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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Jan 06.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37 퇴사는꿈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더 나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 목표를 세우는 일은 잊어라. 대신 시스템에 집중하라.


우리는 결과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라 결과를 유발하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시스템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입력 값을 고쳐야 결과 값이 바뀐다.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면 어느 때건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임스 클리어 <아주 작은 습관의 힘>




“그러니까 와서 조치를 취해달라니까요!”


“왜 그게 지원이 안 되는데요! 정확한 근거가 뭐냐고요!”


오늘도 클라이언트들이 나를 둘러싸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한다. 나는 가지고 있던 회사 매뉴얼을 읽어가며 클라이언트들을 진정시키고 설득한다. 그러나 이제 이곳으로 발령받은 지 2주밖에 되지 않았다. 나는 아직 성난 클라이언트들을 달래고 안내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여기 책임자가 누구야! 책임자 나와!"


네? 책임자요? 나는 뒤를 돌아봤다. 분명 방금까지 계셨던 팀장님은 자리에 없으셨다. 부장님은 뭐 말할 것도 없다. 하... 부하직원이 이렇게 위기에 처해있는데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저 자리피하기에 급급하다니!


내겐 그간 퇴사는 그저 직장동료들과의 농담거리였다. 솔직히 나는 퇴사에 대해 그리 진지하게 고민하진 않았다. 그러나 입사 3년차, 나는 진지하게 퇴사를 고민했다.


그러나 문제는 당장 내가 회사에 사표를 내도 마땅히 이직할 곳이 없었다. 그저 나는 이름 없는 대학에 자격증 몇 개 없는 변변찮은 스펙소유자였다. 음... 솔직히 내가 지금 회사에 입사한 것도 사실 기적이었다. 지금 회사가 내겐 과분한 회사가 맞다. 인정한다. 그래서 이 회사보다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할 자신이 없었다.


모아놓은 돈이라도 있으면 그래도 과감히 시도해볼 건데 딱히 모아놓은 돈도 없었다. 그리고 회사를 그만두기라도 하면 당장 부모님께 어떻게 설명 드려야 할지도 모르겠다. 괜히 불효자가 된 기분이다. 아놔, 뭐가 이리 복잡하지? 난 그저 회사에서 괴로우니 퇴사하고 싶을 뿐인데...


그렇게 출퇴근과 퇴사고민이 주를 이루며 우울한 나날들을 보내던 어느 날, 우연히 제임스 클리어 저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을 읽게 되었다.



“더 나은 결과를 내고 싶다면 목표를 세우는 일은 잊어라. 대신 시스템에 집중하라.”



엥? 목표를 세우는 일을 잊으라고? 이런 이야기는 난생 처음 들어봤다. 다들 꿈과 비전이니 뭐 목표세우는 게 그렇게 중요하다는데 아니, 목표를 잊으라니? 그리고 뭐? 목표 말고 시스템에 집중하라고? 음... 나는 저자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좀 더 읽어보기로 했다.



“우리는 결과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게 아니라 결과를 유발하는 시스템을 바꾸는 것이다.”


“시스템 단계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어라? 나는 결과를 유발하는 시스템을 바꾸라는 저자의 말에 내 머릿속 무언가 번뜩이는 느낌을 받았다. 바로 목표를 중시하던 나의 선입견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그래, 목표를 향해 가는 사람은 말 그대로 결과에만 집착하게 된다. 그런데 사실 결과보다 과정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정작 과정과 시스템을 갖추는 것에 소홀하면서 목표만 떠들고 있다면 그거야말로 이상주의에 쪄든 몽상가나 다를 게 없지 않은가?


사실 나도 그랬다. 그저 퇴사라는 목표만 있을 뿐이었지, 내 스펙이 어떻고, 상황이 어떻고 온갖 핑계를 대가며 정작 퇴사와는 먼 행동과 시스템을 취했다. 진정 퇴사가 하고 싶었으면 그에 맞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설계했어야 했다.



“입력 값을 고쳐야 결과 값이 바뀐다.”



그렇게 나는 입력 값을 고치기로 했다. 음... 보아하니 독서를 많이 하면 자신의 역량을 성장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거 같은데..! 그래! 당장 어느 회사로 이직할지 정한 것은 아니니 일단 어디로든 이직할 수 있을 정도로 독서를 시작으로 내 자신의 역량을 성장시키고 발전시켜보기로 했다. 그렇게 나는 당장 퇴사라는 목표를 내려놓고 내 삶에 독서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집중했다.


그러던 어느 날, 중국 우한시에서 발발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점령했다. 코로나19 전염이 신경 쓰였던지, 그렇게 매일 나를 괴롭히던 클라이언트들이 이제 나를 찾아오지 않게 되었고, 그뜬금없이 내게 업무적으로 숨 쉴 틈이 조금 생겨났다.


그때 나는 지금이말로 내 직장생활에 독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직장생활에 나만의 독서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세월이 흘러 어느덧 3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나는 매년 100권의 책을 읽어 총 300권의 서적을 읽었다.



“시스템이 작동하고 있다면 어느 때건 만족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헛... 그러고 보니 아직도 난 퇴사하지 못했다. 물론 지금도 나는 퇴사하고 싶다. 당장이라도 지금 회사를 때려 치고 싶다! 그러나 내가 지금 당장 퇴사를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자신은 없다.


그러나 나는 분명 내가 퇴사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왜냐면 퇴사를 위한 나의 독서 시스템이 지금도 잘 작동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퇴사까지 부족한 독서 수준이지만 그래도 나는 내 시스템을 믿고 나아가기에 걱정은 없다.


혹시 당신도 나처럼 지금 당장 당신의 직장을 때려 치고 싶은가? 그렇다면 일단 퇴사라는 목표는 잊어라. 대신 당신에게 멋진 퇴사를 선사할 시스템 구축에 집중하라. 그러면 그 시스템이 언젠가 당신이 원하던 바로 그 완벽한 퇴사를 당신 품에 안겨주지 않을까?


나는 오늘도 당신의 멋진 시스템과 함께 퇴사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길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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