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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Jan 29.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49 희망그릿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그릿(Grit)> 안젤라 더크워스


희망이란 무엇인가?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인가?


그릿을 좌우하는 희망은 이와 다른 종류다. 이 희망은 우리의 노력이 미래를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바탕으로 한다.


내일은 나아질 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나은 내일을 만들겠다는 ‘결심’이다.


희망은 행운과는 전혀 상관이 없으며 다시 일어서려는 자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안젤라 더크워스 <그릿>



“세평님, 오늘 퇴원하시는 날이죠?”


“네, 선생님. 지난 2주 동안 감사했습니다.”


스트레스성 급성 간염으로 병원에 입원한지 어느덧 2주가 지났다. 간수치가 다행히 정상수준으로 회복되었고, 그렇게 나는 퇴원 절차를 밞으며 다시 회사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내가 다시 회사에 돌아가서 직장생활을 잘 해낼 수 있을까?’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 내가 간이 나빠질 정도로 회사에서 겪는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했다. 특히 부장님의 괴롭힘이 너무 심했다. 그리고 2주간 자리를 비웠으니 아마 그간 처리되지 않은 서류들이 내 책상 위에 쌓여있을 거다.


그런 부장님과 서류들이 기다리고 있는 회사로 돌아갈 생각을 하니 정말 한숨만 나왔다. 이제 나는 내 직장생활에 어떤 희망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과연 내가 다시 직장생활을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그냥 이대로 회사에 사표를 내고 직장생활을 끝내야만 하는 게 아닐까?


그렇게 스스로에 대한 회의감에 빠져있던 중, 내가 입원하기 전에 읽었던 책들 중 하나였던 책 <그릿(Grit)>이 문득 생각났다.



“희망이란 무엇인가?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는 기대인가?”


“그릿을 좌우하는 희망은 이와 다른 종류다.”


“이 희망은 우리의 노력이 미래를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바탕으로 한다.”



‘그릿(Grit)’이란 말은 무언가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어떠한 힘을 이야기한다. 그런 ‘그릿’이 이야기하는 희망은, 단순히 무언가 막연히 잘 될 거라는 기대에서 오는 희망이 아닌, 자신의 노력과 미래를 개선할 수 있다는 기대가 전제되어 있다.


그래, 이대로 사표를 내고 지금의 직장생활을 그냥 포기하기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포기하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막연히 부장님과 서류들이 그저 사라질 거라는 기대보다 나는 그릿이 깃든 희망을 가져보기로 했다


나는 고민했다. 어떤 노력을 통해 지금 나의 상황을 개선시키고 발전할 수 있을까? 나를 기다리고 있는 부장님과 책상에 쌓인 서류들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는 방법은 정말 없을까?



“내일은 나아질 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나은 내일을 만들겠다는 ‘결심’이다.”



고민 끝에 내가 내린 답은 한번 부서를 옮겨보기로 했다. 부서만 옮기게 된다면 나는 지금의 부장님과 서류들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물론 쉽지는 않을 거다. 나는 회사에 그 어떤 라인도, 빽도 없다. 아무런 힘이 없는 내가 부서를 옮긴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했다. 그러나 정말 이 방법밖에 없었다.


회사에 돌아가자마자 나는 인사담당 부서를 찾아갔다. 나는 우리 회사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직원에게 제발 나를 다른 곳으로 발령내줄 것을 요청했다. 당연히 인사담당 직원은 내 요청을 거부했다. 역시나 그를 설득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다음 날도, 그 다음 날도 나는 그 직원을 찾아갔다. 나는 포기하지 않았다. 음... 사실 이렇게 일개 직원이 인사부서를 계속 드나들면, 그 직원은 회사에 소문이 좋지 않게 난다. 그저 문제있는 직원으로 낙인 찍힌다.


게다가 내가 부서를 옮기려 하는 걸 지금 부장님 귀에 들어가기라도 한다면 분명 부장님은 나를 배신자 취급하며 지금보다 더 괴롭힐 거다. 그러나 나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부서를 옮기는 것만이 내 직장생활을 지켜줄 마지막 희망이라 생각했다.



“희망은 행운과는 전혀 상관이 없으며 다시 일어서려는 자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렇게 며칠을 드나들었을까? 마침내 나는 인사담당직원을 설득했다. 내가 지금 부서에서 일하며 받았던 스트레스로 인해 급성간염까지 걸려 병원에 입원까지 했던 나의 고충을 결국 고려해준 거다. 그렇게 나는 부서를 이동할 수 있게 되었고, 나를 괴롭히던 부장님과 서류들과는 아주 잘 헤어지게 되었다.


지난 월드컵 이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말이 유행처럼 번졌다. 이 말이 누군가에겐 단순한 유행어로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내게 있어 그 말은 마치 지난 날 나의 부서를 옮기기 위해 끝까지 놓지 않았던 나만의 그릿이 깃든 그 희망을 다시 한번 더 느끼게 해주었다.


혹시 당신은 지금 당신의 직장생활 가운데 그 어떤 희망 하나도 찾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상황인가? 그렇다면 지금이 바로 당신이 그릿이 깃든 희망을 품을 때다. 나는 당신이 포기하지 않고 일어서 그 희망을 붙들기 바란다.


나는 당신이 그저 희망고문에 자신을 맡기는 거 아닌, 희망그릿에 당신을 맡기길 바란다!


나는 당신의 직장생활 가운데 그 어떤 희망도 꺾이지 않는 당신의 노력과 결심이 깃든 희망그릿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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