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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장인 김세평 Feb 06. 2023

책으로 버티는 직장생활, 책장인 #57 내면소리 직장인

[직장인 책추천]  이연 <매일을 헤엄치는 법>


쏟아지는 세상의 요구만큼 그에 흔들리면 내면의 소리도 점점 커졌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미안. 앞으로는 자신의 말을 더 많이 듣고, 존중하고, 사랑해줄게.


그 이후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진심을 다해 물었다. 그리고 그에 대답하듯 행동했다.


그러니 내가 하는 일과 만나는 사람, 먹는 음식과 습관이 바뀌었다.


슬픔이 점점 옅어지고 생기있는 미소가 돌며, 나는 나다워졌다.


이연 <매일을 헤엄치는 법>



“세평 씨, 오랜만이에요! 잘 지내셨죠?”


“와우, 진짜 오랜만이네요? 거의 3년 만인가요?”


“그렇죠? 다름 아니고, 제가 다음 달에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네?”


어느 날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전화를 받아보니 예전에 직장에서 같이 일했던 직장동료였다. 음, 뭐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직원은 아니어서 번호도 없었나보다. 물론 예전에 같이 일할 때도 개인적으로 그 직원하고는 따로 만나거나 가깝게 지내지도 않았다. 그런 그에게 거의 3년 만에 연락이 왔고, 대뜸 자신의 결혼소식을 알려주었다.


평소 친분이 있고, 가까운 직장동료면 이해를 하겠는데, 3년 만에 연락을 주면서 결혼식 참석과 축의금을 요구하는 이건 무슨 심보인가? 심지어 그는 내 결혼식에 초대도 되지 않은 사람이었다. 아무튼 그와 통화 후 나는 그의 결혼식 참석과 축의금 내는 것에 갈등했다.


그런데 마침 나는 이연 작가 저 <매일을 헤엄치는 법>을 읽고 있던 중이었다. 그러고 보니 책에서는 이런 얘기가 있었는데…….



“쏟아지는 세상의 요구만큼 그에 흔들리면 내면의 소리도 점점 커졌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걸까?”



그래, 이런 결혼식 축의금 문화는 말 그대로 세상의 요구였다. 솔직히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이런 일은 비일비재하다. 나는 심지어 예전에는 일면식도 없고 그저 업무적으로 통화만 하던 직원한테도 모바일청첩장을 받아 축의금을 보낸 적이 있었다. 이렇게 우리나라에서 아무한테나 축의금을 뿌리는 건(?) 당연한 문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무언가 마음이 불편했다. 심지어 화도 났다. 어라? 내가 왜 이러지? 그냥 축의금 줘버리고 끝내면 될 텐데? 무언가 내 안에서 분노하는 소리(?)가 들리는 기분이었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축하해주고 싶지 않은 결혼식에 참석하고 축의금을 내는 게 정말 맞는 걸까?’


그러고 보니 방금 읽던 <매일을 헤엄치는 법>에서 이연 작가는 극심한 우울증을 겪고 있던 자신에게 이런 말을 해주었다고 한다.



“미안. 앞으로는 자신의 말을 더 많이 듣고, 존중하고, 사랑해줄게.”


“그 이후로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미안함과, 앞으로 자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겠다는 이연 작가의 다짐이 내 마음의 귀를 톡 하고 건드렸다. 그래, 나도 나의 내면의 소리를 좀 들어보자. 음…, 뭐라고? 3년 만에 대뜸 안부 묻고 결혼식 축의금내라는 그 직원이 괘씸하다고? 너도 그러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내가 정말로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진심을 다해 물었다. 그리고 그에 대답하듯 행동했다.”



나는 결심했다. 이번에는 내 내면의 소리를 믿고 따르기로 말이다. 나는 등록도 안 되어있던 그의 번호를 차단했다. 보내주었던 모바일청첩장도 지워버렸다. 물론 세상이 요구하는 그 사회생활 잘하려면 내가 그의 결혼식을 가는 게 맞겠지만, 이번만큼은 사회생활 말고 개인생활을 좀 잘해보려(?)한다.



“그러니 내가 하는 일과 만나는 사람, 먹는 음식과 습관이 바뀌었다. 슬픔이 점점 옅어지고 생기 있는 미소가 돌며, 나는 나다워졌다.”



그렇게 읽고 있던 책을 마저 읽는데 내 입가에 미소가 돌며 묘한 짜릿함이 느껴졌다. 와우, 사회생활 말고 개인생활을 하면 요런 짜릿함을 느낄 수 있구나? 자신은 없지만 앞으로도 나다운 행동을 해보기로 기약해본다.


지난날 내 결혼식이 문득 생각났다. 결혼식을 준비하던 나와 아내는 그냥 소소하게 카페 하나를 빌려, 정말 친한 지인들만 초대하는 그런 스몰 웨딩을 계획했다. 그런데 주위 어른들은 우리가 스몰 웨딩으로 한다고 하니 누가 결혼식을 그렇게 성의 없이 하냐며, 세상의 방식과는 다르다고 반대하였다.


그러나 주위 어른들이 뭐라고 하던 우리는 끝까지 우리 방식을 고수했고, 다행히 우리가 계획했던 스몰웨딩 결혼식은 행복하게 잘 마무리됐다. 그래, 나는 내 결혼식도 나답게 진행했던 사람이었다. 그간 사회생활에 쪄들어 나도 모르게 나다움을 잊고 지냈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당시 다시 나다움을 찾고 나답게 행동하기로 다짐했다.


혹시 당신도 지금 직장생활 중 쏟아지는 세상 요구에 나다움을 잃고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한번은 자신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봤음 좋겠다. 물론 쉽진 않겠지만 그래도 그간 잊고 지내던 당신다움을 다시 찾아보길 바란다. 왜냐면 당신은 그 누구보다 소중한 자신이니까!


나는 당신이 직장생활 가운데 당신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일줄 아는 그런 직장인이 되길 진심으로 응원하겠다! 내면소리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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