이 한순간에 물거품이 된 거 같아 너무 억울해요.


김세평: 맞아요, 영희 씨. 정말 억울하실 거예요. 그러나 앞서 말씀드렸지만 영희 씨의 고생이 그저 물거품이 된 거는 아니에요. 지난 고생을 통해 배움과 성장이 있었다면 영희 씨는 그 배움과 성장이 충분히 가치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하시면 돼요.


이영희: 그렇지만 제가 그 가치를 인정한다고 해서 회사에서 승진이 빨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전 이미 부장님으로부터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 승진이 어려워진 상황이란 말이에요...


김세평: 음... 영희 씨, 왜 그렇게 승진순위에 민감해 하시는 거예요?


이영희: 네? 당연히 회사에서 누구보다 빨리 승진을 해야 좋은 거 아닌가요?


김세평: 그렇지만 영희 씨도 이번 기회에 확실히 아셨잖아요? 우리 회사에서 빨리 승진하려면 결국 부서장으로부터 좋은 평가와 칭찬을 받아야 하는 거요.


이영희: 그... 그렇죠, 이번에 확실히 알았죠...


김세평: 그러니 그냥 회사가 정해놓은 승진과 같은 가치따위에 의존하지 않고, 그저 내 스스로 가치를 정하고 자립하여 회사를 다닐 수도 있잖아요?


이영희: 내 스스로 가치를 정하며 회사를 다닐 수 있다고요?


김세평: <미움받을 용기2>에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칭찬받는 것을 통해서만 행복을 실감하는 사람은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더 칭찬받기’를 바라네. 이러면 영원히 충족되지 않는 삶을 살게 되겠지.”


영희 씨, 한번 생각해보세요. 승진에 목마른 직원은 누구보다 부서장의 칭찬에 목마르겠죠. 그래서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정하지 못하고 그저 부장님의 칭찬에 100% 의존하며 회사생활을 합니다. 부장님의 칭찬 한 마디 더 들으려고 회사생활 하는 거죠.


그런데 회사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한 이들에게는 굳이 승진에 목마를 필요가 없습니다. 부장님의 칭찬을 구할 필요도 없습니다. 회사생활에서의 가치는 오로지 스스로가 정하거든요.


이영희: 회사생활의 가치를 스스로 정한다고요? 어휴, 제게는 쉽진 않을 거 같아요. 제게 그용기가 없거든요.


김세평: 영희 씨, 그건 직장에서 평범해질 용기가 없으셔서 그런 거에요.


이영희: 네? 직장에서 평범해질 용기요?


김세평: 생각해 보세요. 굳이 직장에서 특별한 존재가 아니어도 괜찮아요. 특별히 뛰어나지 않아도 좋아요. 그저 평범하게 직장생활하는 것도 좋은 가치입니다. 평범한 직장생활은 나쁜 게 아니에요!


이영희: 평범하게 직장생활...


김세평: 저는 그래요. 특별하게 부장님 라인 타지 않아도 좋습니다. 부장님의 칭찬 따윈 없어도 좋아요. 저는 그저 일하다가 지겨우면 몰래 이렇게 옥상을 왔다갔다 하는 옥상 라인타는 것이 제가 생각하는 직장생활 중 최고의 가치입니다!


이영희: 엥? 상 라인이요? 에이, 옥상 라인 그런 게 세상에 어딨어요~!


김세평: 왜요? 일하다 옥상에서 잠시 쉬며 책 읽는 게 얼마나 좋은데요! 제 최고의 가치는 바로 회사 옥상입니다! 전 앞으로도 쭈욱 이렇게 옥상 라인만 탈 건데요? 하하하, 이참에 영희 씨도 저랑 같이 옥상 라인 타시?


이영희: ? 세평 씨, 저희 대화 내용이 뭔가 웃긴 거 아시죠? 큭큭... 좋아요! 그럼 저도 이참에 옥상 라인 한번 타볼게요!


김세평: 와우, 영희 씨 환영합니다! 자, 그럼 영희 씨가 저와 같은 옥상 라인 타신 기념으로 제가 밥 한 끼 쏠까하는데 혹시 오늘 저녁에 시간 어떠세요?


이영희: 오늘 저녁이요? 네, 좋아요!


그렇게 나와 영희 씨는 그날 저녁 우리의 옥상 라인을 기념(?)하며 회사 앞 돈까스집에서 맛있는 돈까스를 썰었다.


그리고 1년 후




김세평: 여보.


이영희: 응?


김세평: 나는 남편으로서 몇 점이지?


이영희: 엥? 갑자기 그건 왜 물어봐?


김세평: 응. 그냥 물어봤어.


이영희: 오... 글쎄, 0.5점?


김세평: 뭐? 0.5점? 1점도 아니고?


이영희: 아니, 점수에 왜 이리 민감하세요? 맨날 자립하라고 하는 게 누군데?


김세평: 뭐? 자립! 부부사이에 자립이라니! 이거 안되겠네! 여보! 옥상으로 따라와!

 



혹시 당신은 지금 직장에서 당신만의 가치를 지키고 자립하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가? 만약 아직도 회사로부터 당신만의 가치를 자립하는 게 쉽지 않다고 느낀다면 나는 당신이 조금은 평범해질 용기를 가져보길 권한다.


혹시 모르나, 당신의 직장생활 중 그 평범하고 사소한 용기에서 진정한 행복을 실감할지.


나는 직장생활 중 당신의 자립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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